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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탐] 암세포 잡는 자동화 '싸이토젠'

이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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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기자들이 직접 기업탐방을 다녀와서 그 생생한 현장을 전해드리는 기업탐탐 시간입니다. 오늘은 코스닥 새내기 싸이토젠을 이야기합니다. 이대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키워드]
1. 살아있는 암세포
2. 자동화
3. 항암제



앵커1) 싸이토젠은 코스닥에 지난달 상장한 기업이더라고요. 어떤 일을 하는 회사인지 대략적인 내용부터 들어볼까요?

기자) 바이오 기업인데 바이오만은 아닌, 엔지니어링 회사 같기도 한 싸이토젠입니다. 싸이토젠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암세포를 자동화 기기로 잡는 기업, 항암제 신약 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보시기 전에 미리 알아두면 좋을 용어를 소개해드릴게요.

우선, 액체생검(Liquid Biopsy)입니다. 환자의 체액을 분석해 암의 정보를 확보하는 것을 말하고요. 전이성 암세포 CTC(Circulating Tumor Cell)는 환자의 암 정보를 갖고 있는, 혈액 속을 떠돌아다니는 살아있는 세포를 말합니다.


앵커2) 이제 키워드를 열어보면서 싸이토젠 현장으로 가보죠. 첫 번째 키워드는 '살아있는 암세포'네요?

기자) 액체생검 즉, 혈액 속에서 암세포를 잡아내는 기술을 개발 중인 기업은 많습니다. 싸이토젠의 차별점은 '살아있는 암세포'를 분리해낸다는 것인데요.

어떤 과정을 거쳐 암세포를 어떻게 걸러내는지 전병희 싸이토젠 대표이사에게 직접 설명 들어보시죠.

[ 전병희 싸이토젠 대표 : 방금 병원에서 의뢰한 혈액으로, 암세포를 분리하는 공정이 되겠습니다. 혈액을 다음과 같이 시스템에 장착하게 됩니다. 약 20분 후에 살아있는 암세포를 분리해서 1.5ml 튜브에 분리해주게 됩니다. 혈액이 들어오면 각종 시약 5가지가 장착돼 있는데, 시약을 믹싱해서 세포를 구분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고, 최종적으로 세포를 잡아서 칩 위에 올려놓게 됩니다. 칩 위에 올라가면 세포가 암세포만 남아 있고 나머지는 다 밑으로 빠지게 돼 있습니다. 혈액 속에 살아 있는 암세포는 90% 이상이 분리돼서 이 튜브에 들어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여기에는 암세포가 살아 있을 정도의 영양분과 암세포가 함께 담기게 됩니다. ]

싸이토젠의 차별점은 '살아있는' 암세포를 걸러낸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면역자성을 활용하는 방식의 경우 세포를 고정하기 때문에 살아있는 세포를 얻을 수 없고, 필터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대부분 압력을 가하는 방식이라 세포에 손상을 주게 됩니다.

싸이토젠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구멍을 미세하고 균일하게 뚫어놓은 필터, 미세다공 칩(High Density Microporous Chip : HDM chip)입니다. 중력만으로 암세포를 걸러내고, 세포가 죽지 않도록 바이오 코팅도 거쳤습니다.

[ 전병희 싸이토젠 대표 : 암세포의 크기가 일반 백혈구나 적혈구보다 조금 큽니다. 크기 차이를 이용해 암세포를 분리하기 위해서 여기에 아주 미세한 구멍을 뚫어놨습니다. 구멍의 크기는 6미크론 정도입니다. 머리카락 굵기의 20분의 1 정도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구멍을 가공하는 방법은 반도체 공정을 이용해 제작하기 때문에 아주 고정밀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가장 경쟁력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이를 적용해서 세계적으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렇게 걸러진 암세포는 면역형광 염색공정을 거쳐 이미지 분석 단계로 넘어갑니다. 이 역시 싸이토젠 자체적으로 개발한 CTC 이미지 자동 촬영 및 분석 플랫폼입니다.

[ 전병희 싸이토젠 대표 : 분리된 암세포를 확인하기 위해 여기서 염색을 하게 됩니다. 염색은 약 20개 공정을 거쳐서 4시간 동안 진행됩니다. 현재 보이는 것은 환자 한 명 각각의 혈액 샘플을 가지고 염색을 하는 공정입니다. 완료되면 로봇이 자동적으로 이 위에 20명의 샘플을 탑재해서 다음 공정을 진행하도록 도와줍니다.염색한 슬라이드를 가지고 그 속에 암세포가 어떤 상태로 있는지 몇 개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애널라이즈라는 시스템을 제작했습니다. 다섯 가지 컬러를 이용해서 암세포를 확인 분석하고 있습니다.소프트웨어로 자동으로 암세포를 찾아서 분석을 하고 저희에게 결과를 제공하는 시스템입니다. 이 모든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입니다. 확대를 해보시면 이것이 암세포입니다. 푸른색으로 보이는 것은 백혈구이고, 붉은색으로 나타난 것은 적혈구이고, 사이즈가 크면서 색깔이 다양하게 있는 것이 바로 암세포입니다. 이것을 자동적으로 스캔해서 분석하는 시스템입니다. ]


앵커3) 피 속에 있던 암세포가 어떻게 걸러지는지, 암세포가 어떻게 생긴 건지 처음 봤는데요. 신기하네요. 두 번째 키워드를 열어보죠. '자동화' 이건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방금 보신 암세포 포집 과정은 모두 자동화된 기계설비로 이뤄진 건데요. 암세포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분리해낼 수 있는 자동화 방식이라고 합니다.

전병희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기계설계를 전공한 공학박사 출신입니다.

아까 보신 미세다공 칩을 비롯한 암 진단 키트가 반도체 가공 기술을 응용해 만들어진 것이고요. 뿐만 아니라 암세포를 분리, 회수, 염색, 분석, 포집하는 장비들을 직접 개발했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공학과 바이오 기술의 융복합 사례입니다.

[ 전병희 싸이토젠 대표 : 학교에서 공학을 연구하다가 삼성 신사업 전략기획 고문으로 추대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바이오 기술이 미래라는 것을 알고 준비했는데, 당시 대형병원에 갔더니 사람들이 모두 손으로 바이오 공정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만약에 우리나라 반도체 기술과 디스플레이 기술이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그 기술을 접목하면 바이오 기술도 세계적인 기업이 탄생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고 이 사업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이 시스템은 암세포를 분리하는 장비입니다. 옆에 있는 장비는 암세포를 잡아서 포획하는 장비로써 현재 조립 중입니다. 동시에 10명분을 처리할 수 있는 고효율 시스템입니다.]

공학과 바이오 기술의 만남은 암세포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검출하도록 도와줍니다.

[ 전병희 싸이토젠 대표 : 뒤에 보이는 장비들은 사람이 진행할 경우에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고 공정이 복잡합니다. 아이솔레이터의 경우 암세포 분리 기술이 무지 복잡하고 사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반복 공정을 진행하더라도 항상 일정한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자동화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암세포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까지 직접 개발해 암세포 검출부터 분석까지 일원화 했습니다. 이를 통해 액체생검 대량생산 시대를 열겠다는 게 싸이토젠의 포부입니다.

[ 전병희 싸이토젠 대표 : 사람이 분석할 경우에는 사람마다 오차가 생길 수 있는데 저희는 컴퓨터를 이용해서 적용하기 때문에 일관된 공정을 항상 일정하게 제공합니다. 효율도 기존에 의사 선생님들이 3~4시간 걸리던 것을 10분 이내로 단축해서 정확한 결과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앵커4) 그럼 이 같은 암세포 검출 장비들과 분석 기술을 이걸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궁금해지는데요. 세 번째 키워드를 열어보죠. '항암제'군요. 그런데 싸이토젠이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는 아니잖아요?

기자) 액체생검 기술기업으로서 항암제 신약개발 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암세포를 자동화로 빠르게 분리 검출하고, 분석까지 하는 기술을 가졌기 때문에 항암제 효과를 테스트하고자 하는 바이오 기업과 대형병원에서 그 수요를 찾을 수 있는 거죠.

흔히 암세포 검출이라고 하면 암 환자들의 상태를 진단하는 B2C 영역만 생각할 수 있는데요. 기업 입장에서는 허가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B2C보다, 바이오 기업이나 병원과 바로 거래할 수 있는 B2B 영역에 우선 진출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것이죠.

이를 위한 장비(셀 디스펜서)까지도 자체 개발해 둔 상태입니다.

[ 전병희 싸이토젠 대표 : 환자에게 취득한 암세포를 필요한 개수만큼 나눠서 분주를 해서 거기에 항암제를 투여해 약물 효과를 분석하도록 하는 장비입니다. 항암제를 개발하는 측면에서 이 장비 활용성은 개발된 약물은 하나지만 어떤 환자에게 잘 듣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한 환자의 암세포를 하나의 플레이트 위에 옮겨놓게 됩니다. 그 다음에 약물을 치게 되면 가장 반응이 좋은 환자들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환자 입장에서 보면 동일한 암세포를 하나의 플레이트 위에 분배한 다음 서로 다른 약물을 투입해서 그 중에 어떤 약물이 가장 잘 듣는지 확인하는 장비가 될 수 있습니다. ]

직접 미세다공 칩을 조립, 포장하기 위한 GMP 시설도 갖췄습니다.

[ 전병희 싸이토젠 대표 : 칩의 소재를 들여와서 여기서 조립하고 시약을 분재해서 함께 키트를 만드는 제조시설입니다. 세계적으로 서비스를 의뢰한 다국적 제약사들로부터 원활한 서비스를 하기 위해 GMP 시설을 만들었습니다. ]


앵커5) 싸이토젠은 기술성 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이름 올린 기업이죠? 향후 실적과 흑자전환 시점에 대해서도 궁금한데요?

기자) 지난달 IPO를 위해 상장 주관사인 키움증권이 작성한 자료를 보면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는 2020년부터 이뤄질 전망입니다.

2018년 매출 20억, 영업이익 -42억원 정도로 추정됐고, 2019년에는 매출 81억원 영업이익 4,400만원, 2020년에는 매출 207억원 영업이익 6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 전병희 싸이토젠 대표 : 흑자전환 목표는 2020년을 기점으로 해서 흑자전환이 달성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새로운 기술을 가지고 해외로 진출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대신 그 기술을 조금 더 발전시켜서 자동화, 정형화 된 기술을 개발할 경우 전 세계에 퍼뜨리기가 가능합니다. 대한민국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기술에서도 경험한 바 있는 사례입니다. ]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대호 기자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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