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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듣던 것보다 괜찮은데?" 제네시스 연비 논란 '오해와 진실'

조정현


"연비 생각보다 괜찮은데요?"

최근 신형 제네시스 시승기를 제작할 때 함께 출연한 카레이서의 말이다.

시승 프로그램 제작은 일상적인 주행 환경보다 가혹한 상황에서 진행된다. 역동적인 촬영과 성능 체험을 위해서 급가속과 급감속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한나절 동안의 촬영 뒤 시승차(3.8 사륜구동) 계기반에 찍힌 연비는 6.9km/l. 직접 제네시스를 몰았던 프로 카레이서는 "빙판길을 감안해 덜 밟긴 했지만 시승기 촬영에서 리터 당 6km 후반, 7km 정도의 연비면 일반적인 대형차 수준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카레이서가 이렇게 반문한 이유는 신형 제네시스의 연비를 둘러싼 세간의 구설 때문이다. 제네시스의 공인 복합연비는 8.5~9.4km/l로, 여느 3,000cc 이상 대형 세단과 별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항간에는 신형 제네시스가 5km/l, 심지어는 4km/l 대의 연비를 찍는 '극악의 효율성'을 가진 차라는 비판이 널리 퍼져 있다.

운전 스타일에 따라 연비는 격차가 꽤 벌어질 수 있다지만 4~5km/l에 불과하다는 주장은 실제와는 격차가 꽤 큰 것 같다. 꽉막힌 도심 정체 상황에서라면 몰라도 일반적인 주행에선 저런 연비는 나오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낮은 연비 주장은 '무거운 강판' 꼬리표까지 붙여가며 얼핏 듣기에 그럴듯하게 포장됐다.

"연비가 나빠진 건 결국 기존의 포스코 강판 대신 계열사인 현대제철의 강판을 썼기 때문이다. 계열사 몰아주기를 위해 질 낮고 무거운 강판을 써서 차의 성능을 희생시킨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오해가 오해를 불러일으킨 데 불과하다.

제네시스의 글로벌 판매 목표는 연간 6만 대 이상이다. 이런 신차에 들어갈 강판 생산을 현대제철 한 곳에만 맡길 순 없다. 여전히 포스코 강판도 쓰인다. 따라서 현대제철이 독점으로 강판을 공급해 차 무게가 늘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또 다른 오해는 "기존 제네시스에서 쓰인 '포스코 수준'의 초고장력 강판을 현대제철의 초고장력 강판으로 대체했는데 이 과정에서 "질 낮은 현대제철 강판이 차체 무게를 증가시켰고 결국 연비를 희생했다"는 것이다.

일단 차 한 대에서 강판이 차지하는 무게 비중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제네시스의 전체 중량이 1,900kg인 점을 감안하면 강판이 좀 무거워졌다고 해서 2백kg이나 증량되는 건 비현실적이다.(기존 모델과 비교해 신형 제네시스의 무게는 트림 별로 150~200kg 늘었다.)

'강판 때문에 무게가 어느 정도 늘었다'는 점은 인정하기로 해 보자.

기존 제네시스의 차체에서 전체 강판 중 초고장력 강판이 차지하는 비율은 13.8%였다. '포스코 수준'의 강판이 바로 이 부분이다. 이 13.8%의 강판을 '질 낮고 무거운' 강판으로 대체한다고 해서 백수십kg씩 무게가 늘긴 역시 불가능하다.

전체 중량 1,900kg 가운데 절반에 못 미치는 강판 무게에서, 또다시 13.8% 만큼만 해당하는 '미미한' 비중이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의 강판을 쓰다 보니 철이 더 많이 필요해서 강판 사용량이 늘었다고 가정해 봐도 무게 증가는 많아야 수십kg에 불과할 것이다.

경쟁 수입차보다 차체가 더 크고, 추가된 편의·안전 사양으로 각각 무게가 얼마 늘었다는 식의 현대차 발표도 있었지만 이런 설명들은 무시되곤 한다. "현대제철 강판을 써서 무게가 늘었다"는 막무가내식 '괴담'이 더 잘 먹히는 현실이다.

물론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현대차의 잘못도 있다. 일부 모델에서 발생한 누수 등 품질 문제와 이어진 늑장 대응은 현대차에 대한 '무차별' 비난을 가능하게 한 분위기를 제공했다. 소폭이긴 하나 신형 모델의 연비가 나빠졌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신형 제네시스는 현대차가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자동차의 기본에 입각해 만들어 낸 차다. 트림과 옵션을 잘 고른다면, 국산과 수입차를 막론하고 최고의 '가성비'를 가진 차라는 평가도 가능한 수준이다.

근거없는 주장과 억측에도 불구하고 제네시스의 지난달 판매량은 3천7백여 대를 넘겼다. 당초 목표치를 훌쩍 뛰어 넘은 수준으로 연비논란이 영향을 미치진 않았음을 반증하는 결과이다. 이젠 우리가 만든 신차가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기를 기대해본다.

머니투데이방송 조정현(we_friends@mtn.co.kr)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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