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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안 그래도 힘든데 이젠 이익공유제까지…끝없는 기업옥죄기에 기업들 한숨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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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이익을 공유하는 이익공유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52시간 근로제 도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기업에 부담이 되는 정책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상된 부작용이 나오면 또다른 무리수를 두는 돌려막기식 정책에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권순우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부가 협력이익 공유제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협력이익 공유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노력해 달성한 이익을 사전에 약정한 바대로 공유하는 모델입니다.

2012년에도 성과공유제라는 것이 도입이 되어 실행이 되고 있습니다.

성과 공유제는 원가를 절감한 만큼 나누는 것이었는데, 이번에 도입된 제도는 한발 더 나아가 매출, 이익을 기준으로 직접 나누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정부는 협력이익공유제를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도입 기업에 등급을 결정하고 등급별로 법인세 감면 정책자금 우대 등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습니다.


앵커> 기업들이 반발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떤 부분 때문입니까?

기자> 이익 공유제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과제 중에 하나였고, 그때부터 반발이 심했습니다. 이익의 공유라는 것은 사실 시장의 가격에 의해 결정이 됩니다.

협력업체가 납품하는 물건의 단가에 따라 가격이 높으면 협력업체가 이익을 보고, 가격이 낮으면 원청업체가 이익을 보는 구조입니다. 또 지나치게 납품하는 가격이 높으면 원청업체는 다른 하청업체를 찾게 됩니다.

정부는 이익을 공유하는 업체에게 인센티브를 주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기업이 느끼는 이익공유제의 취지는 명확합니다. 원청업체의 이익을 나누라는 거지요. 이익공유제의 협력성과는 협력성과확산추진본부로부터 평가 받게 됩니다.

등급을 매기면 인센티브를 준다고 하지만 결국 기업의 순위를 매겨 ‘네임&쉐임(Name & shame) 이름을 공개해 망신을 주는 제도가 되기도 합니다.

또 추진본부의 역할이 자발적으로 하겠다는 기업을 관리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더 많은 기업이 이익공을 공유하도록 독려 하는 것이 그 기관의 역할이 됩니다. 정부가 독려를 하는데 안하겠다고 버틸 기업은 없습니다.


앵커> 기업, 특히 대기업들의 반발은 심할 것 같은데요. 대기업이 아닌 쪽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한국경제연구원은 서울 소재 상경계열 교수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76%는 시장 경제 원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답을 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기업의 혁신 및 이윤추구 유인 약화가 48.5%, 대기업 재산권 침해가 20.7%, 경영활동의 자기부담원칙위배가 18.7%, 주주 재산권 침해가 11.1%로 나타났습니다.

제도의 도입 자체가 반시장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신세돈 / 숙명여대 교수 : 이익의 문제는 시장의 영역입니다. 정부가 너무 간섭을 하려고 든다는 겁니다. 투자에서 더 큰 반발이 일어나면서 경제가 더 안좋아 질 거라고 봅니다. 강제로 해도 실질적인 효력이 없습니다.]

앵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기업에 부담이 되는 정책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52시간 근로 도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이 대표적인데요.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습니까?

기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우리 경제의 가장 아랫단부터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최근 자동차 2,3차 협력업체들을 취재를 했었는데요. 상당수의 제조업체들이 최저임금의 영향하에 있었습니다.

올해는 있는 여력을 끌어 올려 어떻게 넘겼지만 내년에 또 10%를 올리면 정말 자신이 없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습니다. 기업인들이 나빠서가 아니라 많은 임금을 줄 수 있는 일자리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게 현실입니다.

52시간 근로 역시 마찬가집니다. 52시간 근로를 맞추기 위해 인력을 추가로 충원할 수 있지만 기존에 초과 근로 수당으로 생계를 꾸리던 직원들의 월급이 거의 반토막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임원 차량 운전기사를 파견 형식이 아니라 직접 고용을 하기로 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운전기사는 업무 특성상 야간이나 주말에 근무하는 경우가 많은데 52시간 근로가 도입이 되면서 일과 시간에만 근무를 하게 됐다”며 “임금이 줄어든 운전기사들의 반발이 상당하다”고 말했습니다. 현실을 무시하고 추진한 정책이 자아낸 아이러니한 상황인 셈입니다.

앵커> 정부가 원한만큼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자 그 압박이 기업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는 것 같은데요?


기자> 삼성전자 서비스는 비정규직으로 고용했던 AS센터 직원 7800명을 직접 고용하고 직원 900명을 전문 자회사를 통해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했습니다. 공공기관, 기간제교사 등 사회 곳곳에서 정규직 전환을 둔 갈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은 3년간 180조를 투자해 4만여명을 고용하기로 했습니다. SK하이닉스도 20조원을 투자해 청주 공장을 짓고 2천명을 고용하기로 했습니다.

현실은 투자도 기업이, 정규직 전환 등 일자리 창출도 결국 기업이 부담하고 있습니다.

앵커> 대기업들이 너무 많은 돈을 벌고 있고 그걸 좀 나눠서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국민들이 공감을 하고 있을 텐데요?

기자> 일단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 450개 기업의 영엽이익은 6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7% 14조원 늘었습니다. 많이 번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29조원으로 반토막이 나고, 증감율은 0.6%, 1707억원에 그칩니다.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버린 취업자수 증가는 내년으로 가면 아예 ‘0명대’ 수준으로 떨어질 거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은 내년 1분기 취업자 수 증가폭은 0명 내외라고 전망했습니다. KDI는 이번 4분기에 마이너스 증가율까지도 전망하고 있습니다.

신규 취업자수가 늘지 않는 건 우리 기업들의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명백한 시그널인데도, 정부는 이를 외면하고 기업의 곳간을 털어 나누자는 이야기만 반복하고 있는 겁니다.

이런 정책들은 결국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의 발목을 잡게 될 거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상호 / 한국경제연구원 팀장 : 국가가 개입해서 자원배분을 왜곡시킴으로써 기업의 기반을 흔들 수 있습니다. 결국은 국민들만 피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고용 창출의 기반이 훼손되기 때문입니다.]

앵커> 정부도 혁신 성장을 경제 정책의 하나의 축으로 하고 있는데 실질적인 정책적 효과는 없나요?

기자> 얼마 전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규제 방식이 기본권을 침해하는 수준까지 갔다며 정부의 미흡한 규제 개선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또 “국회에 제출한 규제 개혁 리스트만 해도 39건”이라며 “생명과 안전 관련된 규제를 제외하고는 다 없애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새로운 것을 해보면서 혁신을 하려면 규제에 막혀 있고 지금의 기반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고용을 하려하면 국가가 개입해 왜곡 시키고 진퇴 양난의 상황입니다. 모든 규제는 가치를 표방하고 있고 매우 공고한 이해관계에 얽혀 있습니다. 작정하고 해도 쉽지 않은 것이 규제 완화입니다.

규제 완화는 말로만 하고 기업 옥죄기엔 적극적인 정부의 태도를 보면 과연 내년에는 몇 개 회사나 이익을 낼 수 있을지 우려스럽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progres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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