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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눈에 보이는 신용등급 '숫자'가 전부?

이명재 기자

"고객님, 신용등급이 어떻게 되세요?"

대출을 받으려면 반드시 듣게 되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개인의 신용등급이란 금융거래의 성실성과 대출에 대한 상환의지를 평가하는 지표를 말합니다.

즉 고객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았을 때 얼마나 연체없이 잘 갚았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신용등급 숫자는 매우 중요합니다.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낮은 금리로 은행에서 대출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등급이 낮으면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등 2금융권을 이용해야 하고, 고금리의 이자를 내야만 합니다.

만약 대출금이 연체될 경우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반면에 제때 잘 갚으면 등급이 오르게 됩니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대출금을 한번에 중도상환하게 될 경우 신용등급이 무려 4단계나 오르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대출에 있어서 주된 평가요소인 신용등급의 문제점도 존재합니다.

국내 금융사들은 개인의 신용정보를 각 신용평가사로부터 받은 뒤 자체적으로 평가시스템에 반영해 대출심사를 합니다.

한마디로 신용평가사 또는 금융기관별로 등급을 매기는 기준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동일인이라 하더라도 신용등급이 전혀 다르게 나올 수 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A은행에서는 대출이 되지만 B은행에서는 안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혼란스럽습니다.

이 밖에도 현 신용등급 제도를 악용하는 일도 발생합니다.

대출중개인들이 신용등급이 낮고 빚이 있어 대출이 힘든 저신용자을 상대로 대출을 알선해주고 불법으로 수수료를 편취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중개인은 대출자의 기존 채무를 일단 갚아주고 신용등급이 몇 계단 상향되면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게 한 뒤 금액의 약 10%를 중개비로 따로 챙기는 식입니다. 

심지어 대부업에서 2금융권으로, 2금융권에서 시중은행으로 두 번 갈아타게 해 고객에게 이중으로 수수료를 요구합니다.

전문가들은 금융기관들이 신용등급 자체에만 의존하게 되면서 여러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정형화된 대출심사에만 의존하다보니 금융사들의 실적은 악화되고, 소비자들은 적정한 금리의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며 불법 중개수수료 등 시장이 음성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숫자로 표시된 신용등급 이외에도 사람의 보이지 않는 정보를 발로 뛰며 발굴하고 적극 활용하는 '관계형 영업'이 발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재산이 적고 신용등급도 낮지만 성실한데다 주변 사람들의 평판도 좋으면 대출을 해주는 식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거죠.

금융당국도 저축은행의 경우 발로 뛰는 관계형 영업의 강화를 중장기적 과제로 보고 이와 관련한 세부기준 마련 등을 검토 중입니다.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사가 금융기관들에게도 절실히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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