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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화상태 직면한 국내 LCC시장…'제2의 한성항공' 사태 우려

강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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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방송 MTN 강은혜 기자]
[앵커멘트]
최근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저비용항공사(LCC)를 설립하겠다고 나서면서 LCC 설립붐이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직면해 있어 향후 치열한 출혈경쟁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역사 속으로 사라진 '제2의 한성항공'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강 기자,

[기사내용]
1.앵커:최근 지자체들이 LCC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데요, 무슨 이유로 어떤 지자체들이 준비 중인지 설명해주세요.

기자: 현재 저비용항공사(LCC)설립을 준비 중인 지자체는 모두 5곳입니다.

강원도 양양을 거점으로 한 플라이양양, 충청북도 청주시의 K에어, 경남 밀양의 남부에어, 대구시의 에어대구, 울산의 프라임항공 입니다.

이들은 지방공항 및 관광산업 활성화란 목표아래 LCC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최근 계속된 저유가 기조와 항공 여객시장 확대 등으로 LCC시장이 성장을 거듭하자 지자체들도 지역경제 육성을 위해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재 국내에 6개 LCC가 있는데 이들이 운송면허를 받게 되면 국내 LCC는 10개를 훌쩍 넘기게 됩니다.

2.앵커: LCC를 운영하려면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아야할텐데요, 어떤식으로 사업자 등록이 이뤄지나요?

기자: 일단 현재 항공사를 운영하려면 국토교통부에 항공운송사업자 면허신청을 해야합니다.

국토부는 업계 의견수렴과 전문가 토론회를 거쳐 사업면허위원회를 개최해 면허 발급여부를 결정하게됩니다.

현재 항공법령상 운송면허 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항공기 3대 이상보유, 자본금 150억원 이상 요건을 충족해야합니다.

일단 지자체 가운데서는 지난 2월 플라이양양이 이런 조건을 갖추고, 8월부터 근거리 국제선에 취항한다며 사업 면허 신청을 했지만 반려됐습니다.

조건은 충족했지만 운영 초기 재무적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때문인데요.

플라이양양은 지적사항을 보완해 이달 사업면허를 다시 신청할 계획입니다.

3.앵커: 정부로부터 LCC 사업 승인을 받는 것이 꽤 어려운 것 같아요?

기자: 네, 아무래도 등록제가 아닌 허가제이다 보니 승인 과정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하지만 국제선 허가 기준이 폐지되면서 항공사 설립 장벽은 과거에 비해 낮아진 상황입니다.

예전에는 운송면허를 딴 이후에 국제노선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따로 취항허가를 받아야했습니다.

2005년 한성항공과 2006년 제주항공이 취항할 당시만 해도

신규 항공사가 국제선 취항을 허가 받기 위해서는 '국내선 2년이상, 2만편 이상 무사망 사고'를 기록해야만 했습니다.

기준이 너무 까다롭다는 불만이 제기돼자 이후 2008년 '국내선 1년이상, 1만편 이상 무사망 사고'로 완화됐습니다.

이후 2009년에는 아예 이런 국제선 자격 요건이 폐지됐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항공기3대, 자본금 150억원'이라는 기준만 갖추면 국제선을 띄울 수 잇게 항공법이 개정됐습니다.

이덕에 지난해 에어서울이 출범할때는 조건 없이 바로 국제선을 취항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와 달리 국제선 취항을 따내는 기준이 까다롭지 않다보니 지자체들도 돈이되는 LCC설립을 노리고 있는겁니다.

4.앵커: 계획대로 사업승인을 받게되면 국내 LCC 업체들이 더 늘어날게 될텐데요. 이미 LCC시장은 포화상태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높은데 앞으로는 더 힘들어지겠어요.

기자: 네 맞습니다. 지금도 이미 포화상태인 LCC 시장에 지자체까지 가세하면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일단 하늘길 뚫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신생 LCC들이 선호하는 '황금노선'인 제주 노선이 꽉 차있기 때문입니다.

제주공항의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가 이미 한계치를 넘어 더이상 신규 노선을 내어줄 여력이 없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 영향으로 중국노선을 뚫기도 어렵습니다.

단거리 노선 수요는 한계가 있는데 LCC 숫자만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것도 문제입니다.

전문가들은 항공 수요가 향후 1~2년 내에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며 이대로 가면 항공사 통폐합, 퇴출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합니다.

한국항공대학교 교수의 설명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허희영/한국항공대학교 교수
"항공업계라는 사업자체가 경기변동에 민감하고 예기치 않은 변수가 많습니다. 대비할 재무능력이나 독특한 차별화 전략이 없이는 생존하기 어렵습니다.앞으로 시장은 세분화되고 경쟁은 치열해질 겁니다. 국내 항공사뿐 아니라 외국 항공사와의 경쟁도 치열해지는데, 결국 재편이라는 것은 얼마나 차별화되고 원가우위를 점하느냐에 따라 재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앵커: 그런데 과거에도 LCC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가 사라진 곳들이 있었죠. 이런 우려가 처음 나오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기자: 네, 과거 2000년대에 한창 LCC설립 붐이 일었는데요. 당시 한성항공, 코스타항공, 영남에어 등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10여개 업체들이 잇따라 생겨났습니다.

국내 1호 LCC는 2005년 탄생한 한성항공인데요. 청주공항을 모기지로 삼아 청주- 제주 노선 운항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성항공은 운항손실로 경영난을 겪다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실질적으로 파산하게 된건데요.

코스타항공은 취항도 하지 못한 채 회사가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결국 5개의 항공사만이 살아남고 나머지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는데요.

폐업한 항공사들의 갑작스러운 운항중단에 피해자들이 속출했으며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날리는 등 부작용이 심각했습니다.

이런 전례가 있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LCC 시장이 포화상태에 직면하는 것을 두고 과거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높습니다.

5. 앵커: 그렇다면 시장이 이렇게 포화될 것이란 전망들이 나오는데도 지자체 LCC들은 설립 의지가 확고한 것 같아요. 기존 LCC들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네 신규 지자체 LCC들은 출혈경쟁이 예고된다는 우려에도 정부와 지자체, 여행사 등이 협업하면 성장잠재력이 풍부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강병호 K에어항공 대표는 "충북과 중국, 대만, 일본을 잇는 LCC 사업모델은 향후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다"며 "합리적인 가격의 직항 노선을 제공함은 물론 현대적인 기재로 승객들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기존 LCC들은 지자체 LCC 설립에 대해 경계는 하고 있지만 긴장감이 그리 높지는 않습니다. LCC를 설립한다고 해도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당장 경쟁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한 제주항공만 보더라도 설립 초기 5년 간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지자체 LCC를 견제하기 보다는 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여파로 위축된 중국 노선 대신 일본이나 동남아 등 신규 노선 확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도전장을 던진 지자체들 5곳이 전부 항공운송 면허를 받을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기 때문에 일단 국토부의 결정을 지켜보자는 분위기입니다.

정부 역시 이들 모두에게 허가를 내줄지 여부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국토부는 "운영 초기 재무적 위험 발생 가능성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기반으로 심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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