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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리딩뱅크 회장이 '에쿠스 5.0'을 거부한 사연은?

조정현 기자


[사진]직원들과 친목을 도모하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몇달 전 재계의 한 부회장과 식사를 하던 중 전용 차량 얘기가 나왔다.

(제네시스 EQ900으로 이름이 바뀐) 에쿠스 3.8 타시냐, 5.0 타시냐 물으니 그 부회장은 대뜸 어이없다는 표정부터 지었다.

재계의 유명인사인데 당연히 5.0이지 무슨 3.8이냐는 얘기였다.

당시 충남지사였던 안희정 씨와의 일화도 곁들였는데, 갑자기 뭘 협의를 하자며 시간도 빡빡하게 충남도청으로 호출을 하더란다.

시속 250km로 고속도로를 내달려 겨우 제 시간에 닿았는데, 배기량 5.0 차량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거라는 얘기였다.

"CEO는 당연히 5.0이지."


■리딩뱅크 CEO가 3.8을 탄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제네시스 EQ900 3.8을 전용차로 탄다.

CEO 전용차는 보통 리스를 하지 않고 구매를 한다.

조용병 회장은 취임 때부터 이 차량을 이용했다.

최상위 5.0 모델이 있는데 "3.8이면 충분하다"며 굳이 한 급 낮은 모델을 택했다.

반면 KB금융 윤종규 회장,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 등 다른 금융지주 회장들은 모두 같은 차량 5.0 모델을 탄다.

BNK금융과 JB금융 등 지방금융지주 회장들도 마찬가지다.

모 금융지주 인사는 "회장인데 최상위 모델을 타는 것이 당연하다"며 "하위 모델을 고르는 게 더 이상한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3.8과 5.0, 두 모델의 가격 차는 최대 4,000만원이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숫자의 크기가 나타내는 위상 차가 크다.

현대차 법인 영업 관계자는 "3.8 차량을 타면 회사로나 개인적으로나 면이 서지 않는다고 보는 CEO들이 많다"면서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는 금융지주 CEO들은 당연히 제네시스 EQ900 5.0을 구매한다"고 설명했다.


■"오사카 시장통서 자란 실용주의"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 회장이 '3.8'을 타는 이유를 신한의 뿌리에서 찾는다.

신한의 출발은 일본 오사카 뒷골목이다.

재일교포 상공인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이 신한을 만든 종잣돈이 됐다.

재일교포 주주들은 다른 은행지주에 흔한 그냥 외국인 주주가 아니라 신한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는 창업주인 셈이다.

외국인들이 실적과 배당에만 관심을 가지면서 CEO에 권한이 집중되곤 하는 타 은행지주와는 상황이 다르다.

시장통에서 어렵게 돈을 모아 회사를 설립한 주인이 버티고 있는 상황은 회장의 어깨에서 불필요한 힘을 빼게 하는 요인이다.


■임기 반환점…실용 리더십 결과물 낼까

지주 회장 뿐 아니라 은행과 카드 등 신한의 주요 계열사 사장들도 모두 3.8 모델을 탄다.

제네시스 5.0은 신한에는 없는 모델이다.

회장은 5.0, 행장은 3.8 식으로 회장 아래 '줄을 세우는' 타 지주들과는 다르다.

외형보다는 실질을 중시하는 실용적 경영기조의 일환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많다.

실제로 조 회장이 추구하는 조직문화도 민첩하고 효율성 좋은 '애자일'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조 회장의 임기는 어느덧 반환점을 돌았다.

KB금융과의 리딩뱅크 경쟁은 갈수록 치열하고 신한 내부경쟁도 무시할 수 없다.

3.8 차는 5.0보다 값이 싸고 연비가 좋은 것은 물론, 무게가 덜 나가 생각보다 성능 차는 그리 크지 않다.

5.0보다 3.8을 선호하는 조 회장의 실용주의 리더십이 어떤 결과물을 낼 지 주목할 때가 됐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조정현 기자 (we_friends@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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