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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최저임금 인상 때문만은 아닌데"…자영업자의 한숨

박수연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박수연 기자] "최저임금이 오르지 않았다면 지금의 어려운 형편이 좀 더 나아졌을까요? 아닐겁니다. 인건비를 충분히 감당하고서라도 운영이 될 수 있는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거죠."

경기도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최근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지나치게 최저임금 인상에만 맞춰져 있다며 이같이 우려했다. A씨가 지난해 편의점을 운영하며 순수하게 한달에 손에 쥐는 돈은 평균 200만원 남짓. 그는 "본사에 매출 35%를 떼어주고 한달 평균 임대료와 카드 수수료로 약 240만원이 나간다"며 "사실 이 부분의 지출이 가장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 소재 대학가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던 B씨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적용되기 전인 지난해 말 가게를 접었다. 월 매출 2500만원에서 인건비와 맞먹는 임대료 700만원, 본사가 가져가는 1000만원을 빼고 나면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으로 운영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창업 초기 자영업의 연평균 투입자금 중 30%는 인건비가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70% 이상은 인건비를 제외한 곳에서 발생한다는 의미다. 현행 5년마다 매년 9%씩 올릴 수 있는 상가임대료 인상률은 자영업자에게는 엄청난 부담이다. 정부가 내놓은 카드 수수료 인하책도 연 매출 5억원에서 20억원 구간에 밀집해 있는 대부분 중소가맹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영세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하나같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이 더 팍팍해진 것은 맞다"면서도 "임대료 상승률이나 카드 수수료율만 낮춰도 인건비 상승분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내년부터 상가임대료 인상률이 현행 9%에서 5%로 낮춰지고 정치권에서 카드수수료율 우대기준을 검토한다는 소식에도 현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3조원의 자금을 들여 어려움을 덜어주겠다고 나섰다. 이번주 고용노동부 장관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소상공인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 명동과 창신동 등을 방문해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을 독려하고 나섰다. 하지만 상인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월 보수 190만원 미만의 노동자 대상이라는 기준도 애매할 뿐더러 고용보험 가입 부담을 지면서까지 지원을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업계는 최저임금 인상폭보다 중요한건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본사와 가맹점주와의 불합리한 거래구조, 치솟는 임대료, 높은 신용카드 수수료 등을 잡지 않으면 사실상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어렵다는 의미다. 이들에게는 역대 최대의 인상률이라는 16.4%라는 수치보다 '조물주 위의 건물주', '프랜차이즈 본사 갑질' 등 이제는 익숙해진 관용어구가 더 무겁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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