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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에 운용사 표정관리?

이충우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충우 기자] 정부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에 다시금 박차를 가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은 표정관리에 들어간 모습입니다.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은 운용사들에게 호재라면 호재입니다. 반면, 은행, 보험사 등 기존 퇴직연금 사업자들에게는 자칫 자신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퇴직연금 시장이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어 그다지 달가운 소식이 아닙니다.

현행 퇴직여금 체제는 계약형입니다. 여기에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해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정부 입법으로 추진됩니다.

계약형 퇴직연금 체계는 사용자, 즉 기업이 금융기관(은행ㆍ보험ㆍ증권)과 계약해 퇴직연금제도 운영업무 전체를 위탁하는 겁니다. 이에 반해 기금형 퇴직연금은 사용자가 아닌 근로자의 권한이 강화되는 식입니다.

연금관리만을 목적으로 독립된 수탁법인을 따로 만들면 여기에 기금을 출연하고 이 수탁법인 이사회에는 노사가 함께 참여하기 때문입니다. 기존 근로자의 퇴직연금 운용 무관심에 따른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게다가 이사회에는 전문가도 참여해 목표수익률을 정하고 장기 운용계획을 세우기 때문에 기존의 주먹구구식으로 운용되던 일부 퇴직연금 프로세스를 개선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힙니다. 이에 2%대의 부진한 퇴직연금 수익률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요.


이 별도 독립된 수탁법인은 연금자산을 직접 운용하거나 전문기관에 위탁을 맡길 수 있는데, '가입자-수탁법인-자산운용사'로 이어지는 자금 위탁 체계가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금융업계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체계에서 배제될 수 있는 은행이나 보험사 등의 반발이 나온 것이란 설명입니다.


자산운용사들이 표정관리에 들어간데는 업권간 다툼으로 비춰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에 따른 시장 개편으로 은행과 보험의 입지가 줄어든다면 수혜자가 있기 마련인데, 연금시장이 '운용사의 새먹거리'로 부각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죠.


제도 개편 최종목적대로 수익률이 개선된다면 수혜를 보는 당사자는 퇴직연금 가입자죠. '운용사-기존 퇴직연금 사업자' 갈등 구도에 따라 기존 퇴직연금 운용 문제가 개선되야한다는 본질적인 도입 취지가 희석되지 말아야한다는 겁니다.

또 다른 이유는 기존 퇴직연금 사업자와의 관계때문입니다. 보험사 같은 경우는 막대한 자산을 굴리는 시장 큰 손입니다. 운용사에게 자금을 위탁하는 또다른 고객이죠. 펀드의 주 판매채널인 은행이나 증권사도 마찬가지인데요. 괜히 목소리를 높여 이들과 불편한 관계를 만들 필요는 없는 것이죠. 특히 같은 금융그룹 내에 있으면 사정은 더 복잡해집니다.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안은 지난해말 법제처 심사까지 통과했지만 이후 도입절차는 속도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험과 은행업권의 반발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까지 나왔습니다. 논란 끝에 최근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상반기 중 국회에 관련법 개정안을 제출하고 9월 정기국회에서는 제대로 논의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집니다.

우여곡절을 겪긴 했지만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이 경쟁을 촉발하고, 연금시장에 뒤흔들 메기 효과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입의 필요성을 정부도 공감한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도입과정에서 본래 취지대로 근로자의 수급권 강화, 퇴직연금 운용 프로세스 개선에 따른 수익률 개선 효과에 초점을 맞춰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길 기대해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충우 기자 (2think@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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