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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메기' 못한 인터넷은행...모든게 은산분리 탓?

김이슬 기자


미국 인터넷은행 알리뱅크는 대주주인 제너럴모터스(GM)에서 자동차를 살 때 대출을 제공해주는 일종의 캐피탈을 한다. 일본 인터넷은행 지분뱅크는 모회사인 이동통신업체 KDDI의 통신서비스와 금리를 접목해 예금을 확보한다. 인터넷은행이 산업자본과 연계한 대표 금융 서비스다.

국내 1,2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서는 이런 사업 모델을 찾기 어렵다. 지난 1년여 간 예상을 뛰어넘는 집객으로 초반 돌풍을 일으켰지만, 혁신에 성공했느냐고 묻는다면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가 애매한 이유다.

인터넷은행의 성과는 기존 시중은행의 손길이 닿지 않는 가려운 곳을 긁어준 정도라고 하기 알맞다.'50+1%' 수준이다. 박하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서비스나 기술 측면에서도 기존 은행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준은 아니다.

출범 초기 소비자들이 반긴 것도 1% 안팎의 낮은 대출금리, 높은 예금금리 때문이었다. 이제는 금리마저 큰 변별력을 갖기 힘들어졌다.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 중심의 판을 흔들어 서비스와 가격 경쟁을 유도한 것은 인정할 만한 부분이지만, 앞으로는 단순한 편의성과 금리 경쟁만으로 승부를 내기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기술로 보나 가격으로 보나 기존 은행들은 안한 것이지, 못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리만 마련되면 나오는 아우성이다. 여권에서도 합세해 하반기 국회에서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정을 완화하는 특별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케이뱅크의 경우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10%, 의결권 지분을 4%로 묶어두는 은산분리 규제 때문에 증자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일부 대출상품은 판매 중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했다.

그나마 한국투자금융이 대주주인 카카오뱅크는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앞서 두 번의 증자도 쉽지 않았다고 토로하고 있다. 마치 기존에 없던 서비스가 나오지 못하는 이유를 은산분리 규정에서 찾고 있는 듯하다.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이 실력 부족을 도구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인터넷은행 출범 과정에 관여했던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주사들 가운데 통신, 홈쇼핑, 인터넷쇼핑 등 업체들과 연계한 서비스를 내놓을 고민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 성장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하반기 또 다른 인터넷은행 진입을 허용하는 추가 인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규제 완화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작지만 강한 핀테크 기업들이 커나갈 환경이 마련돼 경쟁자들도 우후죽순 늘어날 전망이다.

오랜 숙원인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인터넷은행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 두고봐야 한다. 앞으로의 경쟁에는 핑계거리가 없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이슬 기자 (iseul@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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