생리불순, 여성 건강 적색 신호등

동의보감에는 “통(通)하면 불통(不痛)하고 불통(不通)하면 통(痛)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기혈의 순환이 잘 이루어져야만 병이 없다는 말이다.

최근 하복부를 압박하는 스키니 팬츠나 몸에 딱 붙는 미니스커트 등의 옷이 유행하면서 몸의 순환을 방해해 생리 불순이나 생리통 등을 호소하는 여성 환자가 늘고 있다.

생리불순은 생리주기가 지나치게 짧은 빈발월경이나 지나치게 긴 희발월경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자궁의 건강과 직결돼 있는 질환이다. 특히 앉아서 일하는 현대인의 경우 상하부 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생리불순을 겪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생리불순은 큰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적을 뿐 더러 산부인과 질환으로 분류돼 증상을 앓고 있어도 병원을 찾지 않는 여성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현대 여성의 약 절반 정도가 생리불순을 경험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치료를 받는 경우는 적다.

하지만 생리불순은 자궁 건강의 지표라고 볼 수 있는 질환이다. 자궁근족이나 자궁내막증 등 여러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방치하다가는 불임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나이가 들어 폐경에 직면하게 되면 암의 위험도 올라간다. 따라서 증상이 있을 때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여성호르몬의 불균형으로 발생되는 생리불순은 자궁건강 뿐 아니라 다른 질환을 불러오기도 한다. 특히 호르몬에 의해 성격이나 정서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불면증이 생기거나 상열감이 생겨 집중력이 떨어지고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경우도 많다.

생클한의원 신정민 원장은 “생리불순이나 생리통이 있음에도 사소하게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이러한 인식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당장 생활에 불편이 없더라도 생리불순은 대사가 느려지고 몸이 차가워진다는 신호이므로 누적이 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리불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혈의 순환을 방해하는 옷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하복부에 특히 압박을 주는 딱 달라붙는 옷은 지양해야 한다.

평소에 몸을 따뜻하게 유지시키는 것도 각종 여성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차가운 바닥에 앉거나 하는 습관을 개선하고 냉기에 직접 노출되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 냉면이나 빙수 등 차가운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것보다는 따뜻한 차를 마셔 혈액의 순환을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 원장은 “스키니진이나 미니스커트 등 몸에 압박이 되는 옷을 입게 되면 하복부의 순환을 방해해 체내에서 여러 물질들이 배출되지 못하고 정체가 돼 여러 질환에 노출되게 되는 것”이라며 “자궁 내막에 있어야 하는 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될 경우 더욱 심각한 증상을 보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생클한의원은 여성들이 생리불순 및 생리통에 대한 소극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여러 캠페인을 기획하고 있다.



최형훈 healthq@m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