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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세입자 보호 강화하는 정부…"과도한 개입" 부작용도

'임대 시장 투명화' 추진 속도 낸다지만…임대사업자 음지화 부채질한다는 지적도
최보윤 기자



정부가 집 없는 서민들을 보호하고 임대주택 시장을 투명화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가 도리어 임대시장을 위축시켜 세입자들의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세입자 권리 강화 vs 과도한 개입 반발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부터 정부에 등록된 임대사업자가 전셋집을 월세 또는 반전세로 바꾸려면 세입자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집주인이 갑작스레 전세를 월세로, 혹은 월세를 전세로 전환하며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을 야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현행법상 등록 임대사업자는 임차인의 거주권을 4~8년간 보장해야한다. 1~2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을 할 수 있으나 임대료 상향은 최대 5% 이내로 제한된다. 하지만 전월세 전환과 관련해 제약이 없다보니 일부 임대인들은 계약을 갱신하면서 전세를 반전세·월세로 돌리거나 월세를 전세로 바꿀 것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며 세입자들을 궁지로 내몰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조치가 세입자들의 권리를 강화하고 주거 안정을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임대사업자들 사이에서는 "개인 재산 운용과 관련해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이 같은 조치가 주거안정은 커녕 세입자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정부가 전월세 전환뿐만 아니라 전월세 거래 실거래가 등록 의무화나 전월세 상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주택 임대시장을 옥죄고 있는데 이는 곧 공급 축소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전월세 거래 신고제·전월세 상한제'도 만지작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과거 참여정부 시절에도 치솟는 전셋값을 잡기 위해 각종 규제책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임대시장 불안을 초래했다"며 "임대인을 향한 규제 강화는 공급을 위축시켜 가격 상승을 불러일으키는 등 세입자들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무주택자들의 자가 비율을 높여야 하는데, 과도한 임대주택 시장 안정화 조치는 이를 방해할 수 있다"며 "전월세 시장에 대한 규제보다는 무주택자들의 내집 마련 확대를 위한 대책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으로 '임대시장 투명화'는 커녕 음지로 숨는 임대사업자가 더 늘어날 것이란 지적도 쏟아진다.

현재 등록된 임대 주택은 전국 138만여가구. 전체 임대주택의 23%에 불과한 수준이다. 사실 정부의 최종 목표는 나머지 77%의 미등록 임대주택 사업자들을 양지로 이끌어 조세 형평성을 높이는데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지난 2017년 7월 기자간담회에서 "임대사업자 등록제를 먼저 정착시키고 단계적으로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를 추진하겠다"며 "전월세 등 주택 임대를 주택 거래 신고제처럼 투명하게 밝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잇달아 내놓는 임대 사업자 옥죄기 정책으로 '임대시장 투명화'는 거꾸로 가는 분위기다.

실제 올해 들어 임대사업자 등록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1월동안 6543명이 임대사업자로 신규 등록했는데 지난해 4월 이후 최저 기록이다. 지난 9.13 부동산 대책의 후속조치로 양도세 중과 배제 등 임대주택 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이 축소됐고 앞으로 규제 강화가 예고 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임대주택 시장에 대한 관리 강화는 필요한 측면이 있지만 임대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혜택 축소와 규제 강화는 결국 임대시장 양지화의 기본 전제 조건인 임대사업자 등록 확산을 저지할 것"이라며 임대사업자 등록 신고가 둔화되거나 큰 폭으로 줄어들 수 있음을 우려했다.

또 "전반적으로 민간 임대사업 시장이 축소되면 결국 부족분을 세금이 투입되는 공공임대로 메워야 하는데 이는 과세 강화를 꾀하는 정부 취지와도 충돌하는 것 아니냐"며 "아직까지는 입주량이 많아 문제가 크지 않겠지만 입주량이 부족해지거나 전월세 가격이 오르는 시기에는 임대주택 사업자를 옥죈 정책이 결국 세입자들에게 부메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최보윤 기자 boyun74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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