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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삼성의 화려한 오늘, 걱정되는 내일

김주영 기자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전경


삼성전자가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간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했습니다. 반도체 등 디바이스 솔루션과 가전, IT 모바일 부문으로 나눠 열린 회의에는 200여 명의 임원진이 모여 사업별 현안을 점검하고 하반기 전략을 살폈습니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는 등 총수 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빠진 이후 처음 열린 이번 회의는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는 후문입니다. 기존에도 총수 일가가 직접 회의를 주재하지는 않았지만 매년 참관하거나 만찬 자리에 참석해 긴장감과 활기를 조성했습니다.


글로벌 전략회의에 참석한 임원들은 몇 년 뒤 나타날 리더십 공백의 후유증을 걱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의 오늘은 무척 화려합니다. 당장 2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인 13조 원에 이를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반도체 강자 인텔과 스마트폰 대항마 애플을 뛰어 넘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지금의 영광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데 의견을 공감하고 있습니다. 수 년 전부터 갈고 닦은 노력의 결실이 현 시점에 드러난 것일 뿐 앞으로가 문제라는 것입니다.


한 고위 임원은 "지금도 회사 경영은 원활히 돌아가고 있다"면서도 "몇 년 뒤 삼성전자를 이끌 비전 제시나 과감한 투자를 위한 의사결정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세계 IT 업계는 선진 업체의 '합종연횡'이 펼쳐지고 있고, 동시에 중국 업체들의 맹렬한 추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 없이는 중간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아니라 중국 업체에도 자리를 내줘야 하는 처지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미래를 준비하려면 새로 회사를 설립해 키우기 보다는 자금력을 동원해 적기에 성장성 있는 회사를 인수하는 게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변화를 이끌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한데 총수 부재가 장기화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그런 면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잃고 있는지 가늠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SK그룹을 보면 최태원 회장이 구속됐을 때 한동안 그룹은 현상유지에 급급했습니다. 비전을 찾기 어려웠고 과감한 투자는 올스톱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최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자마자 일본의 자부심인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에 뛰어 들어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도 이 부회장이 진두지휘했던 지난해 말만 해도 미국 최대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 인수를 추진하는 등 활발한 M&A가 이뤄졌습니다. 다만 전장사업 강화를 위해 하만과 각종 시너지를 추진해야 하는데, 이 부회장이 구속돼 후속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혁신적 변화를 통해서만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그 중심에 서야 할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돌이켜보게 되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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