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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국산맥주 업계 1위도 지라시에 요동

박동준 기자


오비맥주가 최근 매각설로 곤욕을 치루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소문이 점점 커지면서 지난 9월에는 기사화되기도 했다. 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한국거래소는 인수 주체로 지목된 상장사에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인수대상자로 지목된 업체는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공식 부인했다. 하지만 최근에 또 비슷한 내용의 기사가 나왔다. 이번에도 양사는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밝혔다.

매각설은 점차 구체적인 내용들로 포장돼 확산되는 양상이다. 초기에는 M&A 주체만 나오다 최근은 인수가액, 조건 등 확인되지 않는 수치가 사실인 것 마냥 떠돌고 있다.

오비맥주는 계속된 루머에 대응하기 위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이번 매각설에 대해 주류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 모회사인 AB인베브가 한국 시장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판단 때문에 이 같은 소문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AB인베브는 1998년 두산그룹으로부터 오비맥주를 사들인 뒤 2009년 사모펀드에 18억달러에 매각했다. 이후 2014년 사모펀드로부터 58억달러에 재인수했다. 5년 사이 40억달러를 더 주고 오비맥주를 매입한 뒤 AB인베브는 “오비맥주 재매각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인수할 당시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2011년 오비맥주는 하이트진로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선 뒤 현재까지도 1위 사업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양상이 사뭇 다르다. 아직까지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는 오비맥주지만 수입맥주 판매가 치솟고 있고 경쟁사인 하이트진로는 발포주를 앞세워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매각설의 진원으로 지목되고 있는 지라시도 오비맥주가 수입·판매하는 제품들을 제외하고 ‘카스’만 매각한다는 내용으로 퍼지고 있다.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수입맥주는 계속 AB인베브가 담당하고 성장성이 떨어지는 국산맥주만 팔겠다는 것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수입맥주 수입액은 2011년 5845만달러에서 지난해 2조6309만달러로 6년 새 4배 이상 커졌다.

수입맥주가 인기를 끌면서 상대적으로 국산 맥주의 인기는 감소하고 있다. 업계 성수기인 지난 3분기 CU에서 국산 맥주 판매는 전년 동기에 비해 1.0% 감소했다. 반면 수입 맥주는 16.7% 판매가 늘었다.

기간을 늘려봐도 비슷한 모습이다. 올해 들어 지난 3분기까지 CU에서 수입맥주 판매는 20.2% 늘었지만 국산맥주는 2.4%에 그쳤다. 대형마트인 이마트에서 지난달까지 국산맥주 판매는 4.7% 감소했다. 수입맥주도 1.2% 역신장했지만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국산맥주에 비해 낮았다.

수입맥주의 경쟁력 중 가장 큰 것은 가격 때문이다. 현재 주세법상 국산 맥주와 수입맥주의 과세표준 기준이 다른 점 때문에 세금 차이가 20% 이상 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비맥주는 지난 월드컵 기간 동안 카스 한정판 제품을 미국에서 생산해 국내로 수입 판매하기도 했다. 당시 740ml 캔맥주는 500ml에 비해 100ml 당 가격이 12% 이상 저렴했다.

국산 맥주의 분위기 반전을 가져올 정책이나 분위기 전환이 있지 않는 한 업계 1위 오비맥주 매각설은 오랫동안 떠돌 것으로 보인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박동준 기자 (djp82@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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