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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전도사 “세월호 아픔..충분히 슬퍼하고 의연하게 일어서자”

MTN 감성인터뷰 [더리더] 차동엽 신부
대담=최남수 보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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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눈물 흘리고 아파하고 있습니다. 덩치는 커졌지만 성숙하지 못한 사회에서 일어난 후진국형 사고, 아파하고 슬퍼한 만큼 참회의 실천을 통해서 한국 사회를 본질적으로 선진화 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의 더 리더는 이 시대의 희망전도사로 불리는 차동엽 신부를 초대해 우리 사회 무엇이 문제이고, 해법은 무엇인지 진단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대담:최남수 머니투데이방송 보도본부장]

“충분히 슬퍼하고 의연하게 일어서자!”
“일부 계층 특권, 내려놓는 계기 됐으면”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추모일 지정에 동의”
“교황 ‘초간단’ 방한 일정 요구, 준비팀도 당황”
“배려・공생의 언어 살리기 위해 노력할 터”


Q.무책임한 어른들 때문에 귀한 어린 생명들이 너무 많이 희생됐습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죠. 무엇보다 어른들의 탐욕 그리고 원칙을 외면한 여러 가지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이 그대로 노출된 그런 사고 아닌가 하는 지적이 많은데 신부님계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A.우선 슬픔을 겪은 당사자들에 대해서는 어떤 위로도 통하지 않을 것 같아요. 전 국민적인 슬픔이고 아픔인데 수습이 좀 돼서 그 분들도 슬픔을 좀 삼키고 사회는 나름대로 갈 길을 갈 수 있는 시점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Q.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나 여러 가지는 나중에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습니다만. 조금 더 크게 봤을 때 무엇이 문제라 보시는지요?

A. 비유로 말씀드리고 싶은데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얼마 전에 말씀하신 것 중에 와 닿은 것이 있어요. ‘한 도시의 모습은 모자이크와 같다. 어떤 모자이크냐 하면 도시 구성원들의 얼굴들이 합쳐진 모자이크와 같다. 그래서 도시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각자에게 책임이 있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저는 100% 공감합니다. 지금 우리가 돌멩이를 많이 던졌어요. 최고 책임자, 모든 분들에게 돌멩이를 던졌는데 각자 조금씩은 발생한 불행한 사태와 원인 제공에 우리가 동참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슬쩍 넘어가고 법을 안 지키고 안전에 대해서 그 사람들만 불감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안전훈련을 기피하고 협조를 많이 안하고 이런 모든 것들이 합쳐져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성장, 일자리 창출과 같은 물적인 것의 개선도 필요하지만 국민의식 개혁이 무엇보다 필요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는데요?

A.박근혜 정부 들어서면서 표방했던 기치가 구체적으로 구현되어야 하는 때가 왔어요. 비상식의 상식화를 통해 잘못됐던 것을 원칙으로 돌리고 공정하게 모든 과정과 절차가 진행될 수 있게 의식 개혁이 되어서 겨이게 가치 부여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남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차원에서 능동적으로 이런 변화에 협조하고 동참하는 범국민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Q.4월 16일을 추모일로 정해서 계속 기억하는 게 좋지 않느냐 의견을 내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A.상징적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해마다 우리 안전을 점검하고 돌아보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의미하면 좋은 취지인 것 같습니다.

Q.이번 아픔을 딛고 삶을 뚜벅뚜벅 살아가야 하는 유가족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어떤 말씀을 해주실까요?

A.미국 사람들이 9.11 테러를 극복하는 과정을 봤습니다. 슬픔은 슬픔대로 충분히 슬퍼하고 일어설 때는 의연하고 씩씩하고 진취적으로 일어서더라고요. 그 자세는 우리도 좀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 슬퍼할 것은 다 슬퍼해야겠지만 슬픔을 가지고 계속 비극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 서둘러서 일어나라 할 시기는 아니니까요. 또 일어설 때는 떨치고 일어나자 이런 생각도 가져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그 희생 위에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구현하는 노력이 필요하겠죠.

Q.신부님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보죠. 신부님은 희망 전도사, 행복 전달자 수식어가 많은데요. 희망 운동을 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항상 모든 것은 하나가 강조가 될 때는 반대가 필요하다는 얘기겠죠. 그만큼 이 사회가 절망의 분위기가 한창 고조됐었어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갑자기 사회가 냉랭해지고 차가워지고 회색빛으로 변화되는 과정에서 우리 사제들이 해야 될 일이 뭔가, 우리가 응원하고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희망 이야기를 하게 됐습니다. 사실 희망 이야기는 제 평생에서 준비된 제 철학이기도 하고 가치관이기도 합니다.



Q.교수님, 신부님, 베스트셀러 작가, 강연, 박사, 인생에서 여러 가지 직함이 있는데요. 다양한 활동을 하는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시는지요?

A.열정이죠. 열정이 나오는 이유의 하나는 공명심이 될 수도 있을 테고 또 하나는 애정이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후자였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에 대한 사랑, 아파하는 사람에 대한 연민, 이것이 제 마음속에 동인이었으면 하는 것이 저의 성찰입니다.

Q.희망을 자꾸 강조하신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아파하고 절망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얘기일텐데 행복하지 않은 한국 사회, 근본적으로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요?

A.제가 최근 동남아나 남미를 다녀볼 기회가 있어서 비교적 행복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 사람들의 행복이 외적인 환경에서 오지는 않아요. 우리 보다 환경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표정이 밝고 행복해 하더라고요. 그런데 우리는 뭔가 모르게 부정적 사고에서 스스로를 행복하지 않다 결론을 내리고 사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요. 두 가지 이유인 것 같습니다. 하나는 여러 가지 욕심이 있는데 만족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언어가 발목이 되는 일이 많아요. 평상시에 우리가 쓰는 언어들 가운데 행복과 관련된 언어가 개발이 덜 됐어요. 행복이라는 것도 언어와 밀접합니다. 외국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I am happy'라는 말을 쓰는데 우리는 ‘나는 행복해’란 말을 습관적으로 쓰는 사람은 없잖아요. 일상 언어가 조금 이렇게 풍요로워지면 우리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봅니다.

Q.한국 사회의 불행한 문제는 언론에 자주 노출되고 사회적 관심을 받는 분들의 행태가 문화에 영향을 많이 미칠텐데요. 그런 측면에서 리더들의 반성과 참회의 실천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A.이번 사건처럼 큰 사건이 터지지 않으면 기득권층에 어떤 혁명이라고 할까요. 내려놓기가 자발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거든요. 이번에 고위직 공무원이라던가,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 불공정하게 수입을 올리고 있는 사람 등 모든 것이 대대적으로 수습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적 합의의 에너지가 만들어 졌으니까 지속하면서 쭉 가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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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얼마 전 한 TV프로그램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왔습니다만 존재하는 종교의 신도수를 세어보면 사실상 종교 국가에 가까운 비중을 가지고 있는데 한국 사회가 돌아가는 것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A.종교도 사회 현상과 맞물려 가니까 종교라고 해서 따로 거룩하게 가지는 못했을 겁니다. 그 안에도 많은 비리가 있었을 겁니다. 종교가 그동안 물량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부족했던 부분들이 노출이 된 거죠. 이번에 특별히 종교가 더 앞장서서 성찰해야 된다. 뼈를 깎는 성찰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서 누구보다 공정 사회, 정의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나의 몫을 남에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몫을 각자 찾아가는 훈련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Q.요즘 프란치스코 교황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는 표현이 좋을지 모르지만 워낙 중요한 화두를 던져주시고 낮아지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대중들의 마음을 얻으신 게 아닌가 싶은데,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A.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저도 공부를 많이 하고 있는 중인데 실제 그분 사상을 보면 우선 굉장히 준비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사랑이 기반이 돼 있다는 것이죠. 사회 문제도 통찰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의 최우선은 인간이라는 확신이 있으시고 우리가 일상에서 용도 폐기하는 폐기 문화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기본적으로 경쟁 사회에서 능률, 외모지상주의, 기능주의와 같은 것들의 모순을 꿰뚫어 보고 계세요. 그것에 대한 아주 혁명적인 행동을 하고 계시는 거죠. 가장 낮은 데로 가시니까 사람들에게 더 와 닿는 것 같습니다.

Q.이번에 한국에 오시게 되는데 며칠 정도 머무시는 거죠?

A.워낙 간단하고 간소한 일정을 주문하셔서 준비하시는 분들이 당황할 정도입니다. 4박 5일 정도 머무르시는데 만날 사람만 만나고, 나머지 시간은 기도하시고, 화려한 만찬은 전부 금지하도록 돼 있습니다.

Q.돌아가신 고 김수환 추기경님 말씀 좀 나눠보겠습니다. 인연이 깊으시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회고하시고 차 신부님께 어떤 영향을 미친 인물로 평가하시는지요?

A.인연이 깊은 분들로 보면 옆에서 모셨던 분들이실텐데 제가 노출이 많이 되니까 조금 아는 것 때문에 인연 이야기가 나와서 말할 때마다 부끄럽습니다. 제가 뵌 모습으로는 일대일 만남에서 굉장히 큰 강점을 갖고 계세요. 여러 명을 아우르실 줄도 아셨지만 그만큼 충실하게 사람을 대하셨습니다. 늘 앞에 있는 사람을 존중하는 모습에서 그분의 정의에 대한 발언이 나온 것입니다. 감화를 받은 것은 거절 잘 안하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주례사나 책을 추천을 받던지 거절을 안 하시는데 우유부단해서가 아니라 적극적인 철학이 있었습니다.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 도움 못주겠냐는 것이 철학이셨습니다.

Q.베스트셀러 작가이시도 한데 무지개 원리를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일종의 자기계발서로 분류가 되기도 하는데, 쓰시게 된 계기가 있었는지요?

A.종교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인간완성이죠. 인간완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맥락이 같아요. 그래서 이미 저는 준비가 된 거죠. 종교의 길을 가면서 자기계발서를 쓸 수 있는 준비가 된 거죠. 인간 완성을 목표로 하니 나중에 공부 마치고 보니까 갈팡질팡 하는 분들이 많이 있고 뭔가 도움을 받길 원하는데 도움은 못 받으시는 부들이 있어 저의 생각을 저술해 보자는 생각으로 쓰게 됐고 시기가 IMF때였습니다.



Q.우문같습니다만 가장 애착이 가는 책이 있다면요?

A.<무지개원리>이고 최근 그 연장선상에서 <희망의 귀환>이라는 책을 지난 1년 많이 보급했습니다. 최근 신간이 하나 나왔는데 <천금말씨>입니다. 말이 씨가 된다는 의미인데요. 그래서 이 사회를 치유하는 언어에 대한 연구를 했습니다. 언어 혁명을 이루면 다 이루어진다고 생각을 합니다.

Q.과거 이야기를 잠시 해 보면 형편이 어려우셔서 공고에 진학하신 걸로 아는데 그때 이야기를 회고해주시죠.

A.중학교 다닐 때 영어와 수학이 비교적 기초가 탄탄했어요. 학교는 어쩔 수 없이 학비 문제, 생계 문제로 공고에 들어갔는데 공고에 들어가서 진학에 대한 꿈을 꿀 수 있었던 것은 영어와 수학을 자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위에 쌓아가니까 뒤처지지 않게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군대 다녀오셔서 신부님이 되셨는데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쉽지 않은 결정인데,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되셨는지요?

A.저희가 모래시계 세대입니다. 상징하는 바가 많죠. 정치 격동기니까요. 5공 시절에 대학을 마치고 해군 장교로 있었습니다. 당시 분위기가 대한민국의 분위기를 슬픔과 절망으로 물들였어요. 많은 고민을 하다가 당시 명동성당의 역할이 뉴스에 한번 씩 나올 정도였는데 명동 중심으로 약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그때 고민 끝에 그곳에 합류하는 것도 괜찮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신학교로 가게 된 겁니다.

Q.취업이 어려운 청년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신다면요?

A.시간과의 싸움이에요. 지금 당장은 눈앞에 희망의 꼬투리가 안 잡혀도 노력하고 준비하고 하면서 버티는 수밖에 없습니다. 역사는 리듬을 탑니다. 그 리듬에 합류 할 수 있도록 낙오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Q.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일이 있으신지요?

A.우리나라가 언어가 안 바뀌면 의미가 없습니다. 아름다운 언어, 배려의 언어, 공생의 언어를 살리기 위해 노력해 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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