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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사이드 25시]국민연금, 코스피200 해바라기만 50조..대략난감&아찔

이충우 기자

자문사와 운용사, 연기금(LP) 그리고 연기금의 돈을 받아 관리하는 다양한 펀드(GP) 등 기관투자가를 포괄하는 바이사이드(Buy-side). 주식을 매수하는 쪽으로 반대 의미인 셀사이드와 함께 금융투자업계의 양대 축을 구성합니다. 그런데 이 바이사이드 전반에 부는 변화의 바람이 심상치 않습니다. 소규모 자문사부터 대형 연기금까지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고 한단계 도약하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자문사는 진입장벽이 낮아진 사모펀드 시장에 잇따라 진출할 채비를 갖추며 무한 경쟁을 예고했습니다. 아시아펀드패스포트 도입으로 해외 업체들과 국내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운용사들은 역량 강화라는 과제에 직면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의 2%에 불과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로 진출할 채비를 갖추는 것도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입니다. 마찬가지로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도 수익률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국내채권에 매몰된 투자포트폴리오를 해외, 대체투자 분야로 다변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GP도 예외가 아닙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사모펀드(PEF) 등의 경쟁은 지금 이순간에도 영역을 가리지 않고 숨막히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빠른 변화의 현장을 '바이사이드 25시'를 통해 생생하게 짚어보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충우 기자] 500조원의 국민 노후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수익률이 마이너스 전환하며 시장 대비 저조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기금 투자방식의 한계와 기금운용 안정성을 이유로 대형주 투자에 너무 매몰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최근 홈페이지에 공시한 8월말 기준 시장대비 수익률에 따르면, 올들어 국내주식 투자수익률은 -0.3%를 기록해 시장 대비 3.1%포인트를 밑돌았다.


해외주식 수익률은 4.8% 시장대비 0.9%포인트, 해외채권은 0.8%로 시장 대비 0.4%포인트 하회했다. 국내 채권 수익률은 2.9%를 기록했다. 벤치마크를 하회하기는 다른 자산군도 마찬가지지만 국내주식 투자 수익률이 특히 저조한 성과를 거둔 것.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규모는 2분기말 기준 95.8조원으로 전체자산 대비 19.3%를 차지하고 있다.


국민연금 측은 올들어 코스닥 종목을 비롯해 중소형주의 강세가 두드러져 대형주 위주인 국민연금 의 국내주식 투자수익률이 올들어 시장 대비 저조한 수익률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최동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민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국민연금의 코스피 대형주 투자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코스피 중형주까지 포함하면 92%를 넘는다.

<출처 : 최동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대형주는 78.03%, 중형주는 14.10%, 소형주는 1.42%, 코스닥은 4.01%다. 2011년말 기준 중형주 비중은 9.44%, 소형주는 0.62%, 코스닥은 2.81%였다. 중형주 비중이 늘었고, 소형주도 소폭 늘었지만 아직도 대형주 비중이 압도적인 상황이다.


국민연금 수익률은 단기간의 코스닥지수 등락과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주의 변화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서 평가해야한다. 올 8월들어 국내주식투자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 역시 이런 맥락을 고려해야한다.


다만, 국민연금은 지난해에도 대형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국내주식 투자부문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년 수익률은 -5.4%로 시장 대비 1.8% 하회했다.


국민연금은 연기금 투자방식의 구조상 중소형주 투자가 어려웠고 그 결과 작년과 올해 성과가 부진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시장유통 물량에 대한 거래제한 내부지침이 있는데 연기금의 경우 기본적인 투자규모가 크기 때문에 괜찮은 중소형주가 있어도 조금 밖에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중소형주, 코스닥 종목들의 시가총액이 대형주보다 작고 거래량도 많지 않아 국민연금이 조금만 매매해도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가격 왜곡현상이 일어나 적극 매매에 나서긴 힘들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인 내부지침은 '대외비'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존의 투자 관행을 고집하는한 이런 부진은 불가피해보인다. 운용의 틀을 대대적으로 바꿔야하는 이유다.

국민연금의 직접운용은 8월말 기준 46조원이다. 위탁운용 45조원보다 1조원이 많다. 그런데 직접 운용의 경우 기금운용지침상 중장기적으로 '패시브 운용'을 지향한다. 코스피 시총 상위 2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 200지수를 벤치마크로 지정해 이 지수를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방식이다. 예외는 종종 있지만 코스피200지수를 구성하는 대형주 위주의 투자가 주를 이룰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제조업 위기'이고 여기에서 말하는 제조업은 대형주와 상통한다. 국민연금이 위기의 주식에 몰빵하는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정리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얼마전 '연금화 확대 및 연금자산의 효율적 관리 방안' 정책 세미나에 참석해 "국민연금은 능력있는 외부위탁하는 규모를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싹하다.

국민연금 위탁운용의 경우 순수주식형, 중소형주형, 장기투자형, 대형주형, 액티브퀀트형, 배당주형, 밸류형으로 나누고 수익률 점검을 한다는 설명이지만 자체 기준에 따른 관리로 대외적인 공표는 어렵다며 유형별 공개는 하지 않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은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 주식, 국내 채권, 해외 주식, 해외 채권, 대체투자 등 투자자산군만 통틀어서 공시하고 있다. 기금운용 안정성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중소형주 투자가 어렵다는 근거를 내세우려면 장기 수익률을 비교해봐야 하는데 현재 정보공개 수준으로는 상호비교가 어렵다. 다만 그 오랜 역사와 경험을 자랑하는 예일대기금이 중소형주도 아니고 우리가 훨씬 더 위험이 크다고 철썩같이 믿는 벤처투자와 레버리지드 바이아웃(LBO)에 어마어마한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연금에 돈을 내고 있는 가입자들도 관심있게 고민해야할 대목이다.


한편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자 절반 이상이 100인 미만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일정 비율 이상을 중소기업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국회 계류 중이다.

최동익 의원실 관계자는 "기금 운용의 혜택이 대기업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중소기업의 육성, 일자리 창출 및 국민 소득증대에 기여하게끔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코스피, 코스닥 시총 비율 변화에 비해 국민연금의 투자비율은 큰 변화가 없다"며

"2011년부터 코스피 시총이 251조 증가하는 동안 국민연금 투자액은 30조 늘었지만 코스닥은 97조원 증가하는 동안 2조원 증가했다. 비율대로 단순 계산하면 코스닥에 10조 이상 투자해야하는데 증가율이 너무 미미하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충우 기자(2think@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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