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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대형 유통그룹들 '온누리 상품권 구매' 인색한 이유는?

김이슬

올 추석, 어김없이 재래시장과 대형 유통업체의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추석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보다 6배나 뛴 반면, 재래시장 상인들은 올해 유난히 더 손님들의 발길이 뜸했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올해 재래시장의 명절이 유독 우울했던 데는 '온누리 상품권' 판매가 저조했던 것이 하나의 이유로 꼽힙니다.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중소기업청과 시장경영진흥원이 지난 2009년 발행한 쿠폰입니다. 전국 시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추석이나 설 등 명절 때가되면 기업과 소비자들이 재래시장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이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해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기업들의 구매 참여율이 유난히 저조했던 걸로 나타났습니다.

김상훈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 추석 20대 대기업들이 구매한 온누리상품권은 664억원 규모로 지난해 1,800억원을 구매한 데 비해 1/3 수준으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매년 큰 손 역할을 하던 삼성과 현대차, 포스코 등의 지원이 줄었습니다. 삼성은 지난해 추석 1,420억원을 구매했던 데 비해 올해는 266억원을 구매한 데 그치면서 감소폭을 키웠습니다. 현대차는 지난해 229억원에서 올해 218억원으로 다소 줄였고 포스코도 지난해보다 8% 가량 덜 구매했습니다.

그나마 이렇게라도 구매해준 업체들은 다행. '재래시장의 손님을 다 뺏어간다'는 비난을 받아온 유통업체들은 온누리상품권 구매에 매우 인색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마트와 백화점 등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그룹의 경우 지난 3년간 상품권 구매액은 고작 60만원에 불과합니다.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한창이던 지난해 40만원, 2010년에 20만원 어치를 구입한 게 전부입니다. 올해는 아예 지갑을 열지도 않았습니다. 20대 기업 가운데 꼴찌 수준입니다.

롯데와 CJ 역시 올해 구매액이 각각 2,800만 원, 500만 원에 그칩니다. 타 그룹과 비교하기도 민망한 수준입니다.

물론 기업들이 상품권 사야할 의무는 없습니다. 일종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상품권을 사 주는 것 뿐입니다. 게다가 올해 특히 구매 규모가 줄어든 데는 주변 여건 탓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기업들은 불확실한 국내외 경제여건과 통상임금 논란, 올해 들어 계속되는 세무조사 등 거센 외풍 때문에 전반적으로 씀씀이를 줄일 수 밖에 없었다며 볼멘소리를 내놓습니다.

그래도 '동반성장' '상생'을 강조하는 요즘 기업들의 행보에 비춰볼 때 온누리상품권 구매 실적은 초라하기만 한 수준입니다. 작은 성의라도 꾸준히 보여주는 게 상생과 더 가까워지는 지름길이 아닐까요? 다음 명절 때는 기업들의 참여가 더 늘어나길 기대해 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이슬 (iseul@mtn.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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