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MTN현장+] 소상공인 페이 도입에도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해결 '막막'

이진규 기자

/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부

"외상결제 시스템인 신용카드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즉시결제 시스템인 소상공인페이를 사용하지 않을 겁니다."

정부가 소상공인들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전용 결제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지만, 막상 업계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소상공인들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결제시스템을 잇달아 마련하고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안에 상용화할 소상공인 전용 간편 결제시스템 '소상공인페이'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 역시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제로 결제서비스 '서울페이'를 오는 2020년까지 전국으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소상공인업계에선 이 같은 결제시스템 도입에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소상공인페이와 서울페이는 결제 시 연동된 계좌에서 바로 이체되는 방식이다. 신용카드 결제 후 한 달 뒤에 계좌에서 결제금액이 빠져나가는 것과 달리 즉시 결제되는 시스템이다. 결국 계좌에 돈이 있어야 결제할 수 있는 셈이다.

이근재 한국외식업중앙회 서울시협의회장은 "어렸을 때부터 외상결제인 신용카드를 사용하는데 익숙해진 우리나라 사람들이 즉시결제 시스템인 소상공인페이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무리 점주에게 수수료 부담이 없고 편리한 결제시스템이라도 소비자가 사용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고령의 점주가 스마트폰으로 처리되는 결제시스템에 적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인건비 인상을 비롯해 건물임대료와 카드수수료 부담이 소상공인 경영난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업계는 오히려 이번 기회에 실효성 없는 결제시스템 도입보단 신용카드 의무수납제 폐지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의무수납제는 카드 가맹점이 1000원 이하의 카드결제도 거부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다.

경기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 카드수수료 몇 십 만원은 소상공인들에게 큰 타격"이라며 "차라리 현금거래나 수수료가 낮은 카드만 선택해서 받을 수 있도록 의무수납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의무수납제가 우리 사회에서 공감대를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의무수납제가 폐지되면 소비자들은 현금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이는 '현금 없는 사회' '동전 없는 사회'가 거론되는 시대에 역행하는 꼴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소비자들이 인식을 바꿔야 소상공인이 살 수 있다"고 토로했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도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이용해달라. 골목상권을 지켜달라. 전통시장을 찾아달라"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기적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애국심에 기대어 국산제품 이용을 호소하던 시대가 아니다. 장기 불황 속에 소비자들도 인터넷으로 좀 더 가성비가 있는 제품을 찾아서 사는 시대다. 소상공인페이가 성공하기 위해선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신용카드를 버리고 소상공인페이를 사용할만한 '장점'을 갖춰야 한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진규 기자 (jkmedia@mtn.co.kr)]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