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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기자들] 미·중 무역전쟁 '합종연횡' 확산…주요 키워드 '중국제조2025'

권순우 기자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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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 됐습니다. 양국은 서로의 340억 달러 규모 수입품에 대해 25% 관세를 매기기로 했습니다. 중국은 미국을 WTO에 제소했고 미국은 160억 달러 추가 관세 및 2천억 달러 추가 관세를 경고했습니다. 중국은 유럽국가들과 공동대응을 모색하는 등 합종연회을 시도하고 나섰습니다. 권순우 기자와 함께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우선 현재 상황에 대해 짧게 설명해주시지요.

기자> 지난주 금요일(6일) 한국 시간으로 오후 1시, 미국 시간 6일 자정을 기점으로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 340억 달러 규모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그러자 중국 상무부는 곧장 성명을 통해 “미국은 세계무역기구 규범을 위반하고 역사상 가장 큰 무역 전쟁을 일으켰다”며 “먼저 싸움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 했으나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역습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고 오후 4시 30분 경 외무부가 “중국의 보복 조치는 발효됐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앵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이같은 조치가 매우 당황스러울 것 같습니다.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리커창 중국 총리는 어제 유럽을 방문해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났습니다. 둘은 모두 세계무역 질서와 다자주의를 존중해야 한다는 공동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두 총리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지요.

[앙겔라 메르켈 / 독일 총리 : 독일과 중국이 세계가 무역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지 않도록 기여하기를 희망합니다. ]

[리커창 / 중국 총리 : 자유 무역은 양국 모두와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또 중국은 NOG들에 의한 인권 문제제기를 정상적인 활동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번 무역전쟁의 당사국이고, 독일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언한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실제 매길 경우 최대 피해국이 될 수 있습니다.

중국과 EU는 16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의를 엽니다. 중국은 미국의 무역도발에 공동 대응하는 내용을 정상회담 결과에 포함시키자는 제안을 한 상태입니다.

앵커> 정상 회담에서는 다소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는데 중국 현지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 언론들은 강경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신화망은 "미국이 보호주의로 글로벌 산업 사슬과 가치사슬을 짓밟는 행위는 미국 기업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에 해를 끼칠 뿐 아니라 미국에도 나쁜 영향을 주고 국제무역 규칙에도 충격을 줘서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미국 정부가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내 중소기업들도 부도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중국중앙TV와 환구시보 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역 정책을 비난하고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미국은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경제 국수주의를 대표하는 반면 중국은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대변하는데 중국이 역사적으로 옳은 편이 서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글로벌 IB의 시각을 살펴보면 우선 씨티그룹은 2천억 추가 관세 부과 같은 전면전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11월 중간 선거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이 국면을 끌고 갈 가능성이 높아 높은 긴장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피치는 앞으로 있을 보복 관계 전쟁가지 감안할 경우 세계 무역은 약 2조 달러, 2,200조원 감소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 중 무역분쟁의 최대 희생양이 미국이나 중국이 아니라 오히려 주변국인 대만과 말레이시아, 한국이 더 큰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앵커> 직접 무역 분쟁의 당사자가 아닌 우리나라가 더 큰 희생양이 될 이유는 뭐지요?

기자> 블룸버그의 필딩 첸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수출이 10% 감소할 때마다 아시아국가의 국내생산이 평균 1.1%포인트 하락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에 비해 중국의 성장률은 0.3%포인트 감소하는데 그칠 전망입니다.

주변국이 더 큰 피해를 보는 이유는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공급망에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대만, 한국, 일본 등에서 부품을 수입해 이를 조립하고 재가공해 미국에 수출을 합니다.

중국의 미국 수출이 줄면 한국이 수출하던 부품 수요도 감소하게 되는 겁니다. 특히 한국은 중국이 수출용 부품 수입을 10% 줄이면 성장률이 0.9%포인트 감소할 전망입니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픽셋에셋매니지먼트는 미중의 무역전쟁으로 가장 영향을 받는 국가 10개국 중 한국이 6위로 꼽았습니다.

중국과 미국이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6%, 12%로 1,2위 국가입니다. 한국 GDP에서 두 나라가 차지하는 무역 의존도는 68%에 달합니다.

한국이 직접 중국이나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은 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문제는 중국이 수출하는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입니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육박합니다. 중국산 TV나 컴퓨터가 미국 수출길이 막히면 한국산 디스플레이나 반도체가 타격을 받는 겁니다.

반면 우리 정부는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피해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우리나라 월 수출액이 500억 달러가 넘는데, 이번 분쟁으로 대중 수출은 1.9억 달러, 대미수출은 0.5억 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백운규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미중 양국의 상호 관세 부과가 단기적으로 우리 수출에 비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분석한 이유는 관세 부과 항목과 수출품 때문입니다. 우선 우리나라의 대중 주력 수출업종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인데, 이는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 품목 중에 제외가 됐습니다.

또 자동차, 기계, 철강도 많이 수출을 하긴 하는데, 이 제품들은 중국 내수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미국이 부과한 관세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우리가 미국에 수출하는 품목은 미국 내수 시장에 팔리기 때문에 관세 조치의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게 산업부의 판단입니다.

하지만 이는 한국 정부가 지나친 우려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 점잖게 표현했을 뿐, 위급성은 정부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앵커> 미중 무역전쟁도 문제지만 우리에겐느 자동차 분쟁도 문제입니다.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매기겠다는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중국은 7월 1일자로 1300여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며 자동차 관세도 인하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는 6일부로 보복관세를 포함해 40%의 관세를 매기기로 했습니다. 미국이 수입차에 관세를 매기려는 것에 대한 견제로 볼 수 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보다 수입산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는 우리나라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에 직격탄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해 현대차가 미국에서 판매한 자동차 중 현지에서 생산한 비중은 59%이고, 기아차는 37%입니다. 나머지 물량 그러니까 현대차는 40%가, 기아차는 60%가 고율 관세에 노출이 되는 겁니다.

미국에서 관세를 매기면 울산 공장도 치명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지난해 한국에서 생산된 자동차 160만대 중 40만대가 미국 시장에 수출이 됐습니다.

특히 제네시스 브랜드는 전량 한국에서 수출이 됩니다. 미국에서 2년 연속 브랜드 파워 1위를 차지하며 도약을 모색하고 있는데, 관세 부과시 심각한 차질에 직면합니다.

피해를 보는 기업은 한국 기업만이 아닙니다. 굉장히 골치 아픈 회사 중에 하나는 한국GM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한국GM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공장을 떠나야 했고 미국 GM도 7조원이나 되는 투자를 쏟아냈습니다.

이를 통해 만들려고 하는 것은 미국에 수출할 SUV입니다. 그런데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매기면 한국GM의 경영 계획은 엄청난 차질을 빚게 됩니다.

한국GM측은 자기들은 속이 타는데 본사가 미국이라 불만 표시도 못하고 끙끙 앓고 있습니다.

앵커> 자동차 관세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유럽, 특히 독일도 타격이 크지 않을까요?

기자> 미국 눈에 거슬리는 국가는 독일, 일본, 한국. 그중에서 폭스바겐, 벤츠, BMW가 있는 독일입니다.

미국은 EU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고, EU는 미국산 자동차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EU의 관세가 더 높기 때문에 미국은 불만입니다.

독일은 EU로 묶여 있기 때문에 미국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낮추려면 EU 차원에서 움직여야 합니다. 벤츠, BMW 등 독일 자동차 회사들은 미국과 EU가 자동차 관세를 함께 철폐하자고 요청했습니다. 미국의 압박을 일정 부분 수용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프랑스는 강경합니다. 프랑스 경제장관은 바로 "미국이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우리 역시 다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장관은 "문제는 무역 전쟁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고,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미국은 도대체 왜 이런 무지막지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걸까요?

기자> 표면적인 이유는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입니다. 또 11월 있을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무역전쟁을 벌인다고 해서 미국의 무역적자가 해소가 될지, 중간선거에서 지지율이 높아질지는 양면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이보다 더 큰 그림도 있습니다. 미국의 기술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입니다.

국제금융센터의 언급을 들어보겠습니다.

[국제금융센터 미중팀 : 미국이 아직까지는 기술 선도국이기는 하지만 자기들이 2025년까지 제조업을 업그레이드를 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하이테크 기술에 대한, 그런 것이 지적재산권 등과 연결이 되는 겁니다. ]

이 언급중에 눈여겨 볼만한 점은 2025년 제조업 업그레이드입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중국산 제품의 관세 부과를 시행하면서 미국 기업 중에 예외 적용을 받고자 하는 기업으로부터 신청을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조건을 보면 △중국 외 다른 나라에서 공급받기 힘든 제품, △추가 관세로 인해 경제적 손해가 큰 경우, △특정 제품이 ‘중국제조2025’ 등 중국의 산업 정책과 관련이 있는지 입니다.

이에 대해 두가지 조건은 무역전쟁의 피해를 완화하려는 조치 혹은 미국 내부를 다독이려는 조치라고 해석하고 있는데, 문제는 중국제조2025, 세 번째 기준입니다.

중국제조 2025는 중국이 제조대국에서 제조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제조업 고도화 계획입니다. 2015년 리커창 총리는 중국 기업이 볼펜 하나 제대로 못 만드냐고 질책을 한 후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최초로 소개된 로드맵입니다.

볼펜심 사건은 중국이 한해 400억개의 볼펜을 만드는데 볼펜심의 90%를 일본, 독일에서 수입한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첨단 제조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사건입니다.

볼펜심 지적 이후 중국 최대 스테인리스강 업체인 타이위안 철강은 볼펜심용 고강도 스테인리스강을 개발했고, 100% 볼펜 국산화에 성공했습니다.

중국제조 2025는 IT, 자동선박과 로봇, 항궁우주, 에너지 절감, 신소재, 고성능의료기기 등 10대 전략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중국은 3단계 로드맵을 통해 100주년이 되는 2049년 세계 최강국인 미국을 뛰어넘겠다는 구상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500억 달러 규모의 고율 관세 목록을 발표했는데, 거기에는 중국제조 2025의 10대 산업 제품이 모두 포함됐습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중국을 비판했던 지적재산권 문제 등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이후 올해에는 미국 상무부가 이란 제재를 위반함 혐의로 중국 통신장비 업체 ZTE를 7년 동안 미국 기업과 거래를 못하게 제재를 가하려고 했습니다. 이를 두고 중국의 통신 기술이 미국을 따라 잡을까봐 견제하기 위해 내린 조치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앵커> 중국의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그대로 당하고만 있을까요?

기자> 7월 1일에 중국이 1300여개 수입품의 관세를 내리는 등 많이 양보하는 모양샙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한 후 투자와 제품 매입 등을 통해 2500억 달러, 약 283조원 규모의 유례 없는 무역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미국은 무역 도발을 멈추기는커녕 관세 도발을 더욱 강하게 했습니다.

더 큰 그림에서 중국은 오히려 이번 기회를 전 세계 패권을 잡기 위해 활용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할 때 오히려 공정경쟁, 자유무역을 지지하며 전 세계 국가들로부터 지지를 얻고자 한다는 겁니다.

중국은 미국의 조치에 대해 먼저 도발을 하진 않지만 미국이 한만큼의 보복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수입 제품 관세 인하를 비롯해 투자 제한 분야 리스트도 줄였습니다.

금융, 인프라 등 외국인 투자 제한을 단계적으로 풀고 있습니다. 오는 11월에는 시진핑 주석의 지시로 상하이에서 제 1회 중국국제 수입 박람회를 엽니다. 미국이 내 물건만 쓰겠다고 할 때 중국은 자기 시장에 와서 팔라고 문호를 개방하고 있는 겁니다.

이와함께 EU 등 다른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가 "미국은 일방주의, 보호주의, 경제적 민족주의를 나타내고 중국은 미국과 반대로 올바른 역사의 방향을 취한다"면서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력을 발전시킨 중국은 무역전쟁에 임하며 개혁개방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거대한 패권 경쟁이 미중 무역 전쟁 이면에 담겨 있는 겁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progres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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