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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출혈경쟁·송사에도…은행권 금고 '베팅' 이유는?

조정현 기자

뉴스의 이면에 숨어있는 뒷얘기를 취재기자로부터 직접 들어보는 뉴스 애프터서비스, 뉴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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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객 돈으로 운영되는 은행들이 지방자치단체 금고를 따내기 위해 막대한 돈을 출연금으로 내면서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선정된 뒤에도 은행 간, 또 은행과 지자체 간에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송사가 벌어지기도 해서 현행 금고 선정 체계에 구조적 결함이 있는 게 아니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 문제 경제부 조정현 기자와 짚어 보겠습니다.

금고에 선정되려고 은행들이 수백억, 큰 지자체에는 수천억 씩 출연금을 내던데, 좀 강하게 얘기하면 "고객 돈을 지자체에 갖다 퍼준다", 이런 비판도 나올 수 있겠어요?

기자> 올해 금고를 새로 선정한 지자체 2곳에서 네자리수 출연금이 나왔는데요.

서울과 인천입니다.

당장 이들 지역만 봐도 출연금이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서울시 금고를 차지하기 위해 은행 2곳이 4,000억원이 넘는 출연금을 냈고, 인천에서도 출연금이 1,200억원이 넘습니다.

4년 전 계약 때와 비교하면 거의 3배 가량 오른 수준입니다.

물론 금고 심사 항목에는 지역에 내는 출연금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전산 인프라, 금고 관리 능력, 신용도 등등이 있고 오히려 출연금 자체는 배점이 낮은 항목인데요.

대형은행들의 경우에는 출연금 외 항목과 관련한 능력치가 비슷하기 때문에, 결국 출연금을 얼마나 높게 써 내느냐, 여기서 당락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앵커> 최근까지도 서울 자치구 등 굵직한 금고 입찰이 잇따라서 경쟁이 상당했죠?

기자> 하반기에 서울 25개 자치구에, 세종시, 제주도가 금고를 선정했습니다.

서울 자치구를 신한은행, 우리은행이 나눠 가진 가운데, 국민은행이 처음으로 서울 자치구 금고를 맡게 됐고요.

지방의 강자 농협은행은 세종시와 제주도를 모두 따냈습니다.

국민은행이 그동안 자치구 금고 시장에서 은행 규모에 비해서 좋은 실적을 올리지 못했는데, 최근에 기세를 올리는 중입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잡음도 상당한데요.

광주 광산구 금고 선정 과정에서 심사위원 명단이 일부 은행에 사전에 유출된 것으로 나타나서 현재 경찰이 수사 중입니다.

황당하게도 담당 공무원이 은행들에 직접 전달했다고 하는데, 로비 논란이 불거지지 않을 수 없겠죠.

여기에 자신들이 써낸 출연금이 낮게 인정됐다며 1금고에서 탈락한 농협은행이 결과에 불복해서 금고 계약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황입니다.

또 청주에서는 출연금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국민은행이 1금고를 차지하기 위해 백억원 대의 높은 출연금을 써 냈다가 규모가 작은 2금고에 그치자 청주시와 협의해서 출연금을 30억원 대로 조정했습니다.

돈을 일단 질렀다가 실패하니 슬쩍 낮췄다, 이런 비판이 나오면서 1,2금고에서 모두 떨어진 신한은행이 현재 청주시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입니다.


앵커> 퍼주기, 출혈 경쟁에 로비 의혹까지, 이런 논란들을 무릅쓰고 은행들이 이렇게 금고에 배팅하는 이유가 있겠죠?

기자> 최근에 정부의 대출규제도 강화되면서 내년에는 은행 성장세에 본격적으로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요.

또 제3인터넷은행 출범까지 가시화되면서 은행들이 안정적 수익원이 되는 기관영업에 한층 힘을 쏟는 상황입니다.

지자체와 기관의 금고를 맡게 되면 관련 임직원과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상품을 내고 마케팅을 벌일 수 있고요.

은행 브랜드도 알릴 수 있어서 부가가치가 뒤따릅니다.

다만 이런 이유들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출연금도 기하급수적으로 오르고 있고요.

결국 고객 이자로 장사하면서 기관영업에는 저렇게 많은 돈을 써도 되냐, 과도한 출연금이 결국 예대마진에도 영향을 미쳐서 고객 부담으로 전가되는 게 아니냐,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만 합니다.

금융위원회도 이런 상황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출연금 수위에 대해 직접적으로 제재할 수는 없지만, 해당 지자체에서 걷은 예금을 그 지역에 많이 대출해주는 은행에게 금고 선정시 인센티브를 주는 등 금고 선정 체계를 손보기로 했습니다.


앵커> 한자리, 두자리 소수점에도 민감한 은행권에서 퍼주기 논란이 나온다는 건 문제가 있겠죠. 합리적인 개선안이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조정현 기자 (we_friends@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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