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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기자들]한국GM의 정상화 길, 쌍용차가 이정표?…회생 위한 과제 산적

최종근 기자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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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방송 MTN 최종근 기자]

[앵커멘트]
특종과 이슈에 강한 기자들, 산업1부 최종근 기자입니다. 한국GM 사태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한국GM 노사가 임단협에서 비용절감안에 합의를 하고 정부와 GM 본사도 한국GM에 대한 자금지원에 잠정 합의했습니다. 극적으로 회생기회를 얻은 한국GM에게 이제 남아있는 과제는 어떤 방식으로 정상화를 이룰 것인가 일텐데요. 쌍용자동차의 사례에 비춰 본 한국GM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스튜디오에서 낱낱이 분석해 보겠습니다.


[기사내용]
앵커) 존폐기로에 놓였던 한국GM이 극적으로 회생 기회를 얻었는데요. 현재 진행상황부터 한번 짚어보도록 하죠.

기자) 네. 우선 지난달 말 한국GM 노사가 임단협에 대한 합의를 이뤄냈습니다.

자구안에 대한 노사 합의가 GM, 정부 지원의 전제 조건었는데요.

법정관리 문턱에서 극적으로 합의를 이끌어 내면서 회생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현재 GM 본사와 한국GM의 2대주주인 산업은행은 한국GM 정상화를 위한 자금 지원에 잠정 합의한 상태입니다.

사실상 뼈대를 이루는 중요 내용은 대부분 합의가 됐습니다.

산업은행 실사는 이르면 이번주 내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실사가 끝나면 법적 구속력을 갖는 최종 확약서를 발급할 예정입니다.


앵커) GM 본사와 산업은행의 자금지원 규모와 방식은 정해진게 있습니까?

기자) GM 본사는 한국GM에게 빌려준 차입금 28억달러, 약 2조9000억원을 전액 출자전환할 계획입니다.

이 조치는 이자 비용 절감과 부채비율 개선을 위해서입니다.

아울러 이 자금과는 별개로 GM 본사는 한국GM에게 36억 달러, 3조9000억원을 신규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이 가운데 27억 달러, 우리돈 2조9000억원은 신규대출을 해주기로 햇습니다. 8억 달러, 8800억원은 출자전환 조건부 대출로 진행하며 1억 달러, 1000억원은 단기회전대출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2대주주인 산업은행도 지분율 17.02%에 맞춰서 7억 5000만 달러, 우리돈 8000억원 이상을 투입하게 됩니다.

투자 방식 측면에서 보면 특이점은 GM 본사는 전액 대출인 반면 산업은행은 전액 출자로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조건이 산업은행에 불리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습니다.

신규자금 투입 이후의 지분율 문제도 관심사였는데요.

GM이 차입금 27억 달러는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산업은행의 지분율은 1% 미만으로 떨어져 주주로서 견제를 하기가 어려워지게 됩니다.

정부와 산업은행이 지분율 감소를 막기 위해 요구한 차등감자는 GM 측이 결국 거부했습니다.

양측은 출자전환, 출자 주식을 의결권 없는 우선주로 전환하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지분율은 유지되지만 수익이 나면 GM이 배당에 대한 우선권을 가지게 됩니다.

출자전환은 7년 이후로 제한하기로 했고요.

아울러 GM은 신차 배정을 통해 한국GM의 생산시설을 10년 이상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또 2대주주인 산업은행이 GM의 한국 철수를 막을 거부권을 주주간 계약서에 넣기로 했습니다.


앵커) 한국GM이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은 일단 마련됐다고 봐야 할것 같은데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습니다.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영업망 붕괴도 현재 심각한 상황이죠?

기자) 먼저 내수 판매량을 살펴보면요.

한국GM의 지난 3월 내수 판매량은 6272대에 그쳐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57.6% 감소한 수치입니다.

2월 판매량도 전년 대비 48.3% 감소한 5804대에 머물렀습니다.

내수 판매 급감으로 자금난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지속됐지만 노사의 자구안 합의가 지연되면서 영업망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GM의 이상기류가 감지된 이후 1년 사이 한국GM의 대리점은 20여곳이 폐업했습니다.

영업사원도 800명 이상이 이탈했고요.

현재 남아있는 대리점은 280여곳, 영업사원은 2700여명 수준에 불과합니다.

한국GM은 직영점이 없고 모두 대리점 형태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판매 부진이 지속된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지 않지만 영업 인력 이탈이 상대적으로 더 많았습니다.


앵커) 이번에 한국GM의 노사간 협상에서 중요 쟁점으로 떠올랐던 것이 신차배정 문제였습니다. 앞으로 정상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도 중요할 텐데요. GM 본사가 한국GM에 배정하기로 한 신차 2대 외에 당장 6월까지 2대의 신차를 출시하죠?

기자) 네. 한국GM은 상반기에 신차를 2대를 내놓고 영업 정상화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한국GM은 이르면 이달 경차인 스파크의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습니다.

그리고 6월에는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중형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인 이쿼녹스를 출시합니다.

한국GM 내부에서는 스파크의 부분변경 모델과 이쿼녹스 중 어떤 모델을 먼저 출시하느냐를 두고 논의를 거듭했는데요.

이쿼녹스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29만대 넘게 판매된 인기 모델이지만 한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대신 전량 수입돼 판매됩니다.

이 때문에 철수 논란을 빚은 한국GM은 국산차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한국GM 창원 공장에서 생산되는 스파크를 먼저 출시하고, 한달 후 이쿼녹스를 내놓을 계획입니다.

하반기에는 말리부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고요. 대형 SUV를 추가로 내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 내년에는 트랙스의 후속 모델을, 2022년에는 이번에 배정될 예정인 신형 CUV(크로스 오버 유틸리티차량)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앵커) 사실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한국GM과 같은 위기들을 많이 겪었습니다. 최근에 SUV 차량으로 활기를 띄고 있는 쌍용차도 비슷한 점이 많은데요. 외국자본에 인수된 국내 업체라는 공통점도 있어서 배울점이 많을 것 같습니다.

기자) 쌍용차 같은 경우는 최근 수출 부진과 신차 출시가 겹쳐 1분기 실적은 적자를 기록했는데요.

하지만 내수 시장에서는 상승가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쌍용차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법정관리에 들어갔습니다.

당시 법정관리를 신청한 최대주주 중국 상하이자동차는 쌍용차의 기술만 빼갔다는 '먹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죠.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대량 실직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10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되면서부터 분위기가 반전됐습니다.

마힌드라그룹 인수 후 처음 독자 개발해 내놓은 티볼리가 큰 인기를 끌면서 2016년에는 9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쌍용차는 이후 SUV 신차 모델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SUV 전문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재구축 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이면에는 노사간 협력 관계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된 2010년부터 쌍용차 노사는 8년 연속 무분규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회사를 살려보겠다는 노사간 강한 의지가 한국GM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여집니다.


앵커) 직접 쌍용차 평택공장에 가서 취재를 좀 해보고 오셨죠? 최근에 생산 물량이 늘면서 해고자들도 다시 회사로 돌아오고 있다고 하던데요.

기자) 쌍용차는 티볼리에 이어 올 초 출시한 렉스턴 스포츠가 큰 인기를 끌면서 평택 공장은 활기가 돌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과거의 아픈 기억이었던 해고자들을 잇따라 복직시키고 근무 제도를 완전히 바꾸는 것으로 화답하기도 했는데요.

올해 초 출시된 렉스턴 스포츠는 출시 4개월 만에 2만대가 넘게 계약됐고, 아직 인도되지 못한 차량 대수만 1만대에 달합니다.

쌍용차는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프레임 타입의 SUV를 생산하는 라인에 이달부터 주간 연속2교대제를 도입했습니다.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다소 늦은 편이지만 신차 인기로 물량이 늘면서 근무환경을 바꿀 수 있게 된 겁니다.

심야근무 폐지로 근로시간이 줄어들면서 쌍용차는 최근 해고자들을 복직시키는 등 26명을 추가로 충원했습니다.

2013년에는 무급휴직자 454명을 전원 복직시켰고, 2016년에는 40명, 지난해에는 62명을 복직시켰는데요. 벌써 4번째 복직입니다.

쌍용차 관계자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죠.

[김명호 / 쌍용자동차 생산2담당 상무 : (주간 연속2교대 시행으로)노사가 같이 협의해서 근무시간을 줄인 만큼의 생산 향상을 이뤄냈습니다. 증산을 통해서 주간 연속2교대로 가고, 밖에 있는 (해고자)식구들을 받아들이고….]

심야근무가 사라지면서 쌍용차는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제도 시행을 앞두고 정부의 방침을 따를 수 있게 됐고요.

아울러 여가시간은 늘면서 근로자들이 더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근로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현장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죠.

[임상묵 / 쌍용자동차 조립3팀 근로자 : (시간이 생기면서)평상시에 하고 싶었던 것을 할 수 있게 됐고, 취미생활이나 집안일을 도와줄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쌍용차는 오랫동안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생존을 위해서는 노사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깨달았습니다.

한국GM 노조는 이번에 경영정상화 방안을 수립하며 군산공장 폐쇄, 2000여명 희망퇴직 등 고통을 겪었습니다.

경영진 역시 노조의 양보가 없었다면 정부 지원도 받을 수 없고 한국GM 자체가 무너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벼랑 끝 위기에서 어쩔 수 없이 합의를 한 앙금이 아직까지 한국GM 노사간에는 남아 있습니다. 또 노사 합의를 했더라도 자동차가 팔리지 않으면 또 다시 위기를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 막 정상화의 걸음마를 뗀 한국GM이 정상궤도에 올라 쌍용차 같은 노사 관계를 가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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