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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현미경] 제노레이, '개발비 자산화' 공모 발목잡나

상장 앞두고 개발비 비용처리 줄여..."공모주 투자자, 꼼꼼히 살펴야"
이대호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대호 기자] 코스닥 상장을 앞둔 제노레이가 '개발비' 이슈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상장을 앞두고 개발비 비용 처리를 줄이고 무형자산으로 더 많이 쌓았기 때문이다. 자산화 기준을 공개하지 않아 투자자 판단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노레이 2017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개발비를 비용(판매일반관리비)으로 처리한 금액은 약 13억 6,700만원이다. 전년도 18억 2,400만원보다 5억원 가까이 줄였다.

반면, '무형자산'으로 계상한 개발비는 약 17억 390만원으로 비용 처리보다 높아졌다. 전년도에 무형자산으로 올린 것(13억 4,250만원)보다 4억원 가까이 많았다.



이렇게 되면서 제노레이 '개발비 자산화 비율'은 지난 2016년 42.39%에서 2017년 55.48%로 급증했다.

이같은 회계처리는 수익성이 높아지는 효과를 가져왔다. 제노레이 영업이익률은 2016년 11%에서 2017년 14.3%로 크게 높아졌다. 영업이익 증가율도 35%로 매출액 증가율 16%를 크게 앞섰다.

자산으로 누적된 개발비도 급증했다. 작년 말 기준 무형자산으로 누적된 개발비는 62억 8,0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4억 8,000만원, 7.7%가량 늘었다. 누적 개발비(무형자산) 가운데 '고사양 C-ARM' 한 종류만 21억원으로 3분의 1가량 차지한다.

이같은 누적 개발비는 전체 무형자산(약 87억 7,200만원)의 71.6%에 달한다. 총자산(약 377억 3,300만원) 대비 16.64% 규모다. 자기자본 대비 25.9%, 매출액과 비교해서도 14.12% 수준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상장을 앞두고 비용 처리 비중을 줄였을 수 있다"며, "회사 측의 자세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개발비를 과도하게 자산으로 처리하는 방식을 두고 금융당국의 감시가 강화되고 있어 제노레이가 이를 어떻게 넘어설지 주목되는 이유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제약·바이오 업종의 '총자산 대비 개발비 잔액 비중(2016년)'은 코스피 1.0%, 코스닥 9.7%, 코넥스 2.0% 수준이다.

제노레이는 '의료용 X-레이 영상진단 장비 제조기업'으로 제약·바이오 업종과는 거리가 있어 단순 비교는 불가하다. 다만, 제노레이 신제품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기존 무형자산으로 쌓아놓은 것까지 손실 처리해야 해 투자자 입장에서는 세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제노레이는 제품 '설계 단계'부터 무형자산으로 인식한다.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은 설계에 들어가기 전 '연구 단계' 지출뿐이다.

제노레이의 신규개발 프로젝트는 ▲개발계획서 작성 및 대표이사 승인 이후 설계, ▲파일럿 제품 DPP(Development Pilot Production), EPP(Engineering Pilot Production), LPP(Line Pilot Production) ▲인증 및 허가 ▲제품 판매시작 등의 단계로 진행된다.

사실상 신규개발을 시작함과 동시에 개발비를 자산으로 인식한다는 의미다.

제노레이는 지난 10일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이같은 위험성을 밝히고 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개발 및 상품화 등에 실패할 경우 손상차손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당사의 향후 경영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제노레이가 현재 진행 중인 자산화 프로젝트는 C-ARM CT 개발, 산업용 DETECTOR 개발, DENTAL SOFTWARE 개발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품들의 실제 상품화 가능성을 주목해야 하는 것.

그동안 상각·손상 누계액이 72억 9,100만원에 달한다는 점도 상기할만 하다. 그러나 상각을 제외한 손상차손은 따로 밝히지 않고 있다.

제노레이 측은 지난해 개발비 무형자산 계상이 특히 증가한 이유와 자산 인식 비율이 높은 이유 등에 대한 MTN 서면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제노레이 관계자는 MTN과 통화에서 "증권신고서 내용 외에는 설명드릴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개발비 자산화를 놓고 해석이 엇갈린다.

제노레이 IPO 주관사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외부감사인에게 적정 의견을 받은 것이니 문제될 것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개발비 자산화 이슈를 들여다보는 것은 모두 적정 의견을 받은 회사들"이라며, "적정 의견을 받지 못한 곳은 볼 것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비율만 보면 상당히 높아 보이는데, 자세한 내용은 더 살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회계 전문가는 "IFRS(국제회계기준)는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내용이어서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지만 단정 지을 수는 없다"며,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에 금융감독원에서 이를 따져볼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개발비 자산화는 올해 금감원이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힌 부분인 만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에는 공모주 투자자들이 이를 제대로 알고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제노레이는 5월 9~10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뒤 16~17일 공모주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공모주식 수는 60만 1,942주이며, 이 가운데 24.3%(14만 6,524주)는 구주매출, 즉 기존 투자자 엑시트 용이다.

공모희망가액은 1만 7,500원에서 2만 500원으로 제시됐다. PER 23.6배를 적용해 주당가액을 2만 5,848원으로 평가했다. 여기에 할인율 32.3%~20.7%를 적용한 것이다.

밸류에이션 비교 대상 기업은 뷰웍스, 덴티움, 레이언스 등 3개사다. 제노레이보다 매출은 2~3배, 자본총계는 5~7배 큰 기업들이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대호 기자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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