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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기자들] 갈수록 불안했던 2018년 증권가…긴장감 속 기해년 맞이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허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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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8년 증권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다이나믹'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코스피의 사상 최고치 경신으로 산뜻하게 출발했고, 활성화 정책 등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코스닥 시장의 활황이 이어졌죠. 하지만 전례 없는 악재도 유독 많았던 한 해 였는데요. 하반기 이후 증시까지 조정장에 접어들면서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다사다난했던 2018년 증권가 10대 뉴스, 어떤게 있었는 지 살펴보고 2019년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 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2018년 1월만 해도 주식 시장은 ‘축제 분위기’ 였습니다. 시작은 정말 좋았는데요?


기자>
1월은 증권시장 역사상 최고의 ‘한 달’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월 29일 코스피가 장 중 2,600선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찍으면서 출발했습니다. 2017년의 상승세가 지속된 거죠.

코스닥 지수도 하루 뒤인 1월 30일 2002년 이후 처음으로 930포인트를 돌파했습니다.

코스피 상승세를 IT가 이끌었다면, 코스닥은 정부의 적극적인 활성화 정책이 유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축제 분위기’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대외적 변수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결정적이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3월 500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에 서명하면서 지수가 본격적인 하방 압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올해 기준금리를 총 4차례 인상하면서 신흥국에서 자금이탈이 가속화 됐습니다. 이 역시 국내 주식시장 ‘조정장’을 부추긴 핵심 요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여파로 바이오 업종의 투자심리가 벼랑 끝으로 몰렸죠.

하반기 들어서는 호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삭막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결국 코스피는 연초대비 20% 넘게(21일 기준), 코스닥은 약 18% 하락한 상황입니다.

몇몇 증권사들이 희망퇴직과 점포 통합 등 리테일 사업 재정비에 나서는 등 암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습니다.

앵커>
대외적 이슈가 미중 무역전쟁이었다면, 국내에서는 남북경협주가 들썩인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슈였죠?

기자>
4월 27일 판문점 회담을 시작으로 올해 총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됐습니다.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 증권사들은 발빠르게 북한경제팀을 만들며 대응에 나섰는데요.

그전까지 남북경협주가 단순 테마에서 머물렀다면, 올해 어엿한 '섹터'로 인정받게 된 해였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연초와 비교해서 경협 모멘텀이 다소 떨어진 건 사실인데,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 개최가 예정돼 있는 만큼 2019년 다시 모멘텀이 찾아올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앵커>
증권업에 대한 신뢰 하락을 부추긴 사건도 많았던 한 해 였습니다. 특히 ‘삼성’과 관련된 사안이 유독 많았죠?

기자>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10대 뉴스 중 ‘삼성’과 관련된 뉴스가 3개가 포함됐습니다. 시간 순으로 정리를 해봤는데요.

먼저 1월 삼성전자가 ‘깜짝’ 주식분할을 선언하면서 주식시장이 들썩였습니다. 300만원에 가까웠던 삼성전자 주식이 ‘국민주’로 변신한 건데요.

액면분할 공시일이었던 지난 1월 31일 삼성전자 거래대금은 무려 3조 3,500억원을 기록하면서 단일 종목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액면분할로 거래량이 늘고 결국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은 빗나간 상황입니다.

삼성전자 주가는 현재 4만원 아래로 떨어졌는데요. 액면분할 직후 주가 5만 3,000원보다 약 30%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삼성전자 목표가를 줄하향 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가격하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내년 삼성전자 주가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의도는 좋았던 삼성전자 액면분할과 달리 삼성증권 배당사고와 삼성바이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은 명백히 ‘악재’인 사건이었습니다.

기자>
저도 삼성증권 배당사고 당일 기억이 생생한데요. 4월 6일 오전 9시 30분이었습니다. 평화로웠던 금요일 오전 삼성증권 주가가 순간적으로 10% 넘게 급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오전 10시경에는 삼성증권 창구를 통해서 매도 물량이 무려 350만주가 쏟아졌습니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또 주문실수가 난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오갔고, 삼성증권 측에서도 처음에는 주문실수로 인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우리사주 몫에 ‘현금배당’으로 입력해야 할 금액을 ‘주식수’로 입력을 해 일부 직원들의 계좌에는 수백억원 어치의 주식이 들어오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여기서 그쳤다면 단순 사고였을 텐데, 삼성증권 일부 직원이 잘못 입고된 주식을 팔아버리면서 문제가 커졌죠.

결국 금융당국으로부터 6개월 업무 일부정지와 대표이사 직무정지, 과태료 부과 등 중징계를 받았고, 개미투자자들의 '공매도 폐지론'에 불을 당긴 사건이 됐습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무려 75억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은 골드만삭스의 '공매도 미결제' 사고 역시 개인들의 분노를 부추긴 사건 중 하나로 꼽힙니다.

앵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올해 주식시장 '태풍의 눈'이었습니다. 아직까지 진행 중인 사안이기도 하고요.

기자>
삼성증권 사태가 진행 중인 상황이었던 5월 1일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 위반에 대한 감리결과 사전조치안을 공개하면서 회계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6개월에 걸친 논의 끝에 증선위는 지난 11월 14일 삼성바이오가 회계부정을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고 검찰 고발과 대표이사ㆍ담당임원 해임 권고, 과징금 80억원 부과 등을 의결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검찰 고발 사실이 확인된 직후 상장적격성 심사에 착수했고 지난 10일 열린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 유지를 결정했는데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융당국의 판단처럼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든, 아니면 금융당국이 ‘고무줄 잣대’로 무리한 판단을 했든 투자자 입장에서는 모두 증권업에 대한 신뢰를 하락시킨 사건이었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기나긴 행정소송을 예정하고 있는 만큼, 2019년 그리고 내후년에도 언제든지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만한 사안으로 꼽힙니다.

앵커>
어찌됐든 2018년은 끝났습니다. 기해년을 준비해야 하는데 여의도 증권가 분위기는 좀 어떤가요?


기자>
증권사에 2019년 사업계획이 어떻게 되시냐고 물으면 다들 한 숨을 쉴 정도로 녹록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일단 글로벌 증시 전망이 불투명 합니다. 크리스마스 당일, 미국 증시에 이어 일본 니케이지수도 5% 폭락하면서 결국 2만선을 내줬죠.

오늘(26일) 코스피 지수도 1% 이상 하락한 채 출발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부분폐쇄)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의장 해임 논란, 세계 경기둔화 우려 등이 내년 증시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는 이미 거래대금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12월 일평균(7영업일 기준) 주식시장 거래 대금은 8조 876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지난달보다 4.9% 줄어든 수치이자, 월평균 기준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연초 15조원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여 만에 거래대금이 반토막 난거죠.

2019년 일평균 거래대금 역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증권가에서는 거래대금이 올해보다 20%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증권사 분은 "실적 시험대에 오르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표현으로 2019년을 전망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브로커리지(Brokergage) 사업보다는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할 텐데, 분위기가 좀 어떤가요?


기자> 결국 각 증권사의 IB 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란 전망입니다.

최근 증권가 CEO 인사가 IB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IB가 중요해지고 있는 건 맞지만, IB 사업이 전망이 ‘장밋빛’을 띄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간 증권사에 쏠쏠한 수익을 안겨준 부동산PF 딜도 감소하고 있고요, 여기에 너도나도 부동산 PF에 골몰하다 보니 수수료 인하 등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 IB와 트레이딩 중심의 실적 성장은 이어지겠으나 속도는 둔화될 것”이라며 “그간 수행한 딜(Deal)의 리스크 관리 능력을 점검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그나마 전망이 좋은 사업을 꼽자면 IPO 사업이라고요?


기자>
엄밀하게 말하면 ‘기저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8년 ‘최악의 한해’를 보냈기 때문이죠.

2018년 기업공개 공모액이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2018년 공모총액은 총 2조 7,500억원인데, 이는 직전 연도 약 8조원의 1/3 수준에 불과한 성적입니다.

핵심 이유는 현대오일뱅크와 카카오게임즈 등 기업이 회계감리 이슈로 줄줄이 발목을 잡히면서 ‘대어’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인데요.

특히 코스피 시장은 공모 총액이 4조 4,500억원에서 7,100억원으로 확 줄었습니다.

IPO 시장이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일명 IPO 빅3가 주춤한 사이 KB증권과 대신증권이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해였습니다.

앵커>
반대로 말해 밀렸던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 러시가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은 현대오일뱅크입니다. 2018년 8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는데, 회계 감리와 증시 부진 등으로 일정이 밀렸습니다.

2019년 초 상장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공모금액이 무려 2조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2018년 전체 주식시장 공모 총액과 맞먹는 규모죠.

2019년 하반기 상장 의지를 피력한 교보생명도 초대어급 기업 중 하나고, 바디프랜드, 카카오게임즈, 호반건설과 대기업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 이랜드리테일, SK매직 등이 상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앵커>
코스닥 시장은 전망이 어떤가요?

기자>
2018년과 마찬가지로 바이오 기업들이 주인공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정부의 정책 기조 자체가 코스닥 시장 진입 요건을 낮추는 추세고, 이 경우 가장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이 바이오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인 바이오 기업은 20곳이 넘는데, 유전자가위 전문업체인 '툴젠'을 비롯해 항체신약 개발 전문기업 ‘와이바이오로직스’, 면역치료 백신 개발기업 '셀리드' 등이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 꼽힙니다.

특히 코스닥 IPO에서 주목해야 할 건, 주관사의 자율성이 상당히 늘어나게 된다는 점입니다.

증권사들이 가장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는 건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상장 주관사 5% 이상 지분 투자 허용’ 방안인데요.

지금까지는 주관사가 발행기업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었는데, 이 부분이 완화되면 수수료 수익에 지분투자 수익까지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내년 공모 총액이 최소 7조원, 많으면 10조원까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허윤영 기자 (hyy@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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