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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금호타이어 법정관리 가면 확실히 망합니다”

권순우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권순우 기자] “제가 금호타이어에 대해 대한민국 어떤 사람보다 많이 알고 있는데 법정관리에 가면 확실히 망합니다”

익명을 요구했지만, 정말 금호타이어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취재원의 말입니다. 채권단은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정도 수준으로 언급하고 있지만 그는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설마 법정관리에 보내겠느냐 하는 근거 없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금 지원을 하려면 채권단 회의가 됐든 뭐가 됐든 절차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진행된 절차가 하나도 없습니다. 절차를 무시하고 지원을 하려면 담당자들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말 법정관리에 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가면 일단 중국 공장에 7500억원을 빌려준 중국 금융회사들이 본사에 몰려 들 겁니다. 금호타이어 한국 본사는 지급보증을 섰기 때문입니다. 법원이 파산 보호를 하겠지만 수년간 지난한 국제 분쟁이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에서도 빚쟁이들이 1조 3천억원을 받아내기 위해 금호타이어로 몰려들 겁니다.

오지 말라는 빚쟁이들은 몰려오고, 오라는 손님들은 모두 떠납니다.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들은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갈 경우 신차용 타이어를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미지가 안좋은 법정관리 기업의 타이어를 굳이 신차에 장착할 완성차 업체는 없습니다. 수출은 물론이고 교체용 타이어도 안팔립니다.

모든 금융거래가 끊깁니다. 신규 자금을 넣겠다는 인수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해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끼친 금호타이어를 위해 돈을 빌려줄 금융사는 없습니다.

판매가 줄면 생산도 줄여야하고 인력, 설비 등도 줄여야 합니다. 대규모 정리해고가 불가피합니다. 직원의 절반을 해고해야 한다면 노조는 스스로의 선택이니 겸허히 받아들일까요? 누가 나가야 하는지, 정리해고를 받아들일 지를 두고 총파업 등 아귀다툼이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명한 현실을 외면하고 민주노총 법률원 노동자 기업경영분석실은 채권단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어처구니 없게도 채권단이 손실을 보기 때문이랍니다.

채권단은 분명 손실을 봅니다. 어차피 폭탄은 은행이 아닌 곳에서 빌린 대출에서 터집니다. 채권단이 원금, 이자를 한푼도 받지 않아도 채권단의 의지와 무관하게 금호타이어는 다른 빚쟁이들로부터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해야 합니다. 채권단은 이미 금호타이어 채권를 떼인 셈치고 충당금을 모두 쌓았습니다.

또 기업경영분석실은 법정관리에 가도 금호타이어가 살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보고서는 “회생 절차는 영업 자체는 괜찮지만 채무가 너무 많아 회사가 제대로 유지되기 어려울 경우 법원이 주도하여 채무를 조정하고 구조조정을 하여 회사를 정상화 시키는 절차”라며 “인력 구조조정이 수반되기도 하지만 영업 자체만 괜찮으면 희망퇴직이나 정리해고 등을 수행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현재로서는 회생 절차가 더블스타 매각보다는 회사의 존속을 위해 더 나은 방안이라고 판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법정관리에 가서 영업이 멀쩡한 기업은 없습니다. 법정관리에 가면 채권자, 주주만 고통 분담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금호타이어의 현재 상황에 대한 아무런 진단과 분석 없이 법정관리에 가는 것이 직원들에게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무책임합니다.

노조 지도부는 근로자의 권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최고의 권익 보호이자 마지노선은 고용입니다. 노조의 주장대로 최악의 경우 더블스타가 3년 고용 보장 기간이 끝나자 마자 철수를 한다 하더라도, 당장 망해 일자리를 잃는 것보다 낫습니다.

팔수록 적자가 나고 누구도 자금을 지원해주지 않는 구조조정 기업들은 쓸쓸히 사라졌습니다. 자금 지원을 해주겠다는 주체가 있는데 법정관리에 가고, 청산이 되는 기업은 역사상 없습니다. 만약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가고 청산이 된다면 역사에 길이 남을 어리석은 판단이 될 겁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soonwoo@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progres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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