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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국민주 하이닉스, 공장은 멈췄는데 공시는 없고..

유일한 기자

SK하이닉스(이하 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공장에 지난 4일 오후 큰 불이 난지 일주일이 지나고 있다.
우시공장은 월 생산 캐파가 D램 웨이퍼 13만장으로 전세계의 12%에 해당한다. 8월 기준 전세계 캐파는 월 107만장 정도다.

하이닉스의 전체 PC용 D램 생산량의 40%, 모바일 D램의 30% 가량을 담당하는 최대 라인이다.
이 정도 생산설비가 불이나 가동이 중단됐다면 '상식적으로' 주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임에 틀림없다. 당연히 가동중단에 대해 사측의 공시가 '즉시' 있어야한다. 그래야 투자자들이 받아들이는 정보가 깨끗하고 투명해진다. 

그런데 어이된 일인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공시가 없다. 이기간 애널리스트들이 제각각 기준과 추정에 따라 피해액과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하이닉스측은 '당연히' 큰 피해가 없다며 공장 가동을 최대한 서두르겠다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축소와 왜곡으로 사고의 영향을 최소화하기에 급급했다는 지적도 일부 받았다.
당연히 있어야할 공시가 장기간 표류하면서 시장에서는 온갖 '설'이 난무하고 있다. 재가동에 최소 3주가 걸린다, 3개월은 지나야 정상화된다는 식이다.

주가가 일희일비 춤을 추게된 건 당연지사. 피해액을 두고도 입장이 엇갈리는 애널리스트들의 짧은 스팟성 리포트가 양산됐다. D램 가격의 폭등을 들어 하이닉스에게 오히려 호재라는 입장도 주가상승을 타고 힘을 얻었다.
더 큰 문제는 국민주 하이닉스의 대형 화재를 바라보는 일반투자자들의 인식이다. 인터넷 주식카페나 포털의 증권사이트는 아무런 근거없이 감정적으로 호악재 타령만 늘어놓는 개미들의 글로 금새 도배됐다. 급기야 다음 토론방에선 부동의 1위 셀트리온을 밀어내기도 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이번 화재에 따른 출하량 감소로 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에서 8천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보험금 수령액을 감안하면 큰 이익 감소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보험금 얘기까지 언급되는 것을 보면 하이닉스 내부적으론 어느 정도 손익 계산이 끝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공시를 주관하는 한국거래소는 규정 때문이라고 했다. 하이닉스가 지주회사였다면 자회사의 공장 가동 중단 사유에 해당돼 의무적으로 공시를 해야한다. 그런데 하이닉스가 지주회사가 아니고 또 중국 공장이 생산사업부가 아니라 법인이어서 이 규정을 피했다.

일반 법인의 자회사(계열회사)의 경우 생산 중단이 아니라 영업활동 중단이어야 의무 공시사항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깨알 같은 거래소 공시 규정을 들이대니, 하이닉스의 최대 공장 가동 중단이 공시 사유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이순간 공공기관이라는 거래소의 위상이 피부에 와닿았다면 너무 인위적인가, 의도적인가. 하지만 그 순간 거래소는 투자자와 시장보다 깨알같은 규정을 우선하고 있었다.

거래소는 그러면서 대신증권이 실무진을 꾸려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여의도 삼척동자에게까지 이미 다 알려진 10일 아침, 관련한 조회공시를 내보냈다. 하루 지났지만 규정을 충실하게 따른 것이다.
전세계 반도체시장과 반도체 주식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정보를 우리나라의 하이닉스가 거래소의 도움을 받아 자발적으로 했더라면...이를 좋은 의미에서 '창조공시'라고 한다면 너무 주관적인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거래소 관계자는 "하이닉스측과 실시간 접촉하고 있다. 피해내용이 조금이라도 구체화되면 공시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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