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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영국 원전 '우선협상권 상실' 과연 위기일까? 득일까?

염현석 기자2018/08/0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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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전력이 21조원 규모의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 인수 프로젝트와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잃게 됐다는 소식에 한전주가는 떨어지고 원전수출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울한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속사정을 알고보면 어차피 거쳐야할 노정이 드러났을 뿐이라 한전의 우선협상권 상실이 원전 수출에 위기로 작용할지 경제부 염현석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염 기자? 한전이 영국 원전사업을 인수할 수 있는 우선협상권을 도시바로부터 받았는데 이걸 다시 박탈했다? 이게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이죠? 도대체 무슨 말입니까?

기자> 도시바는 공식적으로 한전의 우선사업권을 박탈한 이유를 "한전과 지분매각 계약이 계속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7월25일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에 관심이 있는 다른 업체를 찾겠다며 한전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사실 도시바는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건설에 대한 사업권만 가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실제 우리 정부와 한전이 협상해야 할 상대는 도시바가 아니라 영국 정부입니다.

영국 정부로부터 적정한 수익을 보장받고 원전 건설과 운영에 따른 리스크를 최대한 피해야 합니다.

영국 정부 역시 우리와 상황은 비슷합니다.

리스크는 넘기고 수익 보장은 낮춰야 하기 때문에 협상이 원할치 않은 겁니다.

문제는 사업권을 가지고 있는 도시바의 상황이 녹록치 않아 영국 원전 사업권을 하루빨리 매각해야 한다는 겁니다.

도시바는 미국 원전사업을 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내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국 원전 사업권을 하루 빨리 매각하지 않으면 현금 흐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도시바는 우선협상권을 가지고 있는 한전만 마냥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 돼 다른 구매자를 찾겠다며 일방적으로 통보한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한전의 우선협상권 상실이 액면으로 보면 영국 원전 수출 프로젝트가 무산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떻게 봐야 하나요?

기자> 표면적으로만 보면 위기가 맞습니다.

있던 우선권이 없어졌기 때문인데, 좀 더 깊게 현상을 분석하면 위기보다 기회가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국내 원자력 전문가들은 도시바가 소위 '양면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본인들의 상황이 급하기 때문에 우선협상권자인 한전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겁니다.

특히 도시바가 한전 이외에 다른 구매자를 찾겠다고 우선협상권을 박탈했지만, 동시에 한전을 우선협상대상자에 준하는 지위를 주고 협상을 계속한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실제 원자력업계에는 도시바가 새로운 구매자를 찾는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국 원전 사업의 리스크가 워낙 커 다른 구매자 찾기는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다만 최근 '원전굴기'를 진행하고 있는 중국이 그나마 유력한 대상자지만 이마저도 현실화되기 어려울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도시바가 중국에 사업권을 넘기고 싶어도, 영국 정부가 이를 승인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이미 영국에서 신규원전 사업에 상당한 지분을 투자했습니다.
이 때문에 만약 무어사이드 원전 지분까지 중국에게 넘어가면 영국의 신규 원전의 대부분 지분은 중국 차지가 됩니다.

원전은 에너지 특성상 가장 기초적인 에너지원입니다. 이 때문에 영국 입장에선 중국이 영국의 신규 원전 지분을 독점하는 것을 상당히 경계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원전 사업모델을 두고 우리 정부와 한전, 영국정부, 도시바는 이미 상당부분 논의를 거쳤습니다.

반년 넘게 진행하며 상당부분 의견 조율이 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하루아침에 뒤집기도 어렵습니다.

만약 새로운 구매자가 나타난다면 지금까지 했던 논의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도시바 입장에서도 진금 진행하고 있는 논의를 이어가는게 더 유리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영국 원전 수출에 대한 논의는 얼마나 진행됐나요?

기자> 현재 영국 정부는 처음 제시한 '고수익·고위험' 사업모델을 '저수익·저위험' 사업모델로 바꾸는 것으로 제시한 상황입니다.

무어사이드 원전은 총 사업비만 21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입니다.

건설 기간만 10년이고, 수익은 완공 후 35년간 전기를 팔아 얻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기존 사업모델로 수주할 경우 한전의 불확실성은 약 45년간 지속됩니다.

이 때문에 도시바는 우리 정부와 한전은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치열하게 협상을 하고 있어 사실상 영국 정부가 우리 입장을 받아 준겁니다.

영국 정부는 재원조달과 지분 투자 등을 통해 사업자의 리스크를 줄여주는 대신 수익률을 낮추는 'RAB' 모델을 제시했는데, 만약 영국 정부가 지분투자를 할 경우 한전은 위험성을 굉장히 낮출 수 있습니다.

도시바도 우리 정부, 한전, 영국 정부와 공동으로 새롭게 제시된 RAB 방식을 검토하고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정부 협상 담당자인 문신학 원전산업정책관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문신학 /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 : 한전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는 소멸되었으나, 도시바, 영국 정부와의 협상의 본질이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특히, 사업 당사자인 한전·도시바·뉴젠이 RAB 모델의 무어사이드 사업 적용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영국 원전 수주 어떻게 진행될까요?

기자> 우선 지난 7월30일 우리 정부와 한전, 영국 정부, 도시바가 새로운 사업모델의 경제성과 리스크를 따져보기 위한 공식모임을 발족했습니다.

이 모임을 통해 새로운 사업모델의 경제성과 리스크에 대한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기존 방식의 모델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된 만큼 시간은 그리 오래걸리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 결과가 나오면 우리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가 실시되고, 리스크 대비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인수 계약이 체결됩니다.

현재 제시된 타임테이블은 없지만, 업계에서는 늦어도 연말까지는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도시바가 원전 사업 매각을 위해 서두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한전의 우선협상권은 없어졌지만, 원전 수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단 생각이 듭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염현석 기자 (hsyeom@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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