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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너도나도 수혜종목?…별난 대북 관련주

조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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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정상회담부터 북미정상회담까지 역사적인 시간을 보내면서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요.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너도나도 남북경협주로 엮이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 대북관련주와 더불어 최근에는 이색적인 종목까지 나타나고 있는데, 어떤 종목들이 있는지, 또 실체는 있는 건지 증권부 조형근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조 기자, 주요 수혜종목으로 꼽히는 철도와 건설업종 외에 최근에는 다른 종목들이 대북 테마주로 엮이고 있는 데요. 상황 설명부터 해주시죠.

기자> 남북관계 훈풍에 힘입어서 다양한 종목들이 수혜주로 꼽혀왔는데요. 철도와 건설업종은 물론 한반도 가스관 연결 기대감에 강관업종도 상승 흐름을 보였습니다.

지난주엔 지뢰제거와 유전자 감식 업체가 새로운 테마주로 떠오르며 주가가 급등락했습니다.

남북, 북미 간 대화에서 DMZ 유해발굴 논의가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이를 두고 일부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는 "대규모 호재다"라는 글이 올라오며 관련 종목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서희건설은 지난 12일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14일에도 16.56% 급등하며 하루 아침에 '지뢰제거 대장주'가 됐습니다.

로보로보와 인터불스, 퍼스텍도 지뢰제거 테마주로 엮여 주가가 급등락했습니다.

유전자 감식 수혜주로 꼽힌 디엔에이링크는 14일에 상한가를 기록했고, 테라젠이텍스는 같은 날 장중 한 때 18.91%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차익실현 물량으로 결국 하락한 업체도 있지만, 테마주에 엮여 주가가 큰 폭으로 출렁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지뢰제거 관련 테마주로 언급된 업체들이 실제로 해당 사업과 연관이 있나요?

기자> 우선 서희건설은 지난 11일 민간업체 지뢰제거연구소와 MOU를 체결했는데요.

서희건설 측은 "현재는 공익사업에 국한해서 함께 활동하지만, 기회가 생기면 DMZ 지뢰제거에도 뛰어들겠다"고 설명했습니다.

MOU 이후 김기호 지뢰제거연구소 소장이 서희건설 사옥에 들어와 연구를 진행 중이고, 해당 사업과 관련한 부서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지뢰제거 능력이 입증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능력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다른 업체들은 상황이 좀 다릅니다.

로보로보는 어린이 코딩 교육용 소형 로봇과 교재 개발 전문기업으로, 지뢰제거와는 무관한 업체입니다.

인터불스도 연성회로기판(FPCB) 가공장비를 제조하는 기업으로, 지뢰제거 로봇은 물론 산업용 로봇 제조조차 경험이 없습니다.

또 퍼스텍은 방산업체이지만, 지뢰관련 사업은 진행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지뢰제거 사업과 관련해서 연구개발 초기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부분 업체에서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에는 유전자 감식 업체에 대해서 알아보죠. 해당 기업들이 대북 관련주라는 게 생소한데 실제로 이 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을까요?

기자> 디엔에이링크와 테라젠이텍스 두 기업 모두 보유 기술을 활용해 유해발굴 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습니다.

디엔에이링크는 국방부와 계약해 6.25 전쟁 전사자 유골의 유전자 감식 사업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이 업체는 지난 2012년과 2015년에 6.25 전사자 유가족과 유해의 시료 검사를 담당했습니다.

테라젠이텍스는 전쟁 전사자 관련 유해발굴 사업에 참여한 적은 없지만, 일반유골을 감식해 유전자를 식별한 경험이 있습니다.

고대 유골의 유전자를 해독해 인종과 성별, 신체적 특징 등을 분석한 겁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유전자 분석 기술을 가지고 있는 업체 대부분은 유골·유해 분석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유골의 유전자 감식은 엄청난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특정 기업만 테마로 엮이기엔 무리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또 현실적으로 모든 유해를 발굴하기 힘들어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크지 않고, 인도적 차원의 사업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들 업체가 대북 관련주로 엮이는 것에 대해서 증권가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우선 이들 종목 대부분은 시가총액이 크지 않습니다.

이에 남북관계 훈풍에 엮어 주가를 급등시키려는 '제3자'의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우스갯소리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 상황이라고 말했는데요.

어떤 종목이든 대북 이슈가 붙어서 수혜주로 엮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 증권가에선 "아직 관련 사업의 방향조차 나오지 않았다"며 꼼꼼하게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궁금한 점이 있는데, 유해발굴과 관련 없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주가가 이전 자리를 찾아갈까요?

기자>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로보로보 주가 흐름을 보면 이해하기 쉬우실 텐데요.

지뢰제거와 무관하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에도 투자자금이 몰리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로보로보는 지난 12일 '지뢰제거 테마주'로 엮이며 주가가 13.38%나 올랐는데요.

14일에 "해당 사업과 관련없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다시 15.43%나 오르며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대북 관련주가 아니라는게 밝혀졌음에도 주가가 급등한 겁니다.

시가 총액 5~600억원 가량인 로보로보의 하루 거래대금은 주가가 급등하던 날(12일, 15일) 300억원 대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자금 회전이 빠르게 진행된 건데요.

이는 시장의 관심이 기업 가치가 아닌 '수익 실현'에만 쏠렸다는 걸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한가 따라잡기'같은 방식으로, 급등하는 테마주에 올라타 단기적으로 차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건데요.

이런 종목의 경우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조형근 기자 (root04@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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