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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내가 창조학교 문연 이유는..."

MTN 감성인터뷰 '더 리더' - "멘토 50명...누구든 오라"

대담=최남수 보도본부장 기자2009/12/01 10:35

올해 희수, 77세의 고령이지만 창조 사회의 전도사로 여전히 열정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시대의 지성 이어령 선생. 90년대에 남보다 앞서 정보화 사회의 중요성을 알리고 2천 년대 초반에 디지로그를 역설하며 아날로그 감성의 중요성을 일깨운 이어령은 선생은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으로 ‘창조가 자본이 되는 사회’를 강조합니다.

자원을 캐기 위해 땅을 파기보다는 가슴과 머리를 파서 창조력을 키우자는 이어령 선생은 창의성이 경쟁력이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창조학교라는 교육 인프라를 직접 구축해 여생을 불태우겠다고 말합니다.

교수, 장관, 작가, 시인 등 다양한 길을 걸으면서 늘 남보다 한발 앞서서 시대의 화두를 던져온 대표 지식인, 이어령 선생을 우리사회의 아름다운 리더를 찾아가는 머니투데이방송의 `더 리더'가 만났습니다.



Q. 안녕하십니까. 선생님께서는 작가이시기도 하고, 한중일 문화연구소 소장이기도 하시구요. 또 얼마 전에 창조학교도 만드셔서 초대교장이시구요 한창 바쁘실 텐데 근황은 어떠십니까.


A. 제가 평생에 못했던 것이 세 가지인데, 하나는 내 머릿속에 있는 것을 대학이나 이런 데가 아니고 그냥 저를 잘 모르는 분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교육을 했으면 해서 창조학교가 나온 것이고. 한중일은 비교문화 공부를 좀 했었기 때문에 하고 있습니다.

또 내가 살아온 지금까지의 생애를 역사와 결부시켜서 쓰는 한국인 이야기. 그 세 가지를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금년에 ‘희수’기 때문에 한국나이로 77세기 때문에 욕심을 내서 못했던 세 가지를 한꺼번에 하는 바람에 내 생애 중에서는 가장 바쁘고, 가장 고통스럽고 어떤 의미에서는 아주 참 벅찬, 내 힘에 부치는 일을 해서 참 후회도 많이 한 한해였습니다.

Q. 그동안 교수, 작가, 시인, 장관, 논설위원 등 여러 가지 일을 하셨는데요. 그런 그 다양한 일을 하실 수 있는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합니다.

A. 그거야 제가 문학평론으로 데뷔를 해서, 독자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대학교수가 된 것도 장관이 된 것도 전부 그런 업적 때문에 된 것이니까 사실은 한 가지 일을 한거죠? 문학을 한 것이죠. 문학적 상상력 특히 언어를, 언어를 매개로 해서 표현하는, 생각하는 평생의 그런 나는 한국 언어와 함께 살아온 사람이잖아요 그 한국 언어에서 그 힘이 생겼습니다.

둘째로 호기심입니다. 일평생 살아가면서 어떻게 한 가지 일만 재미없게 합니까? (웃음) 저는 우물 파는 사람이지 우물물을 마시는 사람은 아니다. 그 우물 파는 재미, 여기를 파면 물이 나올까 해서 막 파들어 가다가 물이 나오면 또 저기를 파고 이렇게 끝없이 파서 물이 나올 만하면 떠났기 때문에 어느 면에서 나는 참 불행한사람이다.



Q. 최근에 선생님께서 쓰신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를 읽었습니다. 무신론자셨지만 최근에 기독교로 개종하셨다고 하시던데요.

A. 리 딸애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인데요. 어릴 때부터 공부를 잘했어요. 그때 눈을 혹사했던 거 같아요. 미국 가서도 굉장히 빠르게 남들 변호사시험 몇 번씩 볼 때 남들 3년일 때 얜 2년 만에 법대 다 마치고 스카우트되고 참 성공의 길을 걸어갔는데 마지막에 각막이 박리 되서 거의 실명이 될 위기에 있었습니다.

딸이 자꾸 믿으라고 그래도 안 믿었는데 얘가 앞을 못 보게 되니까 ‘내가 뭘 해서 얘를 기쁨을 주고 빛을 주겠냐. 그러고 보니깐 이게 기적이구나. 내가 이 눈으로 얘를 보는 게 기적이고 못 보는 건 기적을 뺏기는 거구나’ 거꾸로 기도했죠. ‘하나님 당신이 만드신 이 아름다운 천지를 그 만들어주신 이 눈으로 바라보는 게 얼마나 큰 기적을 주셨습니까. 우리 애한테 하나님이 이 기적을 빼앗지 마십시오. 만약 얘가 다시 계속 볼 수만 있게 해주신다면 당신의 종이 되겠습니다’ 결국 세례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Q. 지금 따님은 상황은 좀 나아지셨죠?
A. 원래 약시니까 지금도 눈은 좋지 않지만, 겨우 운전정도 하고 다니는데, 보니까 사고를 냈다고 해요. 눈이 안 좋아서... 그런데 얘는 지금 최고로 기쁘다는 거예요. 행복은 역시 주관적인 거죠.

Q. 처음 말씀하신 미디어를 통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생각을 전하시는 게 지난 8월에 문을 연 창조학교인데요.

A. 뭘 배우고 싶어도 시험 치러야하고, 돈이 있어야 하고, 특별한 장소가 있어서 시간을 내야하고. 이러한 제약 때문에 그동안 많은 남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그 기회를 잃었죠.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머리를 가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그런 분들이 기회를 잃으면 그 창조성과 재능이 엉뚱한 곳으로 가요.

상상력이 많고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그런 기회를 못 얻으면 사기하고 다니고... 제 생각은 창조학교라고 해서 누구나 자기 머릿속에 있고, 엉뚱한 생각을 다듬어서 본인은 물론이고 사회에 대해서 한국 전체의 상상력과 창조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그런 학교를 만들어보자 한 것이지요.



Q. 어떻게 운영이 되는지요?

A. 아직 오프는 열지 못했지만 온라인만이라도 먼저 하자 이래서 지금은 온라인으로 하고 있고 누구나 들어올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정말 내로라는 사람 멘토 50명, 굉장한 사람들입니다. 처음 PC를 만들고 처음 광대역 초고속망을 깐 사람이 이용태 선생님. 우리나라에서 제일먼저 사물놀이를 만든 김덕수라던가, 우리나라 춤 중에서 신라고구려백제 춤의 원형을 살렸다던가. 이런 사람들이 뮤지컬을 해서 명성황후를 해서 할리우드까지 진출했다던가. 이런 분들이 자기의 독창적 창조력만이 아니라 그것을 나눠줍니다. 사람들이 나도 저 사람처럼 됐으면 하는 롤 모델을 갖게 돼 잠재력이 터지는 거죠.

Q. 우리 사회가 이제 가야될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A. Creative capital. 창조적인 그 능력이 바로 자본이 되는 사회라고 봅니다. 이젠 땅 파지 마라. 시추하려고 하지 마라. 가슴하고 머리파라. 하는 이야기를 저는 10년 전부터 계속했는데, 문학하는 사람의 낭만적인 얘기로 알았지만. 현실이 되지 않았습니까? 제가 늘 이야기하는 ‘넘버 1’ 하는 사회를 만들지 말고, ‘넘버 1’은 없어지면 ‘넘버 2’가 ‘넘버 1’다시 하잖아요. ‘Only 1’ 사회를 만들어라.

그 사람이 아니면 못하는 일. 언론을 검열하는 사람들이 관에 있다기보다는 인터넷의 블로거들, 대중들. 시장 속에 있다. 대중들의 심판이라고 하는 것은 어디 가서 호소할 데도 없다. 이런 엄청난 시대의 변화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는 거죠. 창조적인 사람이 왕따를 당하는 분위기가 되서는 안 됩니다.

Q. 이번 금융위기를 보면서 인간의 탐욕문제를 생각하게 됩니다. 욕심이 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지만 지나치면 문제를 일으킵니다. 자본주의 어떤 방향으로 가야 된다고 보시는지요?

이번 위기는 신자유주의가 말하는 자유방임주의에서 온 게 아니고 정치에서 온 것입니다. 서브 프라임 문제, 즉 부동산 과열의 발단은 클린턴 행정부가 가난한 사람도 내 집 갖기 운동을 벌인 데 있습니다. 이제는 금융위기의 원인을 따지기보다 어떻게 현명하게 극복하느냐에 집중해야 합니다. 어떤 제도를 살려야 되고 어떤 제도를 죽여야 하는지 생각해야지 전부 아니면 전무식으로 가서는 안 됩니다. 흑백 논리로 보면 안 됩니다.

Q. 우리 교육이 입시 위주이고 ‘붕어빵’식으로 찍어낸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창조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는 부족하지 않나 보는데요.

공교육은 입시 위주로 안하고 그렇게 해야 합니다. 하지만 한 옆에서는 개인으로서 나는 이런 교육을 하고 싶다 하는 대안은 남겨둬야 합니다. 마녀 사냥하듯이 하면 안 됩니다. 우리는 문제가 생기면 학원이나 외국어 고등학교를 없애면 되는 거 같은 착각을 갖는 데 그러면 안 됩니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특수학교가 있고 엘리트 모이는 학교가 있습니다. 입시 제도 완화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일등 일류를 나와야 한다는 사회 통념을 깨는 게 중요합니다. 졸업장이 아니고 라이센스 주는 제도로 바뀌어야 합니다. 최종적인 사회시험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그러면 어느 학교를 나오든 상관이 없습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으신 꿈은 무엇인지요?

제 꿈은 칠십이 넘었으니 일생동안 해온 것을 정리하자는 것입니다. 남자 호주머니나 여자 핸드백을 보면 불필요한 게 많이 들어 있습니다. 버리고 정리하는 게 저의 마지막 마무리입니다. 일생 동안 한 것을 바느질할 때 옹침매듯이 잘 마무리하면 내 일생은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누구나 울고 태어났지만 보는 사람은 다 박수치고 기뻐했습니다. 죽을 때는 남들이 울 때 자기는 빙그레 웃으면서 죽는 게 인간의 행복입니다. 이게 거꾸로 되는 비극적인 삶을 살지 않는 게 마지막 제 소망입니다.

☞ '더 리더- 이어령선생과의 대담'은 11월30일 [1부- 인간 이어령과 창조사회]에 이어 12월7일 오후5시 [2부- 이어령의 시대적 키워드]가 방송됩니다.

◆ 매주 월요일 오후 5시 시청자를 만나는 ’더 리더‘는 머니투데이방송(MTN) 최남수 보도본부장이 우리사회의 파워피플들을 직접 찾아가 그들의 인생철학과 칠전팔기의 성공스토리를 공유하는 감성 인터뷰입니다.

우리사회 아름다운 리더들의 숨겨진 진면목을 만나는 [더리더]는 매주 월요일 오후 5시 케이블 TV와 스카이 라이프, DMB(Umtn)를 통해 방송되고, 온라인 MTN 홈페이지(mtn.co.kr)에서도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본방송 이후 [더리더]의 풀동영상은 MTN 홈페이지에서 VOD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 VOD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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