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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일자리 만들기에 올인하는 트럼프가 부러운 이유

김이슬 기자

<연초부터 고용절벽 예고에 '절실한 일자리' 사진=뉴스1>

[머니투데이방송 MTN 김이슬 기자] 취임을 하루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제너럴모터스(GM)와 월마트가 수많은 일자리를 미국으로 돌려놓아 감사하다"라는 글을 남겼다.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GM이 미국에 일자리 1500개를, 세계 선두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1만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겠다고 투자 계획을 밝힌 이후다. 일자리에 목마른 미국인들의 환호를 살 법하니 트럼프가 한껏 고무될 만하다.

청년 실업률이 9.8%로 1999년 통계작성 이후 최고치인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최악의 고용한파가 예고되면서 대선 주자들은 앞다퉈 '일자리 대통령' 선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취업난을 해결하고 일자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놓고 표가 갈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100만 명이 넘는 청년들이 취업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고 하니, 지표만 봐도 일자리 문제는 최악의 정점에 있음이 분명하다.

국정농단 사태로 어수선한 정국이지만, 정부도 민생 다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유일호 부총리는 18일 전체 일자리 예산의 3분의 1을 올 1분기에 조기집행하기로 하는 등 일자리 대책을 발표했다. 경기 위축 흐름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공공부문에 한 할뿐, 정작 중요한 민간 기업들의 동참을 이끌어내진 못하고 있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같은 날 열린 고용노동부 장관과 30대 그룹 CEO 초청간담회에서 "뭘 안주면 안줬다고 패고, 주면 줬다고 패는 참담한 상황"이라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돈을 내라고 해서 낼 수 밖에 없었던 기업들을 무더기로 수사하는 상황에 대한 개탄인데 대부분 기업인들의 심정도 비슷하리라고 본다.

이러다보니 정부의 일자리창출 주문에 기업들이 선뜻 부응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날 초청된 30대 그룹 CEO 중에선 22개 기업만 참석했고, 그마저도 사장단이 참석한 곳은 (주)한화와 두산 단 두 곳 뿐이었다. 한 건설사 전무는 올해 채용계획을 묻는 질문에 "CEO를 대신해 나왔을 뿐 채용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대다수 그룹들도 상반기 채용 계획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나마 채용 규모가 줄지 않을 거라고 답한 게 나은 편이었다. 두산과 현대차, 효성 등이 작년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통계는 암울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300인 이상의 대기업들은 올 1분기까지 채용규모가 1년 전보다 8.8% 줄 것이라고 응답했다. 당장 2월이면 졸업생들이 채용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데, 비좁은 채용문에 맹위는 한동안 이어질 것 같다.

기업들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러모로 암담한 상황에 채용 확대는 엄두도 못낸다고 한다. 특히 최근 수사선상에 올라 긴박한 위기 상황에 대응하느라 인사, 조직개편, 투자 등 신년 계획을 내놓지 못하는 곳도 있다. 대내외적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잇단 기업수사로 죄인 취급을 받고 있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기도 한다.

그렇지만 반기업 정서에 홀대받는다고 해외로 눈을 돌리겠다는 말에서는 걱정이 앞선다. 몇몇 기업들은 정국이 어수선하고 경기 전망도 어두울 것으로 판단돼 올해 해외에서 답을 찾겠다고 한다. 벌써 연초부터 수 조원을 투자해 공장도 해외에 짓고, 해외 법인을 늘리겠다고 밝힌 기업들도 상당수다. 자의든 타의든 국경을 벗어난 기업들을 불러 모아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미국 새 대통령의 행보가 새삼 부러운 이유다.

각 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기치로 자국 이익에 힘쓰려는 와중에 여기저기 치이는 국내 기업들은 겉돌고 있다. 우리 경제가 대내외적으로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 직면한 것만은 사실이다. 채용 한파에 가뜩이나 움추린 취업생들이 오랜 기간 살얼음 판을 걷게 될까 우려스럽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이슬 기자 (iseul@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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