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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안철수 "나의 꿈, '지금' 잘 할수 있는 일 찾는 것"

대담=최남수 보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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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9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안철수 서울대 교수는 3년 전(2009년 11월 2일) 머니투데이방송이 런칭한 오피니언 리더와의대담 프로그램인 ‘더 리더’에 첫 대담자로 출연했습니다.
당시 KAIST 교수였던 안교수는 이 자리에서 중소기업이 대기업이 될 수 있는 산업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한 번 실패하더라도 기회를 주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해결책이라고 자신의 경제관을 밝혔습니다.
다음은 안 교수의 경제철학을 읽을 수 있는 당시의 대담 내용.


한국사회의 아름다운 리더를 만나보는 머니투데이방송 MTN의 ‘더 리더(The Leader)'가 오늘 오후 5시 첫 방송된다. 매주 월요일 오후 5시 시청자와 만나는 ’더 리더‘는 머니투데이방송 최남수 보도본부장이 우리사회 정상급 리더들을 직접 찾아가 그들의 인생철학과 칠전팔기의 성공경험을 공유하는 감성 인터뷰다.

첫 출연자는 의사와 성공한 벤처 CEO의 길을 거쳐 지금은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는 안철수 KAIST 교수다. 안 교수는 “우리사회의 위험 관리 수준이 매우 부실하다”면서 “지금부터라도 위험관리를 하지 않으면 많은 걸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안 교수와의 대담 내용.



Q.가르치는 과목은?

기업가 정신을 가르치고 있다. 20대 젊은이들이 도전정신을 가져야 한다. 자기 혼자만 생각하지 말고 사회를 돌아봐야 한다.




Q. 학점을 잘 주시는지?

공부하는 양이 보통과목의 두 배이다. 지식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미리 읽어 와야 하는 교재를 많이 준다. 그 내용에 대해 한 시간 내내 토론을 한다. 학생들끼리도 토론한다. 지식보다 깨달음을 얻어 가게 하는 과정이다. 학기 말 과제는 자기인생의 사업계획서 쓰기이다. 학생들이 만족해 하는 거 같다. 학생들 강의 평가 5점 만점에 4.8 점 과에서 제일 높은 수준이다. 강의를 잘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니까 좋은 평가 주는 거 같다. 앞으로 그런 기회를 학생들에게 많이 줬으면 한다.

Q. 완벽주의자처럼 보이는데...

아니다. 완벽해질 수도 없고 완벽하게 좋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목표 점을 설정해놓고 노력하는 편이다. 어느 정도 달성 가능한 목표를 정해 놓는 게 조직원들에 맞는 것 같다.

Q. 바이러스 백신을 무료 배포하고 1000억원 규모의 기업 인수 제의를 거절했는데 기업가로서 이익을 추구 안하는건 아닌지, 명분에 집착하는 건 아닌지...

매출 10~ 20억 회사를 천억에 인수 하겠다고 한 건 저 개인은 돈 벌지만 조직 자체가 없어지고 우리 나라에 그런 일이 없어지는 것이었다. 장기적으로 보면 저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기업의 목적이 수익이라는 게 맞는 말인지... 일의 결과라고 본다. 단기적으로 이익을 못 내거나 적게 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론..창업 9년 됐을 때인데.. 우리 나라에서 존경받는 기업 첫 조사에서 안철수연구소가 9위가 됐다. 나머지 9개 회사는 매출액 수십 조의 회사였는 데 조그만 기업이 낀 것이다. 수익이 목적이 아니라 결과라는 생각으로 경영한 것의 결과라고 본다.



Q. 실패한 경험이 있는지?

의대교수에서 중소기업 사장이 됐다. 우리 나라에서 무료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성공한 전례가 없었다. 처음에 회사 만들었을 때는 경영보다 기술 쪽으로 하려고 했다. 문제는 경영을 맡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도와주시지를 않았다. 그래서 내가 맡았다. 얼마나 앞이 안 보이는 무모한 선택을 했는지 아실 것 같다. 4년 동안 월급을 못 가져 갔다. 매일 매일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생각하며 살았다. 심지어는 매달 월급 주는 걱정, 한 달만이라도 걱정 안 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었다. 그 괴로움은 말로 할 수 없다.

Q. 4년 동안 후회한 적은? 의사 할 걸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지?

뒤돌아 보고 후회하는 스타일아니다 그러면 감정은 해결할 수 있지만 앞으로의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앞만 보면서 어떻게 하는 게 최선인지 생각한다. 어느 날 아침에 유쾌하지 않은 일이 있어서 시무룩한 채로 회사에 갔다. 아무 얘기도 안하고 방으로 갔는데 오후에 보니까 회사 전체 분위기가 차가워졌다 침울해졌다. 그 때 깨달았다. 경영자는 무대에 선 배우 같다. 아무도 안보는 거 같지만 눈치보고 그런다.

시무룩하고 실망하고 있으면 조직원 전체가 실망한다. 그 이후 아무리 어려운 일 있어도 머리의 스위치 하나를 바꿔 편안하게 들어간다. 그 때부터 표정이 편안해 진 것 같다. 어려울 때 일수록 편안한 표정 지어야, 그래야만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 높아진다. 조직의 리더는 항상 조직원이 자기를 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 사람들을 위해서 설령 그게 연극이라 할지라도 노력하는 게 리더의 자질이다.

Q. 요즘 한국경제에서 기업가정신을 되살려야 하는 건 아닐까

전 세계 통계를 보면 혁신적 아이디어의 90%가 중소기업과 벤처에서 나온다. 10% 미만이 대기업이다. 대기업이 위험한 사업에 뛰어드는 건 드문 추세이다. 대기업이 돈 쌓아 놓고 왜 투자 안 하느냐 이런 생각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 오히려 중소,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한 번 실패를 하더라도 기회를 주는 시스템 만드는 게 대한민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해결책이다.

Q. 대기업이 안전주의 빠져 있는 건 아닌지...

미국만 봐도 대기업 안전하지 않다. 중소기업이 치고 올라와 대기업이 되다 보면 싸움하기 만만치 않다. 평온한 연못에 매기 한 마리 집어 넣으면 다들 잘산다. 잡아 먹히지 않으려 노력한다. 대기업의 기득권이 과도하게 보호되는 산업구조이다. 중소기업이 크지 못하고 죽어버리고 경쟁상대가 되지 못한다. 중소기업이 대기업될 수 있는 산업구조 되면 대기업도 글로벌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이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구조가 우리 모두를 위해 좋지 않은 거 같다.



Q. 우리 나라가 여전히 IT 강국이라고 보는지?

순위 떨어지고 있다. IT 강국이라 해도 초고속 인터넷 설비와 장비가 외국산이다. 운용체제를 비롯한 소프트 웨어도 외국산이다. 데이터 베이스도 외국산이다. 콘텐츠도 외국 보다 경쟁력 취약하다. 외국에 나가 봤을 때 95년의 일인데 동네마다 그 지역에 정착하는 책들이 있었다. 오프라인 콘텐츠가 급속하게 온라인화하고 있다. 온라인의 콘텐츠 경쟁력은 오프라인부터 생긴다. 콘텐츠 면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부분이 많다. 1위라고 방심하면 안 된다. 모자라는 부분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보고 노력해야 한다.

(스포츠에 대해)

많은 인구에서 대표 선수 뽑아 대리만족 하는 거 같다. 저변은 취약한데 몇 사람 엘리트 스포츠로 대리만족 얻는 거 같다. 저변 넓히는 작업 하지 않으면 엘리트도 사라져 가는 상황인 거 같다.

Q. 최근 Ddos대란을 겪었는데 정보 보호를 위해 어떤 대비책을 세워야 할까?

우리 나라가 여기까지 온 것은 위험을 감수하온 온 것이다. 성공신화에 젖어 위험에 도전하기만 하고 뒤돌아 서서 위험관리를 안해왔다. 우리 나라가 IT보안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위험에 대한 관리,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매우 부실하다. 지금 위험관리 하지 않으면 세계 10대 경제강국이 된 시점에서 한 번 위기가 닥치면 허무하게 잃는 게 많지 않을지 우려된다. 지금부터라도 IT보안은 물론 사회 전반적 위기/위험 관리를 해야 한다.

Q. 창의성 강조하는데 사회 인프라는 부족하지 않은지, 그런 여건에서 개인은 어떻게 해야 할지...

미국 교수들과 얘기해보면 한국 학생들, 미국의 일류대학생 만큼 일 잘한다. 그런데 일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면 미국 아이들은 잘하는 데 한국아이들은 막힌다고 한다 왜냐하면 한 번도 생각을 못해봤던 것이기 때문이다. 혁신적 아이디어들은 기존의 방법 변형한다고 생기는 거 아니고 완전히 다른 방법을 생각하거나 근본적 질문을 던져 보거나 그런데서 혁신적 아이디어들이 떠오른다. 그런 교육을 못 받은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노력 중 하나는 통상적인 부분도 질문을 던져 보고 자기 나름대로 시도도 해 보는 것이다. 혁신적 아이디어는 영화에서는 놀고 있다가 갑자기 생기는데 현실적으로는 그렇게 생기지 않는다.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하다가 다른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혁신적 아이디어는 순간이 아니고 점진적 노력에 의해 탄생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관점에서 노력을 해 보시면 성과가 있지 않을까 한다.

Q. 젊은이들을 위해 한말씀 하신다면...

안정이나 전망을 많이 좇는데.. 안정이나 전망은 환상 같다. 지금보면 안정이고 전망이 좋은 직장 같지만 그게 10년, 20년을 보장하는 게 아니다. 지금 제일 잘 나가는 분야가 10년 20년 뒤에는 안 좋아져서 실망을 하게 되는 분야가 될 수 있다. 정말로 불확실하다. 누구도 10, 20년 후에는 어떤 직종이 안정되고 전망이 좋은 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다. 작년에 금융위기 왔는데 MBA 마쳤을 때 가장 인기있는 분야가 금융이었다. 동기들이 그 부문으로 갔는데 연초에 이메일을 받아 보면 대부분이 해고가 됐다.

안정이나 전망을 좇다 보면 그런 사태들이 벌어진다. 자기가 의미를 느끼고,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면 안정이나 전망과 관계 없이 자기 나름대로 그 일을 열심히 노력해서 잘할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되다보면 전문성이 쌓이게 되고 인정을 받게 된다. 현대 한국사회에서는 아무리 전망이 없는 분야라 할지라도 인정받는 사람이면 그것보다 더 안정되고 대우를 잘받는 직종 없다. 그런 관점에서 시각을 바꿔 볼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충고를 하고 싶다.


Q. 앞으로의 꿈은?

의사를 그만 뒀을 때 장기계획이 맞는 사람이 아니구나 깨달았다. 의대 들어갈 때만 되도 나이가 들어가 백발이 되도 의사가운 입는 걸 생각했는데 매 순간 열심히 살다 보니 오히려 의사를 그만두게 됐다. 그 때 느낀 건 '나라는 사람은 장기적 계획을 세우기 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의미를 느끼고 재미를 느끼고 정말 잘 할수 있는 일을 하는 게 맞는 삶이 아니겠는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10년 정도 후에 CEO를 그만 둘 때도 똑같은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뭘 하게 될 지는 잘 모르겠다.

KAIST에서 정년보장을 받았으니 2027년까지가 KAIST 임기이다. 그걸 보면서 계속 있을 수 있을 것이고... 또 한편으로 보면 또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달라지지 않을 점은 어떤 일을 하든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할 수 있고 의미를 느낄 수 있고 재미있게 할 수 있고 잘하는 것을 할 거라는 점은 변함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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