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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전자책 월정액 '출혈경쟁' 심각…치킨게임 멈춰야

콘텐츠 확보 대신 저가 경쟁 치열…"지속가능한 분배 구조 마련해야"
윤석진 기자

사진/리디북스 홈페이지

책을 소유하기 보다 구독하는 월 정액 독서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책 한 권 가격으로 다양한 책을 볼 수 있어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이용해 휴대성도 높다.

직접 종이를 넘기는 맛이 있어야 한다는 사람, 내 책이 돼야 집중이 잘 된다는 사람들은 여전히 종이책 구매를 선호하지만, 전자책 월정액 서비스는 점점 독서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화나 음원처럼 구매해서 소유 하기보다 스트리밍해서 즐기는 문화가 독서로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국내 최초로 월정액 독서앱을 선보인 '밀리의 서재'는 가입자 수는 오픈 초기 1만명에서 지난해 말 30만명으로 급증했다.

전자책 1위 기업 '리디북스' 또한 지난해 7월 월정액 서비스 '리디셀렉트'를 출시한 후 가입자를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콘텐츠 부족'이 전자책 월정액 시장의 확대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지목된다.

종이책의 전자책 변환 비율은 현재 59% 수준인데, 신간은 그보다 낮은 30% 정도에 그치고 있다. 전자책 중 극히 일부 만 월정액 서비스로 볼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책 수가 지극히 제한된 셈이다.

해외와 비교해도 그렇다. 지난 2014년 선보인 아마존의 무제한 월정액제 '킨들 언리미티드'의 경우 매월 9.99달러(11,000원)를 내면, 60만권의 전자책을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밀리의 서재가 보유한 전자책은 3만권, 리디북스는 그보다 적은 3,400권에 불과하다.

콘텐츠가 극히 제한적이라 정작 보고 싶은 책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는 유료 회원 가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업체 간 경쟁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것 또한 문제다.

밀리의 서재가 월 9,900원으로 무제한 독서 서비스를 시작한 후, 후발주자들은 그보다 낮은 금액 대로 회원을 끌어 모으고 있다.

리디셀렉트는 6,500원, 예스24북클럽은 5,500원만 내면 무제한 독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3사는 모두 가입 첫 달 무료 판촉을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는 직접 경험해 보고 가입할 수 있어 좋겠지만, 기업 입장에선 출혈경쟁의 늪에 빠진 상황이다.

이처럼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이어지자, 출판 업계에선 싼값에 책 읽는 것이 당연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음원처럼 출판 시장도 여러 시장 참여자들이 수익을 분배하는 구조다. 작가와 출판사와 수익을 공유해야 하는데, 애초에 소비자 가격이 너무 낮게 형성되면 각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물론, 최근 밀리의 서재가 출판사에 공급하는 수익 비율을 늘리는 등 구조를 개선하는 중이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많다.

결국, 월정액 독서 시장의 미래는 콘텐츠의 양과 더불어 지속 가능한 분배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렸다. 미국의 아마존 처럼 방대향 양의 콘텐츠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독서 생태계가 정착되길 기대해 본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윤석진 기자 (drumboy2001@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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