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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포스코 회장 내정됐는데도 잡음은 여전?…'게임 끝! 앞만 보고 가야'

권순우 기자

뉴스의 이면에 숨어있는 뒷얘기를 취재기자로부터 직접 들어보는 뉴스 애프터서비스, 뉴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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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출 60조, 국내 6위 대기업 포스코의 미래를 이끌어 갈 차기 회장으로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이 내정됐습니다. 이제 주총 승인 등 의례적인 절차만 남았는데 여전히 정치권 등에서 이러저런 잡음이 나오고 있는데요. 어디까지 사실이고 오해인지 뉴스후에서 권순우 기자와 정리해보겠습니다.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에서 참 말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회장이 내정된 후에도 아직도 말이 나오는 건 뭔가요?

기자> 사실과 오해가 뒤섞여 있는데요.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먼저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최정우 회장 내정에 대해 “권오준 전 회장 비리를 덮어줄 사람이 뽑힌 것”이라고 말 한 게 대표적입니다.

이 말만 보면 권오준 전 회장이 비리가 있는 사람이고, 그 비리를 최정우 회장이 덮어주기로 약속을 해서 권오준 회장이 밀어줬다는 의미로 들립니다. 정치권 쪽에 취재를 해본 결과 특정 비리나 사건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라고 합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그동안 포스코 회장 선임 절차가 정비가 덜 돼 있다는 문제제기를 해왔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두고 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또 “인사에 개입하고 싶었다면 최종적으로 결정이 되기 한달 전에 작업을 끝내놓지 최정우 회장 내정을 바꿀 수도 없는 상황에서 그런 이야기를 뭐하러 하겠냐”고 강조했습니다.

홍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개입하지 않으니 포스코 내부자들이 포스코를 사유화 하려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를 해왔습니다.

포스코 카운슬이 후보를 공개하지 않다보니 누가 들어가 있는지. 누가 끼어들었는지 등을 외부에서 알 수가 없었습니다. 또 막상 최종 5명의 후보자가 공개됐을 때 모두 포스코 출신 인사들이었기 때문에, 그런 문제제기의 연장선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앵커> 말이 와전된 것으로 보이지만 '최정우 회장 내정자가 권오준 회장의 비리를 덮어줄 사람'이라고 콕 짚어 지목하긴 했단 말이죠?

기자> 홍영표 원내대표를 비롯해 포스코 회장 선임 절차 관련해 문제제기를 했던 의원실을 취재해본 결과 특정한 비리가 있고, 최 내정자와 관련이 있다는 근거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의원실에서는 모두 비리에 대한 근거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고, 잡음이 많은 포스코의 인선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다들 한 발 빼는 모양샙니다.

특히 인선 과정에서 예상치 못했던 최정우 회장이 깜짝 내정되니 의구심이 커진듯 합니다.

사실 회장 후보자 중 권오준 체제를 이어갈 사람으로 꼽힌 건 최정우 내정자가 아니라 권오준 체제의 서열 1,2위였던 오인환, 장인화 사장이었습니다. 막상 그들이 아니라 최정우 사장이 내정이 되자 비판에 덜 노출된 인사를 통해 권오준 체제를 이어가려고 한다는 말이 나온 겁니다.

특히 최정우 회장 내정자는 2015년 포스코 내부의 구조조정, 계열사 감사, 정보수집 등을 총괄하는 가치경영실장을 했습니다. 2005년 감사실장을 했고 2010년 정도경영실장을 하는 등 임직원들이 잘못한 일은 없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밖에도 최정우 내정자는 기업의 자금 흐름을 모두 파악할 수 있는 CFO를 했습니다. 각종 사업을 할 때 자금이 오고간 것을 가장 잘 아는 인물이라는 거지요.

앵커> 그럼 정치권 등에서 제기됐던 외압이나 잡음은 사실상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있겠군요. 다만 공통적으로 제기한 절차상 문제에 대해선 포스코도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요?

기자> 민주당 내에서 포스코 회장 인사에 가장 많은 목소리를 낸 의원은 권칠승 원내수석부대표입니다. 권칠승 의원의 지역구는 화성이라 특별히 포스코와 지역적인 관계는 없습니다.

권 의원은 산자위 위원으로서 철강 산업의 발전을 위한 지적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권칠승 의원실 관계자는 “철강은 우리나라 뿌리 산업이고 철강 산업의 맏형은 포스코인데 특정 세력의 입맛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봤다”며 “포스코 정상화를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 끝에 나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관련 절차의 공정성, 투명성 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최정우 회장 개인에 대한 비판보다는 관련 절차 개선에 대한 요구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면 CEO승계카운슬 의사록 공개, 노동자 대표가 사외이사를 하는 노동이사제 도입 등에 대한 요구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최정우 회장 흔들기의 실체는 더 이상 없다. 그렇다면 이제 게임은 끝난다고 보면 될거 같은데,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회장 자리에 오른 최 내정자의 어깨다 어느때보다 무거울 거 같군요?

기자> 이번 회장 선임 과정에서 보듯, 포스코는 외풍을 많이 타는 기업입니다. 정부 지분이 1주도 없는 민간 기업이기는 하지만 주인 없는 기업으로 정권의 전리품처럼 취급된 것도 사실입니다. 선임 과정에서 특정 세력에 도움을 받거나 음해로 인해 상처를 입으면 선임 이후에도 올바른 경영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난 4년 동안 포스코는 150건의 구조조정을 했습니다. 150건의 부실 사업이 있었다는 겁니다. 국내 계열사는 78개에서 38개가 됐고, 해외계열사는 181개에서 124개로 줄이며 무려 90개의 계열사를 정리했습니다.

계열사를 만든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원전서비스, 제지, 심지어 인제자동차 경주장, 스포츠토토 사업에도 포스코는 손을 댔습니다. 구체적인 증거는 없지만 외풍의 영향을 받고 그에 보조를 맞춰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계열사는 늘어나고, 그만큼 손실을 본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돈 안되는 사업에 여기저기 뛰어들다 보니 7조원을 상회했던 이익이 2조원대까지 하락했다가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지난해에는 4조 6천억원으로 반등했습니다. 2011년 포스코 매출은 처음 60조원대를 달성했다가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면서 50조웓내로 떨어졌고, 2018년에 와서야 다시 60조원대로 올라섰습니다.

여전히 포스코는 덩치에 비해 돈을 못 버는 회사입니다. 아르셀로미탈, US스틸, 바오산 등 상위 철강사들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은 10%가 넘습니다. 그런데 포스코의 자기자본 이익률은 6%대에 불과합니다.

최정우 회장 내정자는 포스코 사상 첫 비엔지니어출신 회장입니다. 포스코에는 수많은 철강, 기술, 마케팅 전문가가 있지만 포스코 이사회는 포스코 내 비주류인 재무 분야 전문가를 차기 회장으로 내정했습니다.

포스코가 외풍에 휘둘리지 않고 내실 있는 성장을 하려면 재무적 감각이 있고, 내외부 사정을 잘 아는 CEO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가는 다양한 이유로 움직이지만 최정우 회장이 내정된 첫 거래일인 25일 포스코의 주가는 3% 넘게 급등했습니다. 포스코가 무거운 공룡에서 벗어나 날렵하고 부지런해 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최근 5년 배당도 8천원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익이 늘어나는 만큼 배당도 늘려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progres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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