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B지주, 국민은행 IT문제 "보고 안받겠다" 논란

< 앵커멘트 >
국민은행 주전산기를 교체하기 위한 과정에서 담당 임직원들이 보고서를 심각하게 조작·왜곡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이런 내용을 담은 감사보고서를 은행 사외이사들이 받아주지 않아 문제가 된 바 있는데, KB금융지주 이사회도 이런 보고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대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KB금융지주 이사회가 국민은행의 감사보고서 접수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주사 IT담당 임직원들의 주도로 은행 주전산기 교체 과정이 심각하게 조작되고 왜곡됐는데,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지주 이사회가 이를 보고 받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이러한 내용이 공식 확인된 뒤에도 보고를 거부한다는 점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국민은행 측은 보고 요청이 계속 묵살되자 지난달 28일 지주사에 공문을 보내 감사위원회와 이사회를 열어줄 것을 공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지주 이사회는 답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KB금융지주 이사회 관계자는 "은행 이사회에서 먼저 해결할 일"이라며, "보고를 하려면 오래 전에 했었어야지 다 지난 다음에 해봐야 의미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5월 국민은행 사외이사들도 감사보고서 접수를 거부한 바 있습니다.

주전산기 교체 결정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점을 밝혀냈지만, 은행 이사회도 지주사 이사회도 이를 들어주지 않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은행과 지주사 이사회를 모두 장악한 임영록 회장이 금감원 검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아 두 이사회가 꼼짝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주사가 핵심 계열사의 중대한 사안을 자꾸 덮으려고만 한다."며 "지주사와 은행 이사들 대부분 임영록 회장이 선임한 사람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감독원 검사서가 나가면 이사회에 보고를 하게 될 것"이라며, "위법성이 있는지 따져보겠다."고 밝혔습니다.

KB금융지주 감사위원회는 김영진 서울대 교수, 고승의 숙명여대 교수, 신성환 홍익대 교수로 구성돼 있으며, 이사회는 이경재 전 기업은행장과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장, 이종천 숭실대 교수, 조재호 서울대 교수, 김영과 전 증권금융 사장, 김명직 한양대 교수, 그리고 임영록 회장까지 10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입니다. (robin@mtn.co.kr)

(사진=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