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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약값에 치료 포기하는 희귀병 환자들...희망은 없나?

반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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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약이 있는데도 처방을 받지 못하는 희귀병 환자들이 있습니다. 특발성 폐섬유화증 환자들인데요, 폐가 딱딱하게 굳는 이 폐섬유화증 환자의 절반 이상이 5년 안에 사망하는 무서운 질환입니다. 여기에 쓸 수 있는 약은 현재로선 하나 뿐인데, 정작 환자들은 비싼 약값이 부담돼 약을 먹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산업2부 반기웅 기자 나와있습니다.

< 리포트 >
앵커: 반기자, 환자 절반 이상이 5년 안에 사망에 이른다는 폐섬유화증, 좀 생소한 병명인데 이게 희귀병인가보죠?

기자: 네, 정확히 말하면 특발성 폐섬유화증이라고 하는데요. 쉽게 말해 폐가 딱딱하게 굳는 병입니다. 폐가 제 역할을 못하다 보니 기침이 잦아지고,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지요. 증상이 악화되면 호흡을 할 수 없게 됩니다. 희귀병으로 분류돼 있는데, 우리나라에만 4천 명이 넘는 분들이 이 폐섬유화증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앵커: 사망율이 높은 걸 보니 이게 무서운 병인데, 아직 치료 방법이 없는 건가요?

기자: 안타깝게도 현재로서는 발병 원인도 모르고 치료 방법도 없습니다. 폐 이식을 하기도 하는데, 부작용 우려가 높고 성공율이 극히 낮은 편입니다. 마땅한 치료 약도 없습니다. 증상을 호전 시키는 치료제는 없고요. 지금 쓸 수 있는 약은 증상 악화를 지연시켜 주는 약이 유일합니다. 국내에서 개발된 약은 아니고 일본에서 수입해오는 약인데, 이게 건강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약이다 보니까 무척 비쌉니다.

앵커: 얼마나 비싸길래 환자분들이 복용을 하지 못하고 있는 건가요? 환자 분들은 정말 절박한 상황일텐데 약 구입을 꺼린다니 선뜻 이해가 가질 않네요.

기자: 네,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다보니 딱 정해진 가격은 없습니다. 보통 약국에서 약 한 알 당 8천 원에서 1만 원 정도 합니다. 하루 여섯 알을 복용해야 하니까, 이 약값만 해도 하루 5~6만 원. 한 달이면 180만 원을 써야 하는 거지요. 문제는 이 폐섬유화증이 보통 60세 이상 고령층에 발병하다 보니까 소득이 없는 분들이 많다는 겁니다. 거기다가 항암제처럼 일정 기간 동안 정해서 먹는게 아니라, 계속 복용해야야 하거든요. 약값이 큰부담이 된다는 거에요. 실제로 비싼 약값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어른신 얘기를 들어 보시죠.

[인터뷰] 박재훈 폐섬유화증 환자
"부담이 많지. 약값이 너무 비싸니까 두 개씩 먹으라는 데 한개씩 먹고 있어. 약값이 보험이 됐으면 좋겠어"

기자: 저 어르신은 약값이 부담되서 약을 절반만 먹고 있습니다. 두 알 먹을 약을 한 알씩 먹는 거죠. 사실 저렇게라도 약을 먹을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아예 약 처방을 포기하는 분들도 많아요.

앵커: 안타깝네요. 약이 있는 걸 아는데도 복용할 수가 없다니. 이 비싼 약값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 건가요?

기자: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건강 보험을 적용하면 됩니다.

나라에서 약값을 지원해주면 환자들은 싸게 살 수 있겠지요. 약이 보험 적용돼서 급여화 되려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이미 심평원에서 심사를 했었는데 심평원은 보험 적용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앵커: 이유는 뭔가요? 재정적인 부담 때문인가요?

기자: 네. 평가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이번 경우에는 비용 효과성이 떨어진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효과에 비해서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는 건데요. 평가할 당시 이 약제의 경제성을 입증해 줄 관련 자료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약회사에서는 지난 10월, 자료를 보완해 이 약의 급여화 여부를 다시 검토해달라 신청을 해놓았는데요, 심평원에서는 120일 안에 보험 적용 여부를 결정해야하 하니까, 여러 서류 보완 기간을 감안해도 늦어도 올해 상반기에 급여화 여부가 결정될겁니다.

앵커: 환자분들을 진료하고 약을 처방해야하는 의료진들도 이 상황이 많이 안타깝겠어요. 의료진들이 직접 나서서 약이 필요하니 보험 적용해달라 심평원에 건의하기도 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이 약이 증상을 호전시킬 수는 없어도 심해지는 건 막을 수 있거든요. 의사들은 해외에서 신약 개발이 활발이 이뤄지고 있고 또 곧 출시를 앞둔 약도 있으니 상태 악화를 지연시킬 수 있는 이 약 처방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정만표 교수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정만표 교수 /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다른 방법이 있으면 그리 가면 될텐데, 현재로서는 이 약밖에 없으니까...그런 것 때문에 저희 연구회에서 그런 걸 해야지 환자들이 먹을 수 있으니까 심평원에 자료도 보내고"

앵커: 비싼 약값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포기한는 분들이 이렇게 많다는 게 무척 안타깝네요. 모쪼록 약을 제때 처방받고 환자분들이 건강한 삶을 되찾기를 바라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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