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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멀티플렉스 단독 개봉 논란…"독과점 고착화 우려"

박수연 기자

이번달 14일 개봉한 영화 '치즈 인 더 트랩'

[머니투데이방송 MTN 박수연 기자] 멀티플렉스의 영화 단독 개봉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영화 시장의 대기업 독과점이 고착화 될 것이라는 비판과 효율적인 배급 전략일 뿐이라는 의견이 맞서며 이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개봉한 '치즈 인 더 트랩'은 CJ CGV에 단독 상영했다. 그간 저예산 한국 영화나 수입 예술영화가 단독 개봉을 한 사례는 있었지만 상당한 예산이 투입된 한국 상업영화가 단독으로 상영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즉각 유감을 드러냈다. 단독 개봉 형식이 멀티플렉스 3사간의 과당 경쟁을 불러일으키고 '배급사 줄 세우기'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다. 극장이 외면하는 예술 영화를 상영한다는 뜻에서 출발한 단독 상영이 흥행 가능성이 있는 작품을 미리 선점해 상영하는 방식으로 취지가 변질됐다는 것이다.


영화 다양성을 확보하고 독과점을 해소하고자 출범한 영화인대책위원회(이하 영대위) 측은 "멀티플렉스 단독개봉 방식으로 인해 독립 극장들은 작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중소 배급사와 제작사, 수입사의 설 자리는 그만큼 더 좁아질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관객의 영화 선택권과 문화 향유권이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치즈 인 더 트랩'의 배급사가 리틀빅피쳐스라는 사실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리틀빅피쳐스는 한국 영화 산업의 불합리한 환경을 개선하고 공정한 영화 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2013년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를 포함한 10개 회사가 주주로 참여한 회사다. 대기업을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 되려 대기업과 손을 잡았다는 비판이다.


이에 대해 리틀빅피쳐스는 이번 단독 개봉은 제작사와 합의해 결정한 것이라며 제협이 배급사 설립에 역할을 한 것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권지원 리틀빅피쳐스 대표는 "배급사 측에게도 홍보마케팅 비용을 많이 들일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 경영상의 어려움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극장 측에서도 단독 상영은 하나의 효율화 전략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CGV 관계자는 "단독 개봉은 이전에도 있어왔다"며 "배급사는 단독 개봉을 통해 안정적인 상영관과 시간대를 확보할 수 있고 분산되어 있던 홍보·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수익이 증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번 사례를 시작으로 멀티플렉스의 상업 영화 단독 개봉이 관행으로 굳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이미 배급사들이 종속될 수 밖에 없는 독과점된 영화 시장이 더욱 고착화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러 극장을 찾는 관객의 선택권이 좁아지고 편의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문제도 제기된다.


지난달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영화시장에서 CJ CGV, 롯네시네마, 메가박스 등 3사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96~97%에 달한다. 따라서 영화의 흥행도 멀티플렉스 사업자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자체적인 기준 마련과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대위 관계자는 "또 다른 단독 개봉 사례가 나오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며 "영화산업 독과점에 따른 폐해와 불공정한 관행들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 영화산업의 주체들이 공존공생의 방안을 더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박수연 기자 (tout@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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