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박성훈, ICT 업종 '연봉킹'...전체 상장사 통틀어도 '탑픽'

인터넷·게임업계 경영자들이 상반기 ICT 업종 연봉킹으로 등극해 눈길을 모았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56억원의 보수를 받아 ICT 업종의 실질적인 연봉킹이 됐고 박성훈 넷마블 대표가 전 직장 카카오와 카카오M에서 받은 급여와 상여, 퇴직금 등으로 57억2000만원을 수령해 김택진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신정 더블유게임즈 부사장은 전체 상장사 임직원 상반기 보수 최고액인 230억9000만원을 수령했다. 이 금액 대부분은 주식매수선택권행사에 따른 이익이었다.

이들의 연봉은 ICT 업종 내에서 가장 큰 볼륨을 갖춘 SK텔레콤이나 네이버의 최고위 경영진이 수령한 보수를 넘어서고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보수 규모도다도 많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엔씨소프트>

지난 14일 상장사들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재한 각사별 2018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박신정 더블유게임즈 부사장은 230억9000만원으로 전체 상장사 임직원 중 보수 수령액 1위에 올랐다.

박신정 부사장이 수령한 보수 중 급여와 상여의 합산액은 5억2500만원이다. 나머지 금액은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른 이익이다.

박성훈 넷마블 대표는 카카오M에서 급여 7300만원, 상여29억4100만원, 퇴직금 1억8800만원을 수령했다. 카카오에선 급여 4000만원, 상여금 25억원을 받았다. 총액 57억4242만원이다.

김택진 대표는 급여 8억2500만원, 상여 47억6500만원 등 총 56억200만원을 수령했다.

박신정 부사장의 보수가 주식매수선택권을 일시에 행사하며 취득한 일회성인 점, 박성훈 대표의 보수가 전 직장에서 두 곳의 사업체에서 수령한 급여에 퇴직금을 더한 것임을 감안하면 김택진 대표를 실질적인 연봉킹으로 꼽을만 하다.

김택진 대표는 2017년에는 연간 62억원을 수령했다. 엔씨는 매년 4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를 내부 회계연도 기준으로 삼는다. 지난해 6월 선보인 '리니지M'의 성과와 이로 인한 경영지표 호전을 올해 상반기에 톡톡히 받은 셈이다.

"비약적인 영업이익 증가를 감안하면 충분히 받을 만한 포상"이라는 평이 나오나 한편에선 "자기 포상이 좀 과하다"는 뒷말도 나오는 실정이다.

'리니지M' 사업과 개발을 함께 총괄한 이성구 엔씨소프트 리니지 유닛장의 상반기 보수는 6억8800만원으로 책정됐다. 회사의 명운을 일으킨 프로젝트를 총괄한 실무임원에게 주어진 보상 규모와 비교하면 김대표에게 주어진 상여 등 보상이 다소 과해보인다는 것이다.

'리니지M'의 성공에 지분이 적지 않다고 볼 만한 김택헌 부사장이 '5억원 이상의 급여를 수령한 임직원 중 상위 5위' 이내에 들지 못한 점도 의외라는 평이다. 윤송이 사장도 마찬가지로 '탑5'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눈길을 모았다.

김택진 대표와 함께 국내 인터넷·게임업계를 주도하는 이해진, 방준혁, 김범수, 장병규 등 유력 인사들의 보수 규모는 상대적으로 '소박'했다.

이해진 네이버 GIO의 상반기 보수는 급여, 상여, 기타 근로소득을 합산해 5억8200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한성숙 네이버 대표의 상반기 보수 수령액은 19억9300만원에 달했다.

이해진 GIO의 보수는 전임 김상현 대표 시절 본인이 직접 이사회 의장 직을 맡고 있을 때도 김상현 대표의 보수 수령액 절반 수준을 유지했다.

박성훈 넷마블 대표가 카카오 재직 시 파격적인 보수를 안겨줬던 김범수 카카오 의장 본인은 카카오 임직원 중 보수 수령액 탑5에 들지 못해 보수 규모가 공개되지 않았다. 장병규 블루홀 의장의 보수 총액도 5억원을 밑돌아 일반에 그 규모가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연간 26억6500만원을 수령한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올해 상반기 보수 수령액이 6억7200만원에 그쳤다. 상여 없이 순수 급여로만 책정된 보수다.

지난해에도 상반기 수령액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하반기에 급여 외에 13억원 가량의 상여를 책정해 연간 총액은 26억6700만원이었다. 지난해 '리니지2 레볼루션'의 연간성과는 '리니지M'에 크게 뒤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방준혁 의장의 상반기 보수 수령액은 송병준 컴투스 대표(13억8000만원),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8억원)에도 뒤진다. 송병준 대표는 게임빌의 대표도 겸직 중인데, 게임빌에서 수령한 금액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SK텔레콤 등 통신3사 CEO들의 상반기 보수 수준은 인터넷·게임업종 리더 그룹에 비해 못 미쳤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9억2500만원을 수령했고 권영수 전 LG유플러스 부회장이 16억9600만원을 받았다. 황창규 KT 회장은 11억5900만원에 그쳤다.

통신3사 CEO들의 급여 순위가 3사가 확보한 시장 점유율 순위와 그 차이와 대체로 일치하다 KT-LG 유플러스간의 역전이 이뤄진 점이 눈길을 모은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서정근 기자 (antilaw@m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