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이슈+] 경기 둔화 불구하고 기업들 사상 최대 실적 잇따르는 이유는?

권순우 기자

thumbnailstart

[머니투데이방송 MTN 권순우 기자]
[앵커멘트]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정유, 화학업종도 깜짝 실적을 내놓았고 사드배치 파문으로
부진이 예상됐던 자동차 업종도 신흥국 수요가 살아나며 예상보다 선방한 실적을 냈습니다. 권순우 기자와 함께 지금까지 발표된 기업들의 실적을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사내용]
Q) 권순우 기자. 아무래도 이번 분기에는 IT 업체들의 실적부터 살펴봐야겠지요?

A)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의 호조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 1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습니다. 매출액은 50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44%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9조 9천억원으로 48%가 늘었습니다. 역대 2번째로 높은 분기 실적이며, 무엇보다 이익률이 엄청나게 개선된 점이 눈에 띕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만 6조 3100억원의 영업이익이 났습니다. 고용량 서버용 D램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었고 낸드도 48단 V NAND 솔루션 제품이 잘 팔렸습니다.

많이 비싸게 만들어도 없어서 판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입니다. 이익률이 40%나 됩니다. 디스플레이 부분도 플렉시블 OLED 물량이 늘면서 1조 3천억원의 이익을 냈습니다. 지난해 1분기 2700억원 적자였던 것을 생각하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휴대폰과 가전 부분은 저조했습니다. 가전 부분은 지난해 보다 1200억원 줄어든 3800억원의 이익을 올렸고, 휴대폰은 1조 8천억원 줄어든 2조 700억원을 벌었습니다.

갤럭시 S7의 바톤을 이어받았어야 할 노트7이 리콜이 된 여파가 컸습니다. 이번 삼성전자 실적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막대한 규모를 자랑했지만 노트7 사고가 없었다면 얼마나 더 많은 실적을 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Q) LG도 역대급 영업이익을 올렸지요?

A) LG전자는 지난 7일 잠정실적을 발표했는데 매출액 14조 6천억원, 영업이익 9200억원입니다. 이익은 82.4%가 증가한 수준으로 역대 2번째 높은 분기 성적입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 달리 실적을 견인한 분야가 가전, TV사업입니다. 그동안 부진했던 휴대폰 사업부는 과감하게 전략을 변경해 원가 구조를 개선하면서 이익률을 개선했고 TV사업부에서 프리미엄 TV 시장을 선도하며 18%가 넘는 매출액 증가를 보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자세한 사업부별 실적은 오늘 오후 발표될 예정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는데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498% 급증했습니다. 60인치 이상 대형 패널과 고화질 UHD 패널이 이익 증가세를 주도했습니다. 전분기 보다 원달러 환율이 2% 하락한 상황에서도 수익성이 높은 제품판매가 늘어나면서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습니다.

SK하이닉스도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라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등 3개 부분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습니다. 매출액은 6조 2천억원, 영업이익은 2조 4천억원을 올렸습니다.

Q) SK그룹은 반도체뿐 아니라 정유 화학 부분에서도 뛰어난 실적을 보여 양날개를 달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A) 정유업종은 기본적으로 원유를 수입해서 어느 정도 이익률을 올릴 수 있는지, 정제마진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부분의 정제 마진이 4분기보다 줄었지만 역대급 실적을 거뒀습니다.

보통 정유업체는 유가의 오르내림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천수답이라는 인식이 있는데요. SK이노베이션은 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 부문이 전체 수익에 55%를 차지하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는 평가입니다. 2011년부터 5년 간 5조원 넘게 투자하며 체질 개선에 나선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겁니다. SK이노베이션은 매출액은 20%, 이익은 19% 증가하며 역대 세 번째 높은 이익을 올렸습니다.

LG화학도 사상 처음으로 6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8천억원에 육박하며 6년만에 최대치를 달성했습니다. 이익이 74%가 늘었습니다.

기초소재 부분에서 4조 5천억원의 매출, 7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습니다. 유가가 상승 기조를 보이자 미리 화학 제품을 구입하려는 구매자들이 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습니다. 2차 전지 부분은 여전히 적자 상태지만 매출액은 22% 늘어나 1조원에 육박했습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임직원 모임에서 “실적이 조금 나아졌다고 자만하거나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며 내부를 다독일 정도입니다.

Q) IT와 정유/화학 부문은 경기가 안좋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좋은 실적을 냈군요. 또다른 주력 업종인 자동차는 어떻습니까?

A) 현대차는 전반적인 실적 자체가 나쁘지 않았지만 사드배치 여파로 중국 실적이 악화되면서 아쉬운 실적을 냈습니다. 현대차의 1분기 매출은 22조 3천억원, 영업이익은 1조 3천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중국 현지 판매는 20만대로 14.4%가 줄었습니다.

국내 생산 물량 중에는 수출이 8.7% 줄었습니다. 엑센트 등 수출 주력 차종을 생산하는 울산 1공장이 2분기 출시되는 코나를 만들기 위해 공장 가동을 중지한 여파가 큽니다. 또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으면서 판매보증금을 2천억원 가량 반영하며 판관비가 지난해 보다 1천억원 가량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만 그동안 부진했던 신흥국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브라질과 러시아 판매 실적이 각각 29%, 20% 늘었습니다.

기아차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매출액은 12조 8천억원으로 1.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828억원으로 39%가 줄었습니다. 한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 시장 판매가 35% 감소했고 미국에서도 12.7%가 줄었습니다.

Q) 그동안 부진했던 철강, 조선 업종은 어떤가요?

철강 업종은 우선 포스코가 지난 18일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매출액은 21% 늘어난 15조원, 영업이익은 16.9% 늘어난 1조 37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탄소강 제품 가격 인상이 마진을 개선시켰고, 고부가가치 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이 높아진 점도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됐습니다. 중국 정부가 2017년 5천만톤의 철강 생산능력, 광산 1억톤 이상 감축을 목표로하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의 실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특히 그동안 발목을 잡던 자회사 실적이 개선된 점이 눈에 띕니다. 포스코건설이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포스코대우도 1천억원 넘는 이익을 올리며 개선된 실적을 냈습니다. 해외 철강 자회사들도 중국과 인도는 각각 41%, 80% 증가한 영업이익을 올렸고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서 적자가 큰 폭으로 축소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철강석 가격이 하락하고 중국 철강재 재고가 증가하는 등 불확실성은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현대제철은 주요 매출처인 현대자동차와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이 지연되면서 원재료 가격 상승에 대응하지 못한 점이 실적에 발목을 잡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제철의 실적은 오늘 발표됩니다.

Q) 조선업은 여전히 부진하다고 봐야 하나요?

조선업 역시 아직 빛을 보지 못하는 업종 중에 하나입니다. 작년에 워낙 안좋았기 때문에 전년 동기 대비로는 괜찮습니다.

희소식은 최근 철강 가격이 인상되고, 노후 선박 규제가 예고돼 있어 먼저 주문을 하려는 선주들이 있어 수주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 올해 1분기 조선업의 특징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6일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조선 3사가 올해 들어 4개월 만에 모두 39척, 23억 달러, 약 2조 6천억원 규모의 선박을 수주했습니다. 2014년 이후 최대치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600억원 수주한 것에 비해 크게 늘었습니다.

현대중공업의 매출액은 10조원, 다소 줄었고 영업이익은 6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했습니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기업들의 선전에 힘입어 전기 대비 0.9%를 나타냈습니다.

실적 개선에 힘입어 설비투자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민간소비는 부진한 상황이지만, 기업들의 선전이 전반적인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soonwoo@mtn.co.kr)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