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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뒷돈 의혹·강제 폐점까지...잡음으로 얼룩진 DDP

이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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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 상권이 침체되면서 각종 잡음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음식점들이 밀집한 디자인장터에서는 상인들의 집단행동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과거 입점 과정의 뒷돈수수 등 각종 의혹도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이야기 해보죠.
이대호 기자!


앵커1) 먼저 우리가 이야기하게 될 DDP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을 해보죠.


기자)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 가운데 이번에 논란이 된 곳은 '디자인장터'입니다. 지하에 있는 상가 구역을 말하는데요. 동대문역사공원역에서 두타, 맥스타일 쪽으로 지하통로가 이어지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DDP 디자인장터는 지난 2014년 3월에 문을 열었고, 당시 '3년 위탁운영'으로 진행돼 오는 3월 계약기간이 만료될 예정입니다. 위수탁 구조가 많이 복잡해서 갈등의 발단이 되기도 하는데 그 점은 잠시 후에 짚어보기로 하고요.

지금 보시는 화면은 평일 점심시간 디자인장터 모습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유동인구가 얼마 되지 않고, 점심시간임에도 식당가 테이블이 대부분 비어있는 모습입니다. 장사가 안 된다는 거죠.

박소현 앵커, 이곳의 임대료가 얼마나 될 거라고 생각되세요?


앵커2) 약 20평 정도 기준으로 한 400~500만 원 정도 아닐까요? 실제로 얼마나 하나요?

기자) 월 임대료가 3.3㎡당 60~70만원 선입니다. 83㎡짜리 작은 식당 하나 월세가 1,500만원에 이릅니다.

이보다 작은 76㎡ 규모 커피숍은 입점 당시 경쟁률이 높았던 탓에 임대료가 월 2,000만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런 임대료와 달리 장사가 너무 안 된다는 점입니다. 보신 것처럼 상권이 죽어 있다보니 세입자 대부분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그렇다보니 오랜 기간 임대료를 내지 못해 보증금까지 다 까먹은 상인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3년 임대차 계약이 오는 3월 만료되는데요. 재계약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고, 재계약을 한다 해도 임대료를 얼마로 할 것인지 등의 문제가 있어서 그동안 쌓였던 불만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3) DDP 디자인장터가 어떤 구조로 운영되는지도 간략히 살펴봐야 뒷부분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겠는데요?


기자) 해당 공간은 서울시-서울디자인재단-GS리테일-임차인 구조로 운영됩니다.

서울시가 DDP를 운영하기 위해 만든 디자인재단이 위수탁 사업자로 GS리테일을 선정해 디자인장터 전체를 마스터 리스 방식으로 맡기고 있습니다. GS리테일은 이 공간을 개별 사업자들에게 임대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입니다.

GS리테일은 제한경쟁입찰을 통해 위수탁 사업자로 선정됐고, 2014년 3월부터 총 5,424㎡ 면적에 대해 사용료 연 46억원 가량을 내고 있습니다.


앵커4) 당시에 상인들이 DDP에 입점하기 위해서 '뒷돈'을 건넸다는 폭로도 나왔다고요?


기자) 지금은 이렇게 장사가 안 되지만, 입점 당시만 해도 DDP 상권이 대단히 활성화 될 것처럼 알려졌었습니다.

DDP 자체가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패션쇼 등 각종 전시행사도 열릴 예정이었고, 특히 동대문 상권이어서 '24시간 영업'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임대료도 그렇게 비싸게 책정됐던 것이고요.

때문에 당시 이곳에 입점하려는 상인들이 디자인장터를 기획한 한 협동조합 관계자에게 뒷돈을 주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임차인 A씨
(혹시 사장님은 얼마나 지불하셨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5,000만원이요. 일종의 뭐 권리금이었죠. 소개비 명목이었는데..."
(상권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권리금이?)
"그렇죠. 네네..."

[인터뷰] 임차인 B씨
"그렇죠. 맞아요. 그런 식으로 들어왔어요. 어차피 처음에는 다 브로커들이 소개를 한 거니까..."

앞서 DDP 디자인장터의 위수탁 운영 구조를 말씀드렸는데요. 당시 GS리테일이 서울디자인재단으로부터 사업 위탁을 맡는 과정에서 GS 측과 함께한 업체가 있었습니다.

모 협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GS리테일과 사업계획서를 함께 작성한 곳인데요. 이 조합은 GS측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대가로 일정 면적(약 1/3)에 대한 테넌트(임차인) 유치 권한을 갖게 됐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입점을 원하는 상인들이 이 조합 측에 상당한 금액을 건넸다는 것인데요.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이 넘는 돈을 주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특히 일부 상인들은 본인이 조합에 준 돈으로 인해 GS리테일로부터 입찰가격 등 정보를 얻어낼 수 있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나아가 입찰 당일 입찰 마감시간이 지난 뒤 GS리테일 본사 관계자가 조합 관계자에게 입찰가격 정보를 알려줘 이를 바탕으로 입찰가를 써냈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임차인 C씨
"2억 달라는 걸 1억으로 어떻게 깎아서 결국에는 1억으로 해서 들어간 거에요. 그래서 입찰을 그렇게 해서 받았단 말이에요. 그런 식으로 들어간 거에요. (당시)4시 반까지였어요. 입찰 마감 시간이. 그럼 입찰 금액을 적어서 내야 할 것 아니에요. 그 전에. 그래야 마감이 되면 그 뒤로 추첨을 해서 (금액)제일 많이 쓴 사람을 뽑아야 되는데, 4시 반까지 기다렸어요. 밖에서. 건물 밖에서 차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4시 반이 되니까 (GS 측에서 조합 사람에게)전화가 와요. 전화가 와서 '얼마다'하고 전화가 온 거에요. '얼마다' 그래서... 그게 이제 최고가겠죠. '얼마 쓰시면 됩니다'해서..."

조합 관계자를 통해 혹은 프랜차이즈 본사를 통해 이런 식으로 돈을 건냈다는 임차인은 파악된 곳만 5~6곳에 달했습니다.

이들은 이 돈의 성격에 대해 '뒷돈, 권리금, 컨설팅비, 복비' 등 저마다 달리 표현했습니다. 다만, 이 돈이 실제 GS리테일 측에 흘러들어 갔는지는 아무도 확인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앵커5) 이 돈을 받았다는 사람은 뭐라고 말하던가요?


기자) 돈을 받은 것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정당한 사업비'였다는 주장입니다.

DDP 디자인장터에 문화콘텐츠를 접목하는 방안 등 사업계획을 해당 조합이 GS리테일과 함께 수립한 만큼 이에 대한 사업비가 투입됐다는 것입니다.

또한 조합 측이 약 1/3에 해당하는 테넌트 유치 권한을 가졌던 만큼, 개별 상인들에게 입점 기회 등 창업 컨설팅을 제공한 대가라는 것입니다.

[인터뷰] A협동조합 관계자
"실제 저희가 DDP 쪽에 협력회사 제안서 제작부터 테넌트 유치를 하는 동안 들었던 실사업 비용을 면적별로 분할해서 분담하게 됐던 부분이라 낙찰을 보장하는 성격의 비용이 아니었고요. 아무리 최고가 입찰이라 하더라도 DDP라는 곳 자체가 창조지식의 발신지라는 건립 방향에 부합되는 시설의 목적이 있기 때문에 그 특수성을 감안해서 여러 가지 지표를 가지고 보는 부분이기 때문에 최고가라 하더라도 반드시 낙찰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앵커6) GS리테일 측의 입장도 궁금합니다. 특히 입찰 정보가 새나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 아닙니까?


기자) GS리테일은 해당 금전 거래와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사업을 해당 협동조합 관계자와 함께 진행했던 것은 서울시에서 위수탁업체 선정 때 '문화 콘텐츠' 부문을 중요하게 평가했기 때문에 관련 컨설팅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대가로 약 250평 내외, 총 8개 매장에 대한 테넌트 유치권을 부여한 것이고, 조합 측이 입점 희망업체에게 받은 자금은 GS와 상관없다는 입장입니다.

입찰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서는 공공입찰이 아니라 민간기업의 임차인 유치 성격인 만큼 입찰마감 시간이 중요했던 것이 아니었고, 임차인 유치는 그 후에도 계속됐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 송완섭 / GS리테일 홍보팀 차장
"DDP 업체 선정은 내부기준에 따라 매장 위치와 업종별로 브랜드 경쟁 모집을 진행했습니다. 일부 제기되는 의혹은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님임을 말씀드립니다."


앵커7) 의혹을 떠나서 DDP 디자인장터 사업 자체만 놓고 봐도 문제가 많다고요?


기자) 임대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문제는 앞에서 짚어드렸는데요. 이번에 서울시가 위수탁 업체 재입찰을 앞두고 감정평가를 다시 실시한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2014년 당시에는 전체 5,424㎡ 면적에 대한 1년 사용료로 약 46억원이 책정됐었는데, 이번에는 36억여원으로 크게 하향조정 됐습니다. 입점 전 떠들썩했던 것에 비해 상권이 좋지 않다는 것이 증명된 셈입니다.

이에 따라 입점 상인들은 올해 재계약 때 자신들의 임대료도 대폭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아예 재계약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불확실성도 큽니다.

GS리테일이 서울디자인재단으로부터 사업권을 다시 낙찰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GS리테일이 사업에서 손을 뗀다면 임차인들은 새로운 운영 사업자에 의해 폐점 조치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GS리테일이 사업권을 재취득 하더라도 임대료 인하가 가능할지 알 수 없습니다. 이미 GS 측은 매출 부진을 감안해 점주들에게 임대료 인하 조치를 해줬고, 자신들도 이익 보는 것이 거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GS측이 그동안 임대료 때문에 마찰을 빚었거나 수익성에 걸림돌이 되던 상인들을 이 참에 내보낼 수도 있는 일이어서 상인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일단 GS리테일은 상생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송완섭 / GS리테일 홍보팀 차장
"장기적 불황에 따라 다수 입점업체의 매출 부진은 안타깝게 생각되며, 이에 당사는 임대료 감액 및 마케팅 지원, 보증금 조정 등 상생적인 영업 지원을 했습니다. 앞으로도 필요시 상생 차원에서 일부 어려운 업체들에 대해 여러 가지 지원책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상당수 임차인들은 적자 때문에 월 2,000만원 안팎에 달하는 임대료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3년간 누적된 적자로 인해 보증금 수억원을 다 까먹은 사람도 많고요. 이미 보증금까지 모두 날리고 단 한 푼도 건지지 못한 채 강제로 폐점 당한 점주들도 상당수 있습니다.

이들은 서울시에 탄원서를 넣고 국회 을지로위원회에도 도움을 청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송을 준비 중인 사람들도 있습니다.

서울시와 GS리테일, 혹은 새로운 위탁업체, 그리고 입점 상인들이 극적인 상생 방안을 찾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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