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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N현장] '커피ㆍ치킨점' 생계형 창업 생존율 50% 불과...BBQ마저 한해 폐점률 10%

김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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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기가 안 좋다고 하는데, 커피점과 치킨집만 봐도 경기를 체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기 불황과 일자리 감소 등으로 생계형 창업이 꾸준히 늘고 있는데요. 1년 뒤 10곳 중 5곳이 문을 닫고 있습니다. 자세한 얘기 산업부 김이슬 기자와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1> 요새 한 집 건너 한집이 커피점, 치킨집인 것 같아요. 정말 많은데, 거의 포화상태 아닌가요?

기자> 네, '커피공화국'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커피점도 정말 많이 늘었습니다. 한국유통연감 전국 커피 전문점 수가 2만여 개라곤 하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거란 관측입니다.

네이버 지도검색 서비스에서 커피 전문점으로 검색해 보면요. 3만3천 개가 뜨고, '카페'로 검색하면 7만6천 개가 넘게 나옵니다.

MTN이 여의도에 있는데요. 회사 앞만 봐도 이동 차량을 통해 커피를 파는 분들이 여럿 있고, 빵집이나 음식점 등 다른 간판을 달고 있지만 커피까지 파는 곳이 엄청 많잖아요. 이런 비공식 판매처까지 더하면, 사실 공식 집계가 어려울 정돕니다.

질문2> 치킨집도 커피전문점에 못지 않죠?

기자> 맞습니다. 치킨 하면, '창업의 대명사'가 될 정도로 붐이 일었는데요. 통계청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7년 2만3000개 남짓하던 치킨집이 작년 말에는 3만개를 넘어섰습니다. 해마다 적게는 1200개, 많게는 2000개씩 늘어난 건데 종사자만 7만명에 달합니다.

초보 창업자라도 특별한 조리기술이나 경험 없이 창업이 가능하고,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아서 커피와 치킨 업종에 많은 창업자가 몰리고 있는 겁니다.

질문3> 커피점과 치킨집이 정말 우후죽순 늘고 있는데, 여기에 최근 대기업까지 가세하고 있다면서요?

기자>네, 최근 사조그룹은 계열사 사조화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참바른'을 통해 치킨프랜차이즈 시장에 진출하고, 본격적인 가맹사업자 모집에 나섰습니다. 사조그룹은 향후 5년 내 1000개 점포를 출점한단 계획입니다.

또 '삼양라면'으로 유명한 삼양식품도, 최근 라면요리 전문점을 오픈하면서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대기업까지 나서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지만, 사실 시장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습니다. 4년 전 '디초콜릿 커피'를 통해 커피 사업에 뛰어들었던 인터파크도 최근 손을 뗐는데요. 실적 악화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디초콜릿 커피를 운영하는 인터파크에이치엠은 올 상반기 매출액 73억4500만원을 기록했고, 25억5700만원 이상의 당기순손실을 입으면서 전분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질문4> 얘기 들어보니,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네, 일단 폐점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치킨집 등을 창업한 자영업자 중 1년 이내에 폐점하는 경우는 50% 수준, 3년 내엔 70%가 문을 닫고 있는 실정입니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프랜차이즈도 상황은 마찬가진데요.

네, 요즘 치킨 프랜차이즈 중에선 BBQ가 점포수 약 1550개로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폐점률도 10%로 가장 높았습니다. 지난해 150개 이상의 매장이 문을 닫은 겁니다.

공정위 가맹사업자 정보공개서를 보면, 프랜차이즈 업체의 대략적인 사업 현황에 대해서 확인해볼 수 있는데요.

BBQ의 경우 초기 가입비와 교육비, 보증금 등 기본적인 가맹사업자 부담금만 2억원 가량이었습니다. 페리카나 3천만원, 교촌이 5천6백만원, 또 이런 가맹금이 전혀 없는 굽네치킨 등과 비교해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유명 프랜차이즈일수록 대부분 비싼 상권에 출점하게 되는데요. 때문에 수익성 악화로 폐점을 하게 되면, 권리금도 미처 못챙기고 나오는 경우가 많고 또 인테리어 투자비용 등 손해도 전부 점주가 떠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서 취재한 내용이 있는데요. 영상으로 확인하겠습니다.

서울의 한 대학가.

걸어서 1분도 채 안 걸리는 거리에 커피점만 10여 개가 넘습니다.

전국 커피전문점은 5년 전보다 세 배나 뛴 1만9천여 개로 그야말로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언주 / 커피점 운영
"그냥 열어놓으면 사람들이 올거라고 생각하는데 아니거든요. 노력을 안하면 힘들어요. 커피숍에서 살아남기가.."

창업의 대명사인 치킨 시장의 상황은 보다 열악합니다.

직장에서 밀려난 이후 퇴직금 등을 쏟아 치킨집을 차리지만 성공 신화는 극히 일부의 이야깁니다.

치킨집은 우후죽순 늘어 현재 3만여 개가 넘는데, 폐업률은 20% 수준으로 1년도 못가 치킨집 100개 중 20개는 문을 닫는 실정입니다.

프랜차이즈도 결코 안전망이 될 수 없습니다.

치킨업계 1위 BBQ의 폐점률은 10%로 지난해 150여 개 매장이 사라졌고, 커피점 할리스, 엔제리너스 등의 폐점률이 5% 정도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초기 가입비와 교육비 등 창업 비용으로 투자금액만 2~3억원을 쏟아붓지만, 폐점 시 손해는 고스란히 점주가 부담해야 할 몫입니다.

[녹취] 프랜차이즈 점주
"재료비, 인건비는 올라가는데 우리 매출은 제자리걸음 내지는 떨어지죠. 인테리어 리모델링 6천만원 주고 했는데, 그거 날렸죠."

최근 사조그룹 등 일부 대기업들도 잇따라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이며 시장 판을 키우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습니다.

'디초콜릿 커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인 인터파크는 최근 실적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4년 만에 사업을 철수했습니다.

일자리를 잃은 퇴직자들이 생계를 잇기 위해 뛰어드는 커피와 치킨 창업.

하지만 막상 손대긴 쉬워도 생존하기 어려운 현실 탓에 소리소문 없이 몰락하는 자영업자들이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이슬(iseul@mtn.co.kr)입니다.

질문5> 그런데 요즘 자영업자 분들이 '배달앱'이란 또 다른 암초에 부딪히고 있다는데, 무슨 내용입니까?

기자> 네, 제가 이번에 취재를 하면서 자영업자 분들 고충이 뭔가 들어봤더니 '배달앱'을 고민으로 꼽는 분들이 꽤 많았습니다.

무슨 사정인가 하면, 요새 TV 광고에서도 많이 보셨겠지만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음식을 배달할 수 있는 앱이 유행인데요. 이 앱을 이용하면 할인이나 적립 등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 전화 대신 배달앱 사용이 늘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월 3만원 수준인 배달앱 광고비가 최근 5만5천원으로 올랐을 뿐 아니라, 주문 건당 수수료가 13%에서 20%까지 굉장히 높습니다. 치킨에서 20%면 4천원 정도로 큰 금액인데, 이 마진이 빠지게 되는 것이어서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부담이 큰 겁니다.

그래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10년 넘게 치킨집을 운영한 자영업자 분 얘기를 들어보니, 요새 10건 중 5건은 이 배달앱을 통해 주문한다고 합니다. 주문 한 건이 아까운 상황에서 큰 부담이지만, 이제 배달앱 가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겁니다.

업주입장에서는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는데 마진은 갈수록 감소하는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는 셈입니다.

마무리> '생존율과 폐점률'이 창업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경기가 안좋은 건 둘째 치고, 워낙 많은 매장이 난립하면서 출혈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여기에 변화하는 외식 환경도 자영업자들이 고민하고, 또 적응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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