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TX조선, 영국 날아가 '저가수주' 재계약 담판...1,200억원 벌었다
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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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STX조선해양 구조조정의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저가 수주'였는데요. 최근 채권단이 영국까지 날아가 재계약 담판을 성공시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푼이 아쉬운 STX조선해양은 이를 통해 1,200억원을 절감하게 됐습니다. 이대호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STX조선해양 채권단이 영국 발주사와 담판을 통해, 문제가 된 저가수주를 개선했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농협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달 16일 영국 선사 BP쉬핑과 탱커 13척에 대한 계약서를 다시 썼습니다. 그 결과 제조원가 1,200억원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당초 2012년 12월에 계약한 내용은 16만DWT급 3척과 11만DWT급 10척 등 모두 13척의 탱커를 7억 2,000만 달러, 우리 돈 7,500억원에 건조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채권단 실사 결과 이는 원가의 70%밖에 안되는 저가수주로 확인됐고, 채권단은 지난해 8월부터 가격 재협상을 추진해왔습니다.
재협상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BP쉬핑이 배를 싸게 만들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할 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BP쉬핑 측은 소송까지 거론하며 STX조선해양과 채권단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그렇다면 STX조선을 법정관리로 보낼 수밖에 없고, 선박 건조도 차질이 막대할 것"이라며 벼랑 끝 전술을 펼쳤다는 후문입니다.
결국, 저가수주를 개선해야 하는 채권단과 선박이 필요한 발주사 사이 줄다리기를 거쳐, 선박의 사양을 낮추는 방식으로 계약을 다시 체결했고, 1,200억원가량의 가격 인상 효과를 가져온 것입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조건부(옵션)이긴 하지만 선박 1척을 추가로 수주하기도 했습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지금 STX조선에게는 신규 수주보다 기존 저가수주 물량을 재조정해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이번 건이 재협상 가운데 가장 큰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채권단은 회계법인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5일부터 STX조선에 대한 추가 지원을 논의하기 시작했으며, 이르면 이달 중순쯤 결론을 낼 계획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입니다. (robin@m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