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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재벌 4인방이 모두 원한 그 남자, 넥슨의 결전병기 되다①

'리니지2' 개발 중추로 명성...블루홀 공동창업하며 파란 일으켜
서정근 기자




넥슨이 넷게임즈 최대 주주로 등극하면서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가 넥슨 진영에 마침내 합류했다. 넥슨이 내수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는 점, 박용현 대표와 넷게임즈의 개발력과 차기작 흥행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이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평이다.

김정주 넥슨 회장은 네오플, 게임하이, 엔도어즈, 불리언게임즈 등을 인수하며 넥슨을 아시아 탑3 게임사 반열에 올렸는데, 모처럼 대형 M&A를 성사시키며 다시금 수완을 과시했다.

박용현 대표는 이로써 김정주, 방준혁, 김택진, 장병규 등 게임 재벌 4인방과 모두 합을 맞춘 첫 개발자가 되는 독특한 이력을 남겼다.

넥슨 측 인사는 30일 "넷게임즈는 박용현 대표에게 경영권을 완벽히 보장하는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넥슨은 데브캣 스튜디오·왓 스튜디오·원 스튜디오·띵소프트·넥슨지티·넥슨레드·불리언게임즈 등 7개 개발 스튜디오를 두고 있다.

각 스튜디오는 개발 자율권을 보장받는다. 하지만 정상원 개발총괄 부사장의 개발 자문을 받고 그 운영과 경영에 넥슨코리아가 개입하는 구조다.

띵소프트, 넥슨지티, 넥슨레드, 불리언게임즈가 인수합병을 통해 내재화된 곳인만큼, 넷게임즈도 '8번째 스튜디오'로 편성돼 규율받을 법하다. 그러나 넷게임즈는 당분간 '박용현 자치구( 區) '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이는 개성 강한 박용현 대표의 개발 카리스마와 넷게임즈의 차기작 MMORPG '멀티히트'의 성공이 절실한 넥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박용현 대표는 '리니지2' 개발 중추로 활약하며 명성을 쌓은 인사다. 배재현 엔씨소프트 부사장이 '리니지2' 상용 버전 개발을 완성하자 박 대표가 '리니지2' 라이브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김택진 대표는 '리니지3' 신규 개발 리드 프로듀싱을 박용현 프로듀서에게 맡겼다. 송재경-배재현의 뒤를 이어 박 프로듀서가 엔씨 개발진의 중추로 공인받은 것이다.



그러나 박 프로듀서는 2007년 3월 '리니지3' 개발진을 대거 이끌고 회사를 떠나 파장을 던졌다. 장병규 의장과 함께 블루홀을 설립, MMORPG '테라'의 개발을 시작했다.

엔씨의 '에이스' 박용현 PD의 위상은 높았다. 또한 네오위즈 공동창업자이자 첫눈을 설립, NHN에 300억원에 매각한 장병규 의장의 명성도 높았다.

두 사람의 결합을 통해 만들어질 성과물이 NHN을 통해 서비스돼 흥행하면 엔씨-넥슨 양강체제인 게임 시장 지각 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컸다.

김택진 대표와 엔씨소프트는 "박용현 프로듀서와 '리니지3' 개발팀이 퇴사 과정에서 기술을 유출했다"고 주장,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팀이 엔씨 MMORPG 개발 10년 노하우를 빼돌렸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60억원 규모의 민사소송이 박용현 프로듀서와 장병규 의장, 블루홀 법인에 제기됐다.

이들이 만들고 있는 '테라'를 당시 NHN 한게임이 서비스하기로 결정하자, 김택진 대표와 이해진 당시 NHN 의장까지 사이가 소원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에서 출발한 주요 인터넷-게임 섹터 기업 창업자들은 사회 진출 전부터 서울대와 카이스트 학맥을 통해 교류가 잦고 친밀도도 높다. 실제 성사되진 않았지만 엔씨, 넥슨, NHN, 네오위즈 등 빅4 기업들은 합병과 사업제휴를 둔 논의도 활발히 진행했다. 이러한 친밀도는 김택진-박용현의 결별, 박용현-장병규의 결합 영향으로 상당 부분 퇴색했다.



당시 장병규 의장은 '리니지3' 기술유출 논란과 관련해 "예를 들어 잠수함을 만들기 위한 설계도가 있고, 그 설계대로 제작을 하면 되는 상황에서 설계도를 가지고 나왔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테라'의 경우 어떠한 게임을 만들겠다는 머리 속의 구상에서 출발한 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사람의 결합은 큰 화제를 모았으나, 궁합이 맞진 않았다. '테라' 제작도 순탄치 않았다. '테라'는 '리니지2'와 달라야 했고, 박프로듀서가 엔씨에서 만들던 '리니지3'와는 더더욱 달라야 했다. 지적재산권 관련 엔씨와의 분쟁 때문이다.

개발이 장기화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는 블루홀의 자금 소진과 맞물려 갈등을 키웠다.

'테라'는 2011년 1월 출시됐다. 초반엔 큰 인기를 얻었다. PC방 점유율 선두자리를 두고 엔씨의 '아이온'과 각축했다. 그러나 이내 기세가 꺾여 하향세를 탔다.

박용현 프로듀서는 출시 연기를 희망했으나 장병규 의장과 NHN한게임 정욱 대표는 출시 강행을 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박용현 프로듀서는 20011년 7월 블루홀을 떠났다.

장병규 의장은 후일 '테라' 출시와 관련해 "게임을 만들다 보면 제작기일이 늘어질 수도 있고, 출시가 늦춰질 수도 있다. 그러나 출시가 왜 지연되어야 하는지, 얼마나 지연되어야 하는지 소통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고 술회한 바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서정근 기자 (antilaw@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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