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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깊어지는 금감원의 '수수료 고민'

권순우 기자


개인 상대로 받는 수수료 얼마 안되요. 괜히 그거 올렸다가 무슨 욕을 먹으려고. 안 받고 말지.”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수수료 현실화 발언에 대한 은행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금감원은 지난 17일 하반기 5대 중점 감독 과제를 발표했습니다. 그중 첫 번째 과제는 금융회사의 수익기반 확충이었습니다.

그런데 가장 환영해야 할 은행들의 반응도 싸늘합니다
.

반대여론이 들끓자 금감원은 곧바로 수수료 인상에 대해 직접 언급한 적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 원장님이 수수료를 인상한다고 언급한 적이 없는데 언론이 분위기를 몰아갔다며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직접 수수료 합리화라는 표현을 안 쓰고 수익 기반 다변화 같은 표현만 썼어도 의미가 전달됐을 텐데 전달 방식이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단지 전달 방식의 문제일까요?

국내 금융회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 은행의 1분기 순익은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기업 구조조정 충당금을 쌓으면 더 나빠질 겁니다. 그렇다고 감독당국이 수수료에 개입하고 나선 건 당사자인 은행도 코웃음을 칠 정도로 아마추어적입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전체 수익에서 대고객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0.7% 수준입니다. 이걸 좀 올린다고 은행의 수익성이 얼마나 획기적으로 좋아질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정작 선거를 앞두고 계좌이체
, 자동화기기, 신용장, 근저당 등 각종 수수료를 인하하도록 유도한 건 1년전 금감원이었습니다.

 은행이 힘들긴 하지만 증권사처럼 대규모 적자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할 정도는 아닙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자본, 자산, 유동성 현황을 봤을 때 위험 상황은 아니라며 경기 좋을 땐 성과급으로 다 나눠먹고 조금 힘들다고 정부에 손 벌리는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필요한 조치는 몇 푼 수수료 인상보다 비용을 줄이는 자구 노력입니다. 그 다음은 예대마진에 의존해 쉽게 벌던 관행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인 체질을 개선해야 합니다.

수수료 수입 비중이 높은 글로벌 은행들은 금융소비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IBPB에서 수수료를 많이 챙깁니다.

은행들이 슬슬 배가 고픈 시점. 그때가 오히려 가장 적극적으로 변할 수 있을 때입니다. 금융감독당국이 존재감을 드러내려 할수록 금융회사들은 위축되기 마련입니다. 이럴 땐 가만히 있는게 도와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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