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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남양사태 이후 식품업계 '상생 바람'...'반짝' 아닌 '진정성' 뿌리 내려야

김이슬




지난 26일 오전, 강남의 한 호텔에서 이색적인 행사가 벌어져 눈길을 끌었습니다. 연매출 1조 5천억 원을 달성하는 회사의 대표가 협력업체 사장의 발을 손수 씻겨주기 위해 무릎을 꿇은 것.

식품업체 대상의 명형섭 대표이사와 임직원 10여 명은 이날 협력사 대표들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을 가졌습니다. '동반성장'을 다시 한 번 다짐하자는 취지에서입니다.

대상은 이날 100억원 상생펀드란 통큰 선물도 내놨습니다. 기업은행과 각각 50억원씩 자금을 마련해 협력업체들에게 저금리로 재정 지원을 하겠단 방침입니다. 또 협력사의 원활한 자금 흐름을 돕기 위해 원가 상승분을 반영해 납품단가를 올려주고, 현금지급일을 10여일 앞당기겠다고 천명했습니다.

협약식에는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과 윤영식 식품산업협회 부회장도 참석해 축사를 거들었습니다. 이들은 정부가 줄기차게 주창한 동반성장 기조에 식품업체들이 드디어 동참하기 시작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남양유업 파문 이후 식품업계의 태도가 확연히 전과 달라졌습니다. 남양유업의 대형마트 냉장음료 매출이 막말 파문이후 두 달 여 동안 최대 80% 넘게 폭락하는 등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기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농심과 CJ제일제당, SPC 등 식품업계의 굵직한 업체들이 줄줄이 협력사와 손을 맞잡겠고 '상생'에 앞장서겠다며 나섰습니다.

CJ제일제당은 대리점과의 불공정 횡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선안을 발표하고, 오늘(30일) 국회에서 대리점주들과 상생협약식을 체결할 계획입니다.

'제2의 남양'으로 꼽혀온 농심은 대상보다 앞서 협력사를 위한 상생펀드를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올해 안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계획입니다.

제과점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을 두고 갈등을 겪어온 SPC와 CJ푸드빌은 대승적 차원에서 동반성장에 합의하고 상생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후 SPC는 파리바게뜨와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 매장에서 일하는 대학생들 100명에게 해마다 등록금의 절반을 지원하겠다며 재정ㆍ교육 지원안을 내놨고,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동반성장 실천을 구체화하겠다며 가맹점주들과 소통하는 '상생협력단' 캠프를 연 2회씩 정례화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분명 환영할만 합니다. 하지만 시류에 편승해 위기를 모면하려는 반짝 행사에 불과한 건 아닌지 의심에 찬 눈으로 지켜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먹거리를 만들어 파는 식품산업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먹고 사는 산업인데 어찌보면 지금까지 식품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식품업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기시작했습니다. 먹거리에 대한 믿음을 높이는 것은 물론 사회공헌과 상생에도 앞장서 머지 않은 미래엔 존경받는 기업명단에 식품업체들의 이름이 상위권을 차지하기를 기대해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이슬 기자 (iseul@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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