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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의 증시만상]'1%가 만드는 대선 테마주, 99% 복불복 투자의 악몽'

김성호 증권부장

[머니투데이방송 MTN 김성호 증권부장] 대선주자 가운데 지지율 2위를 달리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돌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에 그를 지지한 정치세력과 유권자들은 허망해 하는 모습이다.

그의 지지세력 못지 않게 반기문 테마주에 투자한 주식투자자들 역시 반 전 총장의 느닷없는 발표에 지옥을 맛보고 있다.

매번 대선때마다 활개를 치는 이른바 '대선 테마주'는 이번에도 여지없이 재현되고 있다. 벚꽃 대선 가능성이 열리면서 일찍 진행됐을 뿐 특정 후보와 연관지어진 종목들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은 다를 바 없다.


지난 1일 반 전 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시간외 거래에서 반기문 테마주는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했다. 만약 장중에 소식이 전해졌다면 관련 종목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피해는 더욱 커졌을지 모를 일이다.

반면 새로운 대선주자로 부상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과 안희정 충청남도 도지사 테마주가 주목을 받으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기문 테마주 투자자들의 투자 손실이 불을 보듯 뻔하지만, 이들에 대한 동정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기업의 펀더멘탈보단 특정 이슈에 편승해 일확천금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정석' 투자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깨닫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환영받을 일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테마주에 투자해 큰 돈을 벌었다는 투자자보다 빚만 늘었다는 투자자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보통 테마주는 몇몇 투자자들이 확인되지 않은 테마주를 찾아내 메신저 등으로 분위기를 뛰우고 일반 투자자들이 불나방처럼 달려 드는 형식이다.

테마주는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를때 테마를 생성한 투자자는 빠지고 뒤늦게 투자한 투자자들이 미쳐 대응하지 못해 손실을 떠안는 일이 다반사다. 이들 투자자는 매번 "당했다"고 인식하면서도 또 다시 테마주를 찾는다. 본전 생각 때문에 투전판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각종 테마주 가운데서도 대선 테마주의 투자 리스크는 더욱 크다. 대선 주자들의 속내를 알 수 없고, 오로지 언론을 통해서만 정보를 습득하다보니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일 수밖에 없다.

반 전 총장의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으로 관련 테마주들이 우수수 급락한 것이 대표적인데, 이와 똑같은 현상이 2012년 18대 대선 정국에서도 있었다. 당시 안철수 안랩 최대주주가 무소속으로 대통령 후보로 출마해 화제를 모았다. 증시에선 안철수 테마주가 극성을 부렸고, 특히 안랩은 주가가 연일 급등세를 연출했다. 그러나 안 후보가 선거를 불과 한 달 앞두고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안철수 테마주는 한순간 급락세로 돌아섰다.

지지율 2위를 달리던 반 전 총장과 당시 신세대 바람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은 안철수 후보 등 유력 대선주자들의 중도 하차는 더더욱 데미지가 클 수 밖에 없다.


대선이 지나면 이제는 당선인의 공약과 관련된 테마주들이 또다시 기승을 부릴 것이 자명이다. 매번 대선때 마다 반복되는 일이다. 정부와 유관기관이 매년 증시 선진화를 외치며 각종 제도에 메스를 가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는 개선의 여지가 안보인다.


상장기업의 수년치 공시와 보고서를 훓고, 탐방을 다녀야만 올바른 투자라 단정할 순 없지만 적어도 복불복식의 테마주 투자는 주식투자가 아닌 도박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성호 부장 (shkim03@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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