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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수칼럼] ‘대통령’ 직함도 바꿔보자!

최남수 대표이사 2016/12/13 09:08

소소한 지적부터 시작해본다. ‘최순실 게이트’란 표현에서 ‘게이트’란 말은 잘못 사용되고 있다. 1972년 미국 닉슨정부의 민주당본부 도청사건이 일어난 곳이 워터게이트빌딩. 그래서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불린다. 건물 이름의 뒷 단어를 붙여 어떤 사건을 ‘무슨 게이트’로 부르는 건 말의 오용이다.

어쨌든 워터게이트 사건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진행 과정은 판박이다. 폭로, 부인, 추가 폭로, 부분적 사과와 은폐 시도, 잇따른 폭로, 점점 올라가는 사과의 수위, 마침내 탄핵 초읽기 그리고 하야. 우리 쪽의 종착점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보도한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이 쓴 ‘워터게이트’를 보면 사건 제보자 딥스롯의 고발이 우리 현실과 그대로 오버랩된다. ‘닉슨의 백악관은 강압적으로 정부 각 기관을 빼앗았다. 백악관의 애송이 보좌관들은 관료 조직의 최고위층에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칼을 휘두름으로써 정부와 국가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개의치 않고 대통령의 측근들은 비열한 수단을 사용해 일단 손에 넣은 권력에 집착하는 얄팍함을 보였다.’ 44년의 시차와 지리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궤도를 이탈한 권력의 속성은 똑같은 것인가.
워터게이트 사건은 도청사건으로 알려졌지만 닉슨과 측근들의 권력농단이 깊은 원인이다. 닉슨정부가 영국에서 독립한 미국의 역사적 발원점의 의미를 크게 훼손한 데서 비롯됐다.

미국이 신대륙의 새로운 정치 시스템을 세울 때 최고의 리더를 ‘프레지던트’(President)라고 부른 이유가 있다. 1774년 9월의 필라델피아 대륙회의. 연방국가 건설을 논의하기 위해 동부의 주정부 대표들이 모인 자리였다. 이들은 의장격의 대표를 처음으로 프레지던트라고 불렀다. 회의를 주재한다는 의미의 ‘프리자이드’(Preside)에서 따온 말이다. 영국의 권위주의적 왕정을 혐오했기에 리더가 회의 진행자같이 민주적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희망이 담긴 것이다. 닉슨행정부는 이를 배신했다.

미국의 프레지던트가 우리나라에 와선 ‘대통령’(大統領)으로 쓰였다. 사연은 이렇다. 중국 청나라에서 프레지던트의 음을 따라 ‘백리이천덕’(伯理爾天德)으로 표기했다. 조선도 이를 사용했으나 1883년 홍영식이 미국을 다녀와 고종에게 ‘대통령’이란 말을 소개하면서 공식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10년 전인 1873년 일본의 미노사쿠 린쇼가 ‘프랑스 헌법’을 출간하면서 ‘백리이천덕‘을 대통령으로 번역한 데 영향을 받았을 것이란 해석이다(지금 다시, 헌법, 차병직 윤재왕 윤지영 저). 대통령이란 말 자체가 수입된 것이다.

당연하다고 여기며 사용한 대통령이란 말의 뿌리. 우리 스스로 그럴듯한 의미를 부여한 역사가 있을 줄 알았는데 좀 허망하다. 게다가 프레지던트의 좋은 뜻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큰 대’ ‘거느릴 통’ ‘거느릴 령’. 반복된 단어 ‘거느리다’의 사전적 의미는 ‘부양해야 할 손아랫사람을 데리고 있다. 부하나 군대 따위를 통솔하여 이끌다’이다. 국민을 손아래나 부하로 보는 권위주의적 발상이다. 박근혜정부가 보여준 모습이다.

찬반논란이 있지만 개헌 논의도 조만간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나라의 지배구조를 혁신하는 일이다. 이때 대통령이란 직함도 국민들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말로 바꿔보면 어떨까.

실제 헌법에는 헌법 수호,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 등 대통령의 책무가 주로 언급될 뿐 ‘다스린다’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리더를 어떤 이름으로 부를지도 흔들린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중요한 토양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기업들도 창의적·수평적 문화를 도입하기 위해 먼저 하는 일 중 하나가 임원과 간부들의 호칭 변경 아니던가. 주권자들을 받들어야 하는 자리인 대통령. 이젠 오래된 수직적 계급장을 떼어내고 시대에 맞는 수평적 새 직함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한다. 직함 같은 형식이 리더 스스로의 자기 정체성과 리더를 바라보는 국민들 시선을 더욱 민주적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최남수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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