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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뉴스댓글과 음원순위, 닮은 꼴 조작 스캔들

조은아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조은아 기자]

최근 포털 뉴스 댓글 여론 조작 논란으로 네이버와 카카오가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같은 동작을 반복 입력하게 하는 자동화 프로그램인 '매크로'를 통해 여론을 호도하는 문제점이 발생하자, 댓글 시스템을 운영하는 포털 사이트가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죠.

음원 사이트인 멜론과 벅스 등 음원 사이트도 순위 조작 논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중소 연예 기획사가 무명 신인을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이른바 '역주행' 가수로 홍보한 끝에 음원 순위 1위로 만들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문제의 기획사는 가짜 계정을 동원해 순위를 끌어올렸다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 두 사안은 여러모로 닮은 꼴입니다. 댓글과 음원이라는 콘텐츠를 이용자의 선호도에 따라 순위를 매기는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이죠. 이용자의 공감을 많이 이끌어낼수록 '베스트 댓글'의 자리에 오를 수 있고, 음악을 듣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음원 사이트 순위는 높아지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행위가 바로 '공유'입니다. 특정 댓글 내용의 공감 버튼을 누르도록 독려하거나, 사람들이 잠드는 새벽 시간대에 아이돌 팬들이 집중적으로 자신의 스타 노래를 '스트리밍'하는 노력이 이에 해당됩니다.

문제는 '이용자의 선호도'가 매겨지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의도적인 조작입니다. 있지도 않은 유령회원 ID를 대거 사들여 공감/비공감 버튼을 누르고, 같은 내용의 댓글을 반복 입력시키며 대중의 의견을 왜곡하는 것은 사기와 다름없습니다. 음원 순위 조작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의도적 조작을 원천 봉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일부 국회의원들은 구글처럼 '아웃링크'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네이버나 다음 사이트에서 기사를 바로 보는 게 아니라 언론사 사이트로 연결시켜줘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댓글 역시 언론사 사이트에서 다는 것이죠.

하지만, 네이버와 카카오는 '아웃링크' 서비스를 이미 제공하고 있습니다. 매번 다른 웹사이트로 이동을 해야하는 방식이다보니 이용자 편의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게다가 대부분 언론사 사이트는 기사를 보기에 상당히 불편한 시스템입니다. 광고로 덮여있는데다 트래픽이 조금만 몰려도 사이트가 마비되고 보안에도 취약합니다.

댓글 실명제는 어떨까요? 인터넷 실명제는 2000년대 초반부터 나온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요소가 다분한만큼 아직까지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각종 이해관계에 따른 대안을 말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뉴스에서 아예 손을 떼야한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그러나 네이버와 카카오가 뉴스에서 손을 떼도 문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뉴스를 한 곳에서 모아보기에 익숙해진 사람들을 위해 또다른 뉴스 서비스가 나타날테니 말이죠.

일각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기대를 걸기도 합니다. 중앙집중형 시스템이 아닌 모든 블록에 데이터가 기록돼 위변조를 막는 분산형 시스템이 댓글에 적용된다면, 말썽 요소를 줄일 수 있지 않겠냐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아직 블록체인 기술은 댓글 시스템에 적용될 만큼의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평입니다.

네이버는 25일 댓글 정책 개편안을 발표합니다. 2004년 댓글 기능을 처음 도입한 후 어느덧 네번째 댓글 시스템 변화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댓글 수 제한이나 매크로 방지 기능 등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선의의 이용자들에겐 불편을 안겨줄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풍선을 누르면 다른 곳이 부풀듯 이를 악용한 또다른 문제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제도가 나오더라도 모든 변수를 100% 통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힘쓰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언론 자유의 경전으로 일컬어지지는 존 밀턴의 '아레오파지티카'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사상의 공개시장에서 진리와 거짓이 경쟁하도록 하라"는 말로, 진리가 결국 승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인터넷'이라는 광장에서 '정(正)'과 '반(反)'이 맞붙다보면 진리의 승리까진 아니어도 결국은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지 않을까요.


[머니투데이방송 MTN = 조은아 기자 (echo@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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