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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그룹, 오너2세 '특혜편법합병' 의혹

이해욱 부사장, 대림H&L과 대림코퍼와 합병으로 그룹지배권 강화
원종태 기자

대림그룹 오너 2세인 이해욱 대림산업 부사장이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큰 폭 늘리며 그룹 장악에 나선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 부사장은 특히 자신이 100% 지분을 보유한 대림에이치앤엘을 대림코퍼레이션과 전격 합병하는 방식으로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늘릴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대림코퍼레이션과 대림에이치앤엘의 합병 결정으로 내달 1일 대림그룹 오너 2세인 이해욱 부사장이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대림코퍼레이션 주식 236만5962주를 배정받는다.

대림코퍼레이션은 그룹의 간판 계열사인 대림산업 지분 21.67%(754만1162주)를 보유한 최대주주. 대림산업은 다시 주력계열사인 삼호와 고려개발, 여천NCC, 대림자동차공업, 대림콩크리트공업 등을 거느리는 구조로 그룹의 지배구조가 짜여 있다. 대림코퍼레이션→대림산업→기타 주력 계열사로 이어지는 출자구조다. 대림그룹 이준용 명예회장도 대림코퍼레이션(보유주식 449만주, 지분율 89.8%)을 통해 그룹을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합병 결정전까지 이 부사장은 대림코퍼레이션 보유주식이 단 1주도 없었다. 이 부사장은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림산업 지분율도 0.47%(16만3644주)에 그쳐 그룹의 후계자 치고는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는 평을 받아왔다.

◇이해욱 부사장, 지배구조 강화 편법 의혹=하지만 이 부사장은 대림코퍼레이션과 대림에이치앤엘 합병이 이뤄지는 다음달초에는 지배구조에 대반전을 모색할 수 있다. 대림에이치앤엘을 통해 대림코퍼레이션의 합병신주를 배정받으면 이 명예회장에 이어 대림코퍼레이션 2대주주가 되기 때문이다.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에이치앤엘과 1대 0.78의 비율로 합병한다. 대림에이치앤엘 주식수의 78%가 대림코퍼레이션 주식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대림에이치앤엘 지분율 100%(300만주)를 갖고 있으므로 이번 합병으로 발행되는 대림코퍼레이션 신주 236만5962주를 모두 챙기게 된다.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율도 0%에서 32.1%로 끌어올릴 수 있다. 이준용 명예회장에 이어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대림코퍼레이션의 2대주주로 등극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부사장의 이같은 지배구조 강화에 대해 '오너 특혜'라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 부사장의 지배구조 강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 대림에이치앤엘은 이 부사장이 지분율 100%를 소유한 사실상 개인회사다. 특히 대림에이치앤엘은 그룹 계열사의 각종 지원을 받아 승승장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 2세의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그룹 전체가 대림에이치앤엘를 지원했고, 대림코퍼레이션과 합병을 통해 그 열매가 이 부사장에게 모두 돌아간다는 지적이다.

◇오너 2세 위한 '헐값 합병' 비판도=대림에이치앤엘의 지난 3월 유상증자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오너2세의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합병을 앞두고 대림에이치앤엘의 주식수를 의도적으로 늘렸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림에이치앤엘은 이해욱 부사장이 지분율 100%를 갖고 있어 지난 3월 유상증자에도 이 부사장만이 참여할 수 있었다. 당시 유상증자로 이 부사장은 1주당 5000원을 주고 대림에이치앤엘 주식 200만주를 추가로 취득, 보유주식을 300만주로 늘렸다. 결과적으로 이번 합병을 앞두고 더 많은 대림코퍼레이션 주식을 배정받기 위해 대림에이치앤엘 유상증자를 단행했을 개연성이 높다.

당시 대림에이치앤엘 유상증자 발행가액을 놓고도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림에이치앤엘 발행가액은 1주당 5000원이었는데 대림코퍼레이션은 1주당 가치가 10만원을 웃돈다는 분석이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림코퍼레이션은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데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 2조458억원, 당기순이익 744억원을 올린 알짜회사"라며 "지주회사 프리미엄과 지분법 평가이익, 영업실적 등을 감안해도 주당 10만원 이상은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당 5000원에 유상증자한 대림에이치앤엘과 합병비율을 감안하면 대림코퍼레이션 가치는 주당 5000원도 안된다. 대림에이치앤엘 0.78주당 대림코퍼레이션 1주를 배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대림에이치앤엘은 지난해 매출액 2015억원, 당기순이익 123억원에 그쳐 실적면에서도 대림코퍼레이션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같은 합병비율 산정은 대림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인 이준용 명예회장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대림에이치앤엘과 대림코퍼레이션의 합병은 오너2세인 이해욱 부사장의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다양한 편법이 활용됐다"며 "대규모 사전 유상증자는 물론 합병이라는 방식 자체와 합병비율 산정도 일반 상식에서 벗어나 있다"고 지적했다.

대림코퍼레이션과 대림에이치앤엘의 합병기일은 내달 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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