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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현미경]'계열사바라기' 현대오토에버, IPO는?

車 부진에 역성장...정의선 부회장, 구주매출로 800억원대 현금화
이대호 기자

<현대오토에버 사업내용 / 이미지=현대오토에버 홈페이지>


'캐시카우' 현대오토에버가 코스피를 향하고 있다. 꾸준히 700~800억원대 영업이익을 쌓고 있는 현대차그룹 일원이라는 점에서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성장동력이 떨어진 채 계열사에 의존하는 SI업체라는 점에서 한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IPO가 회사 성장을 위한 자본조달 목적보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부담이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 IT서비스 기업이다. 기업 전산 시스템 구축(SI, System Integration)과 유지보수(SM, System Management)가 주요 사업이다. 해당분야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2017년)은 삼성SDS(24.2%), SK(13.2%), LG CNS(12.7%)에 이어 4위(6.2%)다. 다만, 이들 대부분이 그룹 계열사 일감으로 매출을 올리는 만큼 시장점유율은 의미 없다는 지적도 있다.

오는 13~14일 공모주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19~20일 청약 받을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공동인수회사는 현대차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다.

공모희망가액 밴드는 4만원~4만 4,000원으로 설정됐다. 동종업종 PER 24.04배를 바탕으로 할인율 33.05%~26.36%를 적용한 것이다. 밸류에이션 비교기업은 롯데정보통신, 삼성에스디에스, 신세계I&C, 포스코ICT 등 4개사다.

■ 성장 정체...수익성 악화

현대오토에버는 성장이 정체되고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2018년 3분기까지 매출은 2017년 같은 기간에 비해 5.4%가량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2.5%가량 줄었다.

물론 SI업체의 분기별 매출 비중이 4분기에 가장 높다는 점에서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따라 이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 현대오토에버의 경우 4분기 매출 비중이 2017년 28.5%, 2016년 32% 수준이었다.

이익률이 떨어졌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2016년 6.02% 수준이던 영업이익률은 2017년 4.95%로 떨어졌다. 2018년 3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약 4.92%로 더 낮아졌다. 이는 전년동기(2017년 3분기) 5.3%보다도 낮은 것이다.

현대오토에버 자체 공시는 아니지만 4분기 실적을 포함한 연간 실적을 살펴볼 수는 있다. 현대차 연결감사보고서를 통해서다.

7일 공시된 '현대자동차주식회사와 그 종속기업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현대오토에버의 매출은 1조 4,249억원, 총포괄손익은 503억원으로 나타났다. 총포괄손익이 연간으로 10.81% 감소한 것이다.

■ 계열사 의존도↑...성장성·수익성 모두 그룹이 좌지우지

현대오토에버의 외형과 수익 모두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8년 3분기 현재 현대차그룹 계열사를 통한 매출액 비중은 93.08%에 이른다. 지난 2015년 88.8%, 2016년 91%, 2017년 93.6% 등으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의존도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

93%에 이르는 계열사 의존도는 다른 대기업 그룹에 비해서도 가장 높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계열사 매출 의존도는 삼성SDS 86.31%, 롯데정보통신 82.62%, 포스코ICT 75%, 신세계I&C 74.36%, LG CNS 57.49% 등을 기록 중이다.

SI업체의 경우 맞춤형 서비스와 상시적인 유지관리, 보안 문제 등의 이유로 계열사 집중도가 높은 편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현대오토에버의 계열사 의존도는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현대오토에버 매출 가운데 현대자동차 한 곳이 차지하는 비중만 19.4%가량이다. 현대자동차는 현대오토에버 최대주주(공모 전 28.96%, 공모 후 28.48% 예정)이기도 하다.

현대오토에버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대외 시장 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계열사 매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향후에도 당사 수익 중 상당부분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를 통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계열사의 IT 투자 정책에 따라 실적 변동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IT 투자는 그룹 실적과 시장 전망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현대오토에버는 "당사의 가장 큰 수요변동 요인은 고객사의 투자계획"이라며, "계열사의 실적 악화 또는 경기 침체 시 IT 투자를 포함한 투자 규모를 축소하거나 집행 시기를 이연하는 등 보수적인 예산 계획을 수립하는 경향이 있으며, 관련 지출 순위에 밀리거나 투자 금액의 축소 또는 삭감이 발생할 경우 당사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8년 매출이 0.91%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47.05%, 63.82% 급감한 바 있다.

■ 일감몰아주기 규제 벗어나...지배구조 개편용 상장?

현대오토에버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이미 벗어나 있다. 동일인과 그 친족이 보유한 지분율 합이 19.47%로 규제 기준(상장회사 30%, 비상장회사 20%)보다 낮기 때문이다.

앞서 지분 9.68%를 보유하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015년 7월 지분 전량을 매각한 바 있다. 정 회장의 매각으로 총수일가 지분율이 20%를 밑돌게 돼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 것.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지분율도 낮아질 전망이다. 정 부회장 지분은 공모 전 402만주, 19.47%다. 공모 후에는 구주매출을 통해 201만주, 9.57%로 더욱 낮아지게 된다. 이번 상장 과정에서 나오는 구주매출 351만주 가운데 201만주가 정 부회장 것이다.

확정 공모가액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희망밴드 범위를 가정하면 구주매출을 통해 정 부회장이 확보하는 현금은 최소 804억원, 최대 884억원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현대오토에버 상장이 정 부회장에게 1석2조라고 해석한다. 구주매출을 통해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해소하는 한편, 증여세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게 됐다는 해석이다.

한편 4년 전 정몽구 회장이 매각한 지분은 올해 순차적으로 시장에 풀릴 전망이다.

당시 정 회장 지분을 매입한 '레졸루션얼라이언스코리아'는 이번 상장 과정에서 구주 50만주를 매각할 예정이다. 나머지 150만주에 대한 보호예수는 3개월이다. 이를 포함해 상장 직후 유통가능 물량은 상장예정 주식수 2,100만주 가운데 약 13.37%에 해당하는 280만 8,000주다.

한편, 2015년 7월 정 회장이 레졸루션얼라이언스코리아에 지분 전체(9.68%, 액면분할 전 20만주, 액분 후 200만주)를 매각할 당시 금액은 총 690억원, 주당 3만 4,500원(액분 감안)이었다.

현재 공모가 희망밴드(4만원~4만 4,000원)는 4년 전 지분매각 당시보다 15.94%~27.54% 높은 셈이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대호 기자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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