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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출시도 안 됐는데…은행원들 'ISA' 실적 압박 스트레스

최보윤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최보윤 기자] "1인당 100개 이상 'ISA' 계좌 터라"


최근 모 은행 직원들은 이같은 내용의 실적 할당을 받았습니다.


본점의 경우 1인당 50개, 영업점의 경우 1인당 100개 이상씩 ISA 계좌를 유치하라는 주문입니다.


이 은행 뿐만 아니라 다른 은행들도 내부적으로 최소 목표치를 정하고 있어 조만간 전직원들에게 실적 할당 조치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은행원들은 "ISA의 경우 은행 뿐만 아니라 증권사와도 경쟁을 해야 하는 만큼 압박이 거셀 수 밖에 없다"면서 "통상 신상품이 나올 때 보다 실적 할당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참다 못한 한 은행원의 가족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온 가족이 동원돼 벌써부터 'ISA 가입 유치 대작전'을 펼치고 있는데, 부담이 너무 크다는 이유에섭니다.


지인들에게 가입을 부탁하면서 부담을 줄 수 없으니 사비를 들일 계획인데, 계좌당 만원씩 입금 시킨다치면 목표치가 100개 계좌인만큼 최소 100만원이 든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ISA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로 다음달 14일 출시될 예정입니다.


ISA는 예적금과 펀드, 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하나의 통장에 골라담아 운용하고 총 수익의 최대 250만원까지(연 소득 5천만원 이상은 200만원)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재테크 상품입니다.


초저금리 시대인 만큼 비과세 금융 상품으로 자금이 몰릴 수 밖에 없는데다,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5년간 계좌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금융회사들의 고객 유치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개별 금융회사 입장에선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5년간 장기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또 금융회사별로 가입 실적에 따라 신뢰도 평가가 줄세우기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하지만 ISA에는 투자 상품이 들어있어 손실을 볼 경우 비과세 혜택이 무의미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은행의 경우 투자일임업을 해 본 경험이 없습니다.


투자일임업은 말 그대로 금융사가 고객의 자금을 일임해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음을 뜻합니다.


금융당국은 ISA 출시 한 달 여를 앞두고 상품 흥행을 위해 은행에도 ISA에 한해 투자일임업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고객의 지시에 따라 상품 운용을 하는 신탁형ISA만 준비하던 은행들은 부랴부랴 준비에 들어갔으나 당국의 뒤늦은 결정 탓에 상품 설계 조차 허둥지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초반 경쟁에서 밀릴 수 없는 만큼 은행들도 어떻게든 일임형 ISA 상품 출시와 고객 유치에 속도를 낼 계획입니다.


실체도 없는 ISA를 두고 경쟁에 돌입한 은행들이 더욱 우려스러울 수 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초기 흥행이 중요한 만큼 사전 마케팅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순 없다"면서 "다만 과당경쟁으로 이어질 경우 불완전판매를 키울 수 있는 만큼 철저히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금융사들의 처절한 생존 경쟁에 휘말려 행여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새로운 상품에 대한 이해는 필수입니다.

끝으로 ISA 가입 전 챙겨봐야 할 사항을 정리해 봤습니다.


1.ISA는 우선 스스로 성향을 파악해 일임형으로 할지 신탁형으로 할지, 안전자산 비중을 높일지, 투자 비중을 높일지 가려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 특히 아직까지 금융회사 별로 상품 포트폴리오나 수수료 책정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마케팅에 현혹돼 설익은 ISA 판매사에 사전 가입을 하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3. 아울러 A은행에서 첫 ISA 계좌를 텄다해도 이후 상품 운용이나 수익률에 불만이 따른다면 다른 금융회사로 갈아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현재 금융당국에서 제도를 마련 중인데, 이르면 5월부터 계좌이동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4. ISA는 투자 상품이 있는 만큼 경우에 따라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될 것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최보윤(boyun7448@naver.com) 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경제금융부 = 최보윤 기자 (boyun74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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