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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기자들] 'A부터 Z까지'…카드수수료 이슈 대해부

이유나 기자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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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특이한 기자들, 경제금융부 이유납니다. 요즘 현금 갖고 다니는 분 거의 없죠.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단돈 몇백원도 카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의무수납제 덕분입니다. 그러나 이 의무수납제는 장단점이 분명한 제도입니다. 소비자는 편해졌지만, 주로 소액결제가 많은 자영업자들의 카드수수료 부담은 오히려 커졌기 때문인데요. 자영업자들은 의무수납제 폐지가 소비자 반발로 결국 무산되자 대신 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해달라 요구했고, 지금은 정부가 3년에 한번 직접 나서서 수수료율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의무수납제가 카드수수료 인하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셈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매번 카드수수료에 개입하는 것이 시장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데다, 의무수납제를 폐지하는게 카드수수료 인하의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란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정부는 다시 또 고민에 빠졌습니다. 오늘은 카드업계의 해묵은 이슈 '카드수수료'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이유나 기자, 별 생각없이 썼던 카드수수료도 이런 이슈가 숨어있었군요. 자영업자들 수수료율 부담이 상당한가보네요?

기자> 네. 일단 소상공인들의 수수료율 체계를 살펴보면요.

정부의 소상공인 우대정책에 따라 3억원 이하는 0.8%, 3억원 초과·5억원 이하는 1.3%, 5억원 초과 최대 2.5%의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습니다.

편의점들도 이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는데, 주로 도심지역의 편의점은 연매출 5억원을 넘어 현행기준으로 최고인 2.5%의 카드수수료율을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요.

백화점이나 주유소, 대형마트 등 대기업들은 오히려 영세상인들보다 적은 수수료를 낸다는겁니다.

국내 20개 대기업 가맹점의 최근 3년간 평균 수수료율은 1.38%로 나타났는데요.

전체 가맹점 평균 수수료가 2.09%라는 것을 감안하면, 낮은 수치인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대기업들의 수수료율이 다른건, 대기업은 카드사와 개별로 수수료율을 계약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대기업이 큰 결제액수를 앞세워 낮은 수수료를 요구한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 대기업이 갑 위치에 있는 겁니다.

대기업들이 카드를 안받겠다고 하면 손해가 고스란히 카드사로 돌아올 수 밖에 없습니다.

자영업자들의 카드수수료율이 대기업보다 훨씬 더 높은 배경입니다.

앵커> 그래서 정부도 이번에 수수료율 체계를 손보고 있다고요?

기자> 일단 정부가 이번달 말부터 시행하겠다고 내놓은 안은 카드수수료 원가 산정항목 중 하나인 밴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겠다는 겁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려면, 먼저 카드 수수료 체계를 알아야하는데요.

소비자들이 카드를 긁으면 <가맹점-밴사-카드사>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거칩니다.

중간에서 밴사들이 가맹점을 관리하고 카드전표를 수거하는 업무를 맡는데요.

카드사들은 밴사에 업무를 대행하고 밴수수료를 지급합니다.

이 중간과정에 있는 밴 수수료를 조정하겠단게 정부의 구상입니다.

밴 수수료는 그동안 1만원을 팔아도 100만원을 팔아도 똑같이 100원의 수수료를 적용하는 '정액제' 방식이였습니다.

소액결제가 많은 가맹점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셈인데요.

이제는 결제금액에 비례해 부과하는 '정률제'로 개편하기로 했습니다.

정부의 시뮬레이션 결과, 그렇게 되면 편의점 등 소액결제 가맹점들의 연평균 수수료율은 2.22%에서 2%로 낮아집니다.

대신 백화점이나 면세점 등 거액결제업종은 1.96%에서 2.04%로 수수료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까진 카드사들도 큰 불만이 없는데, 또 갈등 포인트가 생깁니다.

정부가 카드수수료 부담이 늘어날 대기업들을 감안해 전체 수수료율 상한선을 인하 2.5%에서 2.3%로 인하한겁니다.

카드업계에선 사실상 결국 또 수수료율을 인하한거나 다름없다며 볼멘 소리가 나오는 실정입니다.

앵커> 수수료율이 인하되면 카드사들은 수익에 타격받을 수 밖에 없죠?

기자> 과거 1990년대 초반만 해도 4~5%대에 이르던 가맹점 수수료율은 현재 2%대까지 줄어든 상태입니다.

수수료율이 떨어질수록 카드사들의 수익도 떨어질 수 밖에 없는데요.

카드사의 주 수익원은 카드론으로 벌어들이는 대출수입과 수수료 수익입니다.

그러나 카드론도 최고금리 인하로 예전만큼 이익을 낼 수 없고, 수수료 역시 인하가 되다보니 카드사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실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올 1분기 8개사 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2,268억원으로 32.3% 감소했습니다.

카드사는 인력을 줄이고 소비자 카드혜택과 밴 업계에 주는 밴 수수료도 내리고 있습니다.

악순환일 수 밖에 없는게, 어려워진 카드사는 특히 중간 단계인 밴 수수료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술이 발달해 이제는 카드사가 중간 밴사 없이 직접 가맹점으로부터 전표를 수거하는게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카드사가 직승인을 확대하면서 밴사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궁금한게, 우리나라 수수료율이 다른나라보다 많이 비싼 편인가요?

기자> 해외 카드시장 구조는 국내와 달라서 단순비교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최근 여신금융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해외보다 낮다는 결과가 나왔는데요.

정산수수료와 네트워크 수수료 등을 더해 해외 카드사의 값을 추정해보니 가맹점 수수료율이 2.28~3.26%로 정도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일반 수수료율이 2.08%인 것과 비교하면 더 높은 수치인걸 확인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와 비슷한 카드시장 구조를 가진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평균 가맹점 수수료율도 지난해 기준 2.43%로, 우리나라보다 높습니다.

앵커> 이 가운데 서울페이나 경남페이 등 정치권에서 수수료율 0%대 페이 출시를 예고하며 카드사들을 위협한다면서요.

기자> 박원순 시장이 구상하고 있는 서울페이는 핀테크 기술을 이용해 결제단계를 대폭 축소하는겁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카드를 결제할 때 카드사와 밴사 가맹점 등을 거치잖아요.

이 때 중간과정인 카드사와 밴사를 빼고 바로 소비자와 가맹점이 직접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해서 수수료율 0%대를 구현한다는겁니다.

고객이 스마트폰에서 가맹점 QR코드를 찍으면 바로 고객계좌에서 사업자 계좌로 현금이 이체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신용카드처럼 외상시스템은 아니고 일종의 체크카드 개념으로 고객이 고객 계좌에 일정 금액을 채워놓고 그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도록 하는거죠.

업계에선 현실적으로 은행에서 계좌이체할 때도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어떻게 0%대 수수료율이 가능하냐 부정적인 목소리가 높습니다.

똑같이 QR코드를 쓰는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도 0.5% 정도의 수수료가 부과되고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은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습니다.

서울페이가 예를들어 버스 등 대중교통 할인을 해준다거나, 공공사업이랑 연계한 인센티브를 준다면 소비자들이 어떻게 움직일지 장담할 수 없다는겁니다.

앵커> 카드사들의 고민도 크겠네요. 그런데 올 연말에 또 카드수수료를 인하한다면서요.

기자> 말씀드렸다시피 정부는 직접 나서 3년에 한번 수수료율을 재산정하고 있는데요.

사실 이번달 말에 이뤄지는 밴수수료 산정체계 개편도 결국은 수수료 인하효과를 가져왔잖아요.

수수료율 산정은 3년마다 한다고 하지만,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카드수수료율이 내려가 지난 7년간 8차례나 수수료율이 내려갔습니다.

정부는 연말 수수료율 적격비용 산정을 위해 범정부 TF를 구성했습니다.

이번엔 다른 때보다 더 신중하게 원점부터 고민해보자, 해서 의무수납제 폐지까지 열어두고 수수료율 체계를 보고 있는데요.

계속해서 카드수수료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게 됐습니다.

(영상편집 : 진성훈)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유나 기자 (ynalee@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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