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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배리 엥글 GM사장이 들고온 선물 보따리 풀어보니...

한국 지엠 신형 CUV 연구개발 주도…협력업체엔 부품 공급 기회 제공
5천만달러 신규 투자…부평 2공장 정상화
연간 50만대 이상 10년간 생산 여건 만들어
북미 GM 공장 폐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는 7조원 투자

권순우 기자2018/12/19 17:06

배리 엥글 GM 글로벌사업부문 사장

“Are you pushing the Korean government with jobs?
(일자리 가지고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것입니까?”)

2018년 2월 국회를 방문한 배리 엥글 GM 글로벌 해외사업부문 사장에게 기자가 직접 물은 질문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20만 명의 생계가 달린 한국GM이 철수를 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모두 함께 이뤄낼 성과에 긍정적인 확신을 갖고 있다”고 웃으며 말하는 엥글 사장이 당시엔 얄미워보였기 때문입니다.

GM은 한국GM 정상화 방안을 두고 정부와 협상을 벌이던 중 일방적으로 군산공장을 폐쇄했습니다. 이후 GM은 본사가 한국GM에 빌려준 차입금을 회수하겠다며 연일 한국 정부를 압박했고 실제로 회수도 했습니다. 금융회사도 아니고, 본사가 어려움에 처한 자회사에 빌려준 돈을 회수하다니, 한국 정서상 용인되기 어려운 조치였습니다.
GM의 태도는 무례하기 짝이 없어 보였습니다. 자기 자회사 구조조정을 하는데 정부에게 왜 돈(출자)을 내라고 당당하게 요구하고, 지원을 안 해주면 ‘중대한 결정(철수)’을 하겠다고 협박을 하는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 선봉장이 배리 엥글 사장이었습니다.

그런데 1년 내내 진행된 한국GM 구조조정의 그림이 점차 명료해지는 걸 지켜보면서 그렇게 독하게 한국을 몰아붙였던 배리 엥글 사장이 '한국과 한배를 탄 운명'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GM은 '미국과 중국, 그리고 글로벌 사업부문' 등 세 파트로 구성돼 있고 각 파트별 사장이 따로 있습니다. 배리 엥글은 글로벌 사업부문의 사장인데 한국은 글로벌 사업부문의 주도적인 국가입니다. 한국GM의 경쟁력을 높이고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 즉 본사로부터 많은 일감을 따내는 것이 베리 엥글 사장의 본연의 업무라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한국지엠, 준중형 SUV, 신형 CUV 연구개발 주도

한국GM은 아픔을 겪었지만 구조조정을 통해 단단한 조직으로 변모했습니다. 향후 생산 차종은 판매가 부진한 중소형 세단 대신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SUV, CUV를 배정 받았습니다. 대규모 감원이 이뤄진 것은 안타깝기만 수익을 낼 수 있는 재무구조를 갖추게 됐습니다. 또 새롭게 생산되는 SUV, CUV는 부진한 유럽 시장 대신 미국 시장에 판매될 예정입니다.

'스파크 후속 모델을 만들자, 크루즈를 만들자'고 주장했던 것은 노조였고, SUV, CUV를 만들자고 설득한 사람은 카허 카젬 사장이었습니다. 카허 카젬 사장이 노조를 설득하지 못했다면, 베리 엥글 사장이 한국GM을 SUV 생산기지로 삼아야 한다고 본사를 설득하지 못했다면, GM본사는 군산공장뿐 아니라 한국GM 자체를 구조조정의 제물로 삼았을 수 있습니다.

배리 엥글 사장이 대부분 한국 사람들로부터 공공의 적이 됐지만 한국에 풀어놓은 선물 보따리는 기대 이상입니다. 산업은행(8천억원)과 미국 본사(6조 9천억원)로부터 7조 7천억원의 투자를 이끌어 냈고, 연간 50만대 이상씩 10년 동안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습니다. 과정은 불편하고 수천명이 한국GM을 떠나게 됐지만 협력업체를 포함한 20만명의 일자리를 지킨 셈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GM은 산업은행과의 협상과 별개로 지난 7월 추가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글로벌 소형 SUV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5천만 달러를 신규 투자하고, 연간 7만 5천대를 추가 생산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7월 발표된 신규 투자 계획에 따라 캡티바 단종 이후 존폐의 기로에 놓여 있던 부평2공장이 살아남게 됐습니다. 부평2공장 직원들에게 좋은 선물을 준 셈입니다.

또한 지난18일 발표한 연구개발 법인 설립 발표는 협력업체들에게 큰 선물이 됐습니다. 한국GM은 "연구개발 법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를 설립하며 준중형 SUV와 새로운 CUV 차량 개발을 주도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신차 개발하면 협력업체들 부품 공급 길 열려


신차 연구개발을 할 때는 부품업체들도 참여하게 됩니다. 개발에 참여한 부품업체는 신차가 생산이 될 때 부품을 납품하게 됩니다. 통상 개발을 주도한 국가에 있는 협력업체들은 부품을 납품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고, 수만개의 일자리가 공고해졌습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개발을 주도한 국가의 부품사들의 수급율은 최소 50%에서 많게는 70%까지 된다”며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대가 판매될 준중형SUV와 CUV의 연구개발을 한국이 주도하게 됨에 따라 협력업체들은 더 많은 부품 공급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GM 본사가 여유가 있어서 한국GM에 넉넉하게 일감을 준 것은 아닙니다. GM은 본사가 위치한 북미 지역에서 5개 공장을 폐쇄하고 사무직도 1만 8천여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GM을 살려준건 미국 정부라며 보조금을 삭감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각국 정부가 일자리 전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베리 엥글 사장이 확보한 7조원이 넘는 투자와 일감, 그로 인해 생겨날 한국의 일자리는 참 소중합니다.

일본 기업 사상 최고의 구조조정 사례로 꼽히는 일본항공(JAL)의 구조조정을 성공시킨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소선(小善)은 대악(大惡)과 닮아 있고, 대선(大善)은 비정(非情)과 닮아있다”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피를 흘리지 않고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다가 결국 일본항공이 법정관리에 가게 됐고, 그 이후 과감한 구조조정이 결국 회사를 살리고 일자리를 지켰다는 의미입니다.

다시 베리 엥글 사장을 만날 일이 있으면 “Thank you for making jobs in Korea.(한국에 일자리를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soonwoo@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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